문형배가 공무원들 만나서 꼽은 '공직사회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가치'
작성일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청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는 지난 3일 광산구청 7층 윤상원홀에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초청해 ‘청렴콘서트’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광산구가 운영 중인 ‘청렴문화 확산 집중기간’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됐다. 집중기간은 8월 24일부터 10월 16일까지 운영되며, 공직자들이 공직생활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가치관을 되돌아보고 청렴한 조직문화를 확산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이날 ‘청렴, 법의 정신으로 다시 생각하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법관으로서의 경험과 공직생활에 대한 자신의 기준과 소신을 바탕으로, 청렴의 의미와 공직자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책임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법과 원칙 지키는 것은 공직자의 기본 책임”
문 전 권한대행은 강연에서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며 청렴의 본질을 설명했다.
‘청렴은 목민관의 본무이며 모든 선의 원천이고 모든 덕의 근본이다’라는 의미의 구절을 소개한 뒤,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공직자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말했다.
공직자는 국민의 세금과 권한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사적인 이해관계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며, 업무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청렴은 단순히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는 소극적인 의미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직자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적인 감정이나 관계, 편의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것 역시 청렴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공직자의 작은 판단과 행동 하나가 기관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원칙을 지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청렴한 것보다 청렴하게 보이는 것이 중요”
문 전 권한대행은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청렴의 기준이 개인의 내면적 양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는 내부의 손상뿐만 아니라 청렴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쌓일 때 이미지의 손상으로도 무너질 수 있다”며 “청렴한 것보다 ‘청렴하게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직자가 실제로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업무 처리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사적인 관계에 따른 특혜로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이 반복되면 기관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공직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뿐 아니라 국민의 시선에서 공정하게 보이는지, 업무 과정이 충분히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업무를 처리하거나 특정 민원인과 개인적인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전에 관계를 공개하고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적절한 절차를 따르는 등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문 전 권한대행은 “청렴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지키는 기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외부의 감시나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직자로서 스스로 세운 기준에 따라 행동할 때 비로소 청렴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취지다.
◆“청렴한 삶이 부패한 삶보다 경제적으로도 이익”
문 전 권한대행은 청렴한 공직생활이 윤리적으로 올바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개인과 조직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공직자가 비위나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을 예로 들며, 단기적으로는 부정한 이익을 얻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직업과 명예, 인간관계, 가족의 삶까지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보면 청렴의 삶을 사는 것이 부패의 삶을 사는 것보다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부패 행위는 한순간의 이익을 위해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경력을 잃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공직자의 비위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가족과 동료, 기관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국민의 행정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문 전 권한대행은 공직자가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삶의 가치와 사회적 신뢰를 고려해야 한다며, 청렴은 개인의 명예와 조직의 신뢰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에 가장 부족한 영양소는 청렴”
국가 차원의 청렴 수준에 대한 평가도 언급됐다.
문 전 권한대행은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4년 세계부패인식지수’에서 대한민국이 30위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선진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이 30위인 이유는 공사를 불문하고 부패 문화가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족한 영양소는 청렴”이라며 “청렴 요소만 충분하면 대한민국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렴은 행정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이자 사회 구성원 간 신뢰를 형성하는 기반이다. 공공기관과 행정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고, 시민들의 참여와 협조도 이끌어낼 수 있다.
반대로 부패와 특혜, 불공정에 대한 의혹이 반복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문 전 권한대행은 청렴이 행정의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사회 발전을 좌우하는 기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광산구, 다양한 청렴 프로그램 지속
광산구는 이번 청렴콘서트를 통해 공직자들이 공직생활의 방향과 자세를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공직자로서 어떤 기준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광산구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청렴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찾아가는 ‘청렴 소통 연수’와 워크숍을 통해 부서별 업무 특성에 맞는 청렴 실천 방안을 논의하고, ‘청렴다방’ 등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청렴 소통 연수는 직원들이 업무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과 사례를 공유하고, 부패 취약 분야와 이해충돌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조직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한 업무지시나 갑질, 소극행정, 이해충돌 등 다양한 문제를 예방하고 상호 존중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광산구는 청렴을 담당 부서만의 업무로 한정하지 않고 모든 직원이 함께 실천해야 할 조직문화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리자와 직원 간 소통을 확대하고, 업무 과정에서 제기되는 현장의 의견을 청렴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청렴 대한민국의 표준 되겠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이번 청렴콘서트의 의미를 공직자 스스로 청렴의 기준을 되새긴 데서 찾았다.
박 구청장은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함께한 청렴콘서트는 청렴은 누군가가 감시할 때 지키는 규정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지켜야 할 기준임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산구가 청렴 대한민국의 표준이 되도록 실천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광산구는 앞으로도 공직자의 윤리의식과 책임성을 높이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청렴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청렴교육을 형식적인 의무교육에 그치지 않도록 실제 업무 사례와 현장 중심의 내용으로 구성하고, 직원들이 청렴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청렴콘서트는 청렴이 법과 규정의 준수를 넘어 공직자의 일상적인 태도와 판단, 조직 전체의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가치라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광산구는 앞으로도 공직자와 시민이 함께 신뢰할 수 있는 행정환경을 조성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청렴한 공직문화를 지역사회 전반에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