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보] 해운대송정협동조합 계약서 보니…“30일 내 철회” 규정, 사업 무산 때 납입금 보호는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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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 가입계약서 입수…예상사업비 약 4565억원 제시
- 사업부지 등기부에는 코리아신탁 소유권·국세 관련 압류 기재
- 해운대구 “토지 80% 이상 사용권원 확인”…부산시 주택사업공동위원회 심의 검토 중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옛 송정초등학교 부지 일원에서 추진 중인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와 관련해 실제 조합원 가입계약서가 확인됐다.

위키트리가 입수한 ‘해운대송정 협동조합 가입계약서’에는 사업 개요와 조합원 가입·철회, 납입금 관리, 사업비 및 자금조달계획 등이 담겨 있다.

부산 해운대구에 마련된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 분양관 외벽에 ‘10년 장기 민간임대 아파트’, ‘2차 계약중’이라는 홍보 문구가 게시돼 있다. / 사진=이하 최학봉 기자 ©위키트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부산 해운대구에 마련된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 분양관 외벽에 ‘10년 장기 민간임대 아파트’, ‘2차 계약중’이라는 홍보 문구가 게시돼 있다. / 사진=이하 최학봉 기자 ©위키트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계약서에 따르면 사업명은 ‘엑소디움 시그니처 해운대 주상복합 신축사업’, 사업지는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349번지 일원이다. 사업면적은 7867.70㎡, 건축 규모는 지하 5층~지상 32층, 예정 세대수는 324세대로 기재돼 있다. 사업승인 예정 시기는 2026년 12월로 적혀 있다.

계약 당사자는 ‘해운대송정협동조합’이며 계약서에는 대표자 안정익의 이름과 조합 직인이 표시돼 있다.

계약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돈을 납부한 뒤 계약을 철회하거나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의 반환 조건이다.

가입계약서 제7조에는 가입계약 청약 철회 기산일부터 30일 이내에 청약 철회 의사를 서면으로 통지해 납부한 신청금의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청약 철회 기간 안에 적법하게 철회할 경우 모집 주체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도 기재돼 있다.

그러나 계약자가 주목해야 할 것은 ‘30일 이내 청약 철회’와 사업 장기 지연 또는 무산에 따른 납입금 반환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이번에 확인한 계약서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의 권리·의무와 자금관리, 사업비 등에 관한 조항들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가입자는 단순 변심에 따른 청약 철회뿐 아니라 사업계획승인 불발, 금융조달 차질, 사업 중단 등의 상황에서 이미 납부한 출자금과 각종 부담금이 어떤 기준으로 반환되는지를 계약 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업이 무산되더라도 납입금 전액이 무조건 반환된다’고 판단하려면 계약서상 명확한 근거와 실제 반환 재원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

자금관리 구조도 살펴볼 부분이다.

계약서에는 납부계좌와 자금관리 관련 내용이 기재돼 있으며 별도의 자금관리 대리사무에 관한 조항도 두고 있다. 하지만 신탁사가 사업부지의 소유권을 보유하거나 사업자금을 관리한다는 사실만으로 조합원이 납부한 모든 자금의 반환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계약을 앞둔 시민이라면 자신이 납부하는 계약금·출자금·업무 관련 비용 등이 각각 어느 계좌로 들어가는지, 신탁사가 어떤 범위까지 관리하는지, 조합이나 업무대행사가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계약서 제13조에는 예상사업비와 자금조달계획도 제시돼 있다.

예상사업비 합계는 4565억5660만1000원으로 기재돼 있다. 이 가운데 공사비가 60.2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토지비 13.78%, 금융비용 9.90%, 분양 관련 경비 7%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현재 확정된 최종 사업비라기보다 계약서에 제시된 사업비 계획인 만큼 향후 인허가와 금융조달, 공사계약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업부지의 권리관계 역시 계약자가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부동산 등기사항증명서에는 사업 관련 부동산의 소유권자가 코리아신탁으로 등기돼 있으며 등기사항 가운데 국세와 관련된 압류 내역도 확인됐다.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사업부지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일부. 소유자는 주식회사 코리아신탁으로 기재돼 있으며, 소유권 이외의 권리사항에는 국세징수법에 의한 압류 등기가 확인된다 / 2026년 9월4일 발급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사업부지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일부. 소유자는 주식회사 코리아신탁으로 기재돼 있으며, 소유권 이외의 권리사항에는 국세징수법에 의한 압류 등기가 확인된다 / 2026년 9월4일 발급

다만 등기부에 압류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사업의 정상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압류가 발생한 원인과 대상, 현재 체납 또는 압류 해소 여부, 압류와 신탁등기의 선후관계, 해당 권리관계가 실제 사업 추진이나 금융조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해운대구가 확인한 토지 확보 상황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해운대구는 위키트리 질의에 “민간임대주택 건설대지의 80%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 사용권원 확보 여부를 토지사용승낙서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업자가 사업부지의 80% 이상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구청이 확인한 것은 토지사용승낙서를 통한 ‘사용권원 확보’다.

인허가 절차는 실제 진행 중이다.

해운대구 건축과는 해당 사업이 현재 부산시 주택사업공동위원회 심의에 접수돼 검토 중이라고 취재진에 밝혔다.

따라서 이 사업을 인허가 절차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 사업으로 표현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다만 위원회 심의 접수·검토와 최종 사업계획승인은 별개인 만큼 향후 심의 결과와 사업계획승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해운대구에는 이 사업을 일반 분양 아파트로 오인한 상담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는 “조합원이 아닌 일반 분양으로 오인한 상담 건이 있어 계약 시 협동조합 가입자에게 충분히 고지되도록 협조 요청했다”며 “신청서에 해당 내용이 표기돼 조합원 모집을 이행 중임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번 취재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사업의 정상·비정상을 미리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일반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과 협동조합에 가입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계약 구조와 부담하는 위험이 다를 수 있는 만큼 계약자는 서명하기 전에 자신의 법적 지위부터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특히 △30일 이후 계약 해지·탈퇴 때 환불 조건 △사업 무산 시 출자금 등 납입금 반환 범위 △업무 관련 비용의 환불 여부 △추가 부담 발생 가능성 △납입금의 실제 관리 주체 △등기부상 압류 해소 여부 △HUG 보증 가입 여부와 보증 범위 △최종 사업계획승인 여부 등을 서류로 확인한 뒤 계약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위키트리는 해운대송정협동조합과 사업 관계자 측에 등기부상 압류의 발생 경위와 해소 여부, 사업 무산 시 조합원 납입금 반환 기준 및 재원, 신탁사의 자금관리 범위, HUG 보증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입장과 관련 증빙자료를 확인해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