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장관 의혹] 유흥주점 여사장 녹음 공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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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원 오빠한테 얘기해 식약처장과 소통"
김승원 후보자 '신약 로비' 의혹 확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커지고 있다. 브로커 역할을 한 여성 양모씨가 청탁 과정을 제3자에게 설명하는 통화 녹음 파일을 채널A가 입수해 3일 단독 보도했다. 채널A에 따르면 양씨는 김 후보자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직접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었고 그 직후 임상 승인이 났다는 취지로 말했다.

의혹의 뿌리는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넨셀 설립자 강씨는 그해 9월 23일 식약처에 임상 2·3상 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승인이 늦어지자 강씨는 사업 관계자인 양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양씨는 당시 초선 의원이던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가 관련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12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양씨의 요청을 전달했다. 양씨 공소장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이 과정에서 "국부 유출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달라"고 했다. 임상 승인이 늦어지면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취지였다. 김강립 처장은 "잘 챙기도록 실무진에 전달했다"는 답을 보냈다. 김 후보자는 이 답변을 곧바로 양씨에게 전했다. 양씨는 이를 다시 강씨와 공유했다.

돈의 흐름도 수사 대상이 됐다. 강씨는 코스닥 상장사인 세종메디칼에 제넨셀 지분을 넘기려 했다. 식약처의 임상 승인 여부가 매각의 관건이었다. 식약처가 임상시험을 승인하고 두 달 뒤 강씨는 양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에 6억원을 투자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강씨 측이 김 후보자의 정치후원금 계좌로 500만원을 보내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다만 이 돈은 실제로 건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오랜 인연도 도마에 올랐다. 양씨 소셜미디어를 보면 두 사람은 김 후보자가 판사이던 2004년 처음 만났다. 양씨는 2000년대 중반 서울 강남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다가 2014년 여성용품 기업을 창업하고 대학원에도 진학했다. 양씨는 김 후보자를 "오빠" "엉아(형)"라고 부르기도 했다.
검찰은 3년 가까이 검사 11명을 투입해 김 후보자의 뇌물수수 등 혐의를 수사했다.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직접적인 금품 수수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기소유예는 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으로, 무혐의와는 구분된다. 김 후보자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2025년 5월 헌법재판소에 기소유예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을 냈다.
제넨셀 설립자 강씨는 별도로 유죄 판단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은 강씨가 식약처 승인을 받기 위해 동물실험을 한 것처럼 자료를 꾸며 제출하고 이를 근거로 이익을 취하려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코로나 신약은 끝내 출시되지 못했다. 임상시험은 2023년 5월 잠정 중단됐고, 소액주주들은 투자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3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신약 청탁 의혹에 대해 "공익적 고충 민원을 단순히 전달한 것"이라며 "국민의 고충 민원 처리를 위한 민원 전달은 국회의원 청탁금지법에서도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정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청문회 준비단도 입장문을 내고 "임상시험 승인이 김 후보자의 연락으로 앞당겨진 것이 아니라 수개월간 진행된 식약처 공식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해 온 이력을 두고도 김 후보자는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공소 취소에 대한 직접적인 권한도 없고 검찰에 지휘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야권은 총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신약 로비 의혹을 두고 "명백한 뇌물죄"라며 "문재인 정권 시절만 아니었다면 기소유예로 끝나지 않았을 사건"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지명 철회 대상 1순위로 규정했다.
정의당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주장해 온 정치인을 법무부 장관에 앉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시민단체에서도 우려가 이어졌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법무부 장관직 수행의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철저한 소명을 촉구했다. 참여연대가 이번 개각 인사에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참여연대는 앞서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때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후보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강선우 전 후보자는 결국 낙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