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에도 용혜인 편은 없다... 모두 용혜인에게 철저히 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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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녹색당·정의당 공동성명까지 발표하며 지명 철회 요구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향해 진보정당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은 각자 성명을 낸 것도 부족해 공동성명까지 발표해 지명 철회를 압박했다. 세 정당은 용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는 점을 공통으로 문제 삼았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은 지난 2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은 용혜인 의원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세 정당은 이번 지명을 "편법 위성정당 정치를 공고히 하는 부적절한 인사"로 규정했다.
세 정당은 민주당이 2020년과 2024년 두 차례 위성정당을 만들어 총선을 치른 점을 지적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무력화한 "편법"이라는 것이다. 세 정당은 "그 결과 소수정당의 독자적인 정치 진출은 더욱 어려워졌고, 거대양당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독자적 진보정치는 구조적으로 한층 취약해졌다"고 했다.

세 정당은 용 후보자가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소속으로 비례대표에 두 번 당선된 이력도 겨냥했다. "거대 정당이 선거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의석을 늘리는 편법에 편승한 결과"라는 것이다. 세 정당은 "결코 연합정치가 아니다"라며 "소수정당의 정치적 공간을 잠식하는 '종속정치'의 한 단면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위성정당을 만들어낸 거대양당에 책임을 묻고 정치개혁을 위해 싸우는 대신, 위성정당을 정당화하며 독자적 진보정치를 포기하고 의석이라는 보상을 나눠가진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세 정당은 편법으로 원내에 진입한 인사가 행정부 부처의 수장을 맡는 상황도 문제 삼으며 "'편법을 쓰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 '무슨 수를 써서든 경쟁에 이기면 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긴다.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용 후보자 자격도 도마에 올렸다. 세 정당은 최근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두고 용 후보자가 "피해자들의 절박한 호소와 여성단체들의 비판을 외면한 채 이재명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어" 왔다고 지적했다. "장관 자격에 깊은 의문이 든다"며 "행정부에 입각할 경우 이러한 권력종속은 한층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세 정당은 "여성과 소수자에게 필요한 것은 거대정당이 위성정당을 통해 시혜적으로 나눠주는 몇 개의 의석이나 정부가 발탁하는 몇 개의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를 견제하고 견인해야 할 입법부의 정치적 다양성이 실종되고 대통령의 권력이 견제 없이 국정을 좌우할 때, 성평등은 결코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용혜인 의원의 장관 지명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도, 성평등의 이름으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날 노동당은 ‘용혜인을 만드는 정치제도가 문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노동당은 이번 사안에 대해 단지 용 후보자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면서 "애초에 편법 내지 반칙이 가능한 선거제도와 원내정당에 지나친 특혜를 주는 각종 정치제도 그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고, 편법과 반칙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만든 비례위성정당을 허용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용혜인 의원을 비난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앞장섰으며 민주당도 뒤따랐다"고 했다. 용 후보자가 두 차례 비례위성정당을 통해 국회에 진입할 수 있었던 조건을 만든 것이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주장이다.
노동당은 제도 개혁을 함께 주문했다. "비례위성정당을 금지하는 입법을 즉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준연동형 방식 자체의 재검토도 요구했다. 노동당은 "병립형이라도 비례의석 수 자체를 대폭 늘리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밝혔다. "전면 비례대표제가 최선이지만, 이게 어렵다면 지역구와 비례를 1대1 수준으로 비례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노동당은 의원 정수 확대에 따른 반대도 예상했다. "총수를 늘리는 대신 보좌진 숫자나 의원 연봉 등 국회의원의 각종 특권을 줄이면 된다"는 것이다. 노동당은 "한국의 인구당 국회의원 총수는 OECD 평균의 절반 이하이며, 반면 보좌진 숫자나 의원 연봉은 OECD 평균보다 한참 높다"고 했다. 국고보조금 등 정치자금과 관련된 특혜와 차별도 없애야 한다고 했다. "교섭단체에 절반을 우선 배분하고 남은 절반도 의석수 기준으로 배분하는 식으로 거대양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기준이 아니라 득표율 기준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당은 "당장 논란이 되는 사람 한 명만 문제 삼고 끝낼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을 만들어내는 선거제도 및 정치제도 자체를 바꾸어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면적인 국회개혁과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해 우리 노동당은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녹색당은 같은 날 ‘편법 위성정당으로 성평등 실현할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녹색당은 용 후보자 지명을 "'편법'을 '정상'으로 만드는 정치의 퇴행"으로 규정했다.
녹색당은 용 후보자가 2020년 기본소득당 대표를 지내며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뒤 "'셀프 제명'을 거쳐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한 이력을 짚었다. 22대 총선 역시 거대 양당이 만든 위성정당 체제 속에서 치러졌다고 했다.
녹색당은 기본소득당이 용 후보자의 장관 임명 뒤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반박했다. 기본소득당은 사퇴 요구를 "소수정당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녹색당은 "기본소득당이 용혜인 씨의 의원 사퇴 시 비례대표 의석을 승계받지 못하는 이유는 소수정당이라서가 아니라, 민주당의 위성정당 명부로 당선된 편법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편법으로 얻은 의석을 지키기 위해 의원직과 장관직을 모두 움켜쥐려는 행태는 한국 정치사에 또 하나의 나쁜 선례를 남기는 일"이라는 것이다.
녹색당은 겸직 문제도 지적했다. "헌법상 의원의 국무위원 겸임이 가능하다고 하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장관으로 입각할 때는 의정 활동의 제약과 책임 정치를 고려해 사퇴 후 승계하는 것이 상식이자 선례였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입법부의 핵심 기능은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라며 "현직 의원이 행정부의 장관으로 들어가면, 입법부 고유의 견제와 균형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녹색당은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보완수사권 폐지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반대했을 당시, 용혜인 씨는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와의 정치적 연대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녹색당은 "이재명 대통령은 용혜인 씨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며 "거대정당의 위성정당으로 소수정당을 종속시키는 가부장 정치를 끝내라"고 촉구했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지난 1일 ‘위성정당 정치에 날개 달아주는 용혜인 의원 장관 지명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양 대표는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의원이 된 정치인을 장관으로 발탁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정부가 할 인사인가"라고 물었다.

양 대표는 위성정당을 정상적인 연합정치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유권자의 표를 의석에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자는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무력화하기 위해 거대정당이 만들어낸 편법"이라는 것이다. 용 후보자가 2020년 더불어시민당, 2024년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비례대표에 당선된 뒤 "'형식적 제명' 처리를 거쳤다"고 짚었다.
양 대표는 위성정당이 남긴 폐해도 열거했다. "거대 양당이 선거 때마다 필요에 따라 정당을 만들고 없애고, 후보자를 옮겨 태우고 다시 원래 당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정당은 가치와 노선을 공유하는 시민들의 정치적 결사체가 아니라 의석을 얻기 위한 일회용 선거 도구로 전락했다"고 했다.
양 대표는 대통령의 지명 자체를 더 큰 문제로 봤다. "위성정당의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한 사람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순간, 그것은 한 정치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위성정당 정치 전체에 대한 대통령의 평가가 된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반칙에 책임을 묻기는커녕 장관직으로 보상하는 셈"이라고 했다.
양 대표는 용 후보자가 장관이 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겨냥했다. 기본소득당이 원내 1석인 소수정당이라는 사정을 토로하는 데 대해 "바로 그 상황 자체가 위성정당 정치가 만들어낸 괴상한 결과"라고 했다. "편법이 또 다른 편법의 이유가 되는 악순환"이라는 것이다. 양 대표는 "이미 대중들은 용 후보자의 '과욕'을 지적하고 있다"며 "원내 1석이 중요하다면 장관직을 포기하라. 장관직이 더 귀중하다면 의원직을 포기하라"고 했다.
양 대표는 "이 대통령은 용혜인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위성정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었고, 정당정치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그 반칙에 장관직이라는 훈장을 달아주어서는 안 된다"며 "위성정당 정치에 면죄부를 주지 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