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洞)이라고 제외 말라”…광산구의회, 농촌기본소득 기준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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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동·임곡동 등 5개 농촌동 7천여 세대·1만2천여 명 시범사업 포함 요구

실제 생활환경이 농촌에 가깝고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지역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면, 행정구역보다 지역의 실질적인 농촌성을 기준으로 정책 대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광산구의회는 4일 열린 제307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백승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행정구역에 따른 농어촌 기본소득 적용 차별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의안은 정부가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군(郡)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되면서, 실질적으로 농촌의 특성을 지닌 도시지역 농촌동이 제도 적용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광산구의회는 농어촌 기본소득의 취지가 농촌지역의 인구감소와 공동화 현상을 완화하고 주민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데 있다면, 행정구역 명칭만으로 대상지역을 구분하는 것은 정책 목적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행정구역은 동이지만 생활환경은 농촌
광산구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된 지역은 평동·임곡동·삼도동·본량동·동곡동 등 5개 동이다.
이들 지역은 행정구역상 광주 도심에 속한 ‘동’이지만, 주민들이 영농과 농업 관련 활동에 종사하고 농촌형 생활환경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도시지역과는 생활 여건이 다르다는 것이 광산구의회의 설명이다.
도시지역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각종 농촌 지원정책의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실제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과 정책 설계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수 있다. 농촌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고령화와 인구감소, 생활서비스 접근성 저하 등의 문제가 행정구역 경계 안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광산구의회는 정책 대상지역을 판단할 때 행정구역의 명칭보다 농업 비중과 토지 이용 형태, 인구구조, 생활 기반시설 접근성, 지역소멸 위험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같은 지역권 안에서 유사한 농촌 환경과 인구구조를 가진 주민들이 단지 행정구역상 ‘군’ 또는 ‘동’으로 나뉜다는 이유로 서로 다른 정책 혜택을 받는다면, 주민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차별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광산 5개 농촌동, 7천여 세대 거주
광산구의회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평동·임곡동·삼도동·본량동·동곡동 5개 동에는 모두 7,272세대, 11,995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5,128명으로, 전체 주민의 42.8%에 달한다. 주민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셈으로, 이들 지역이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지역에서는 병원과 복지시설, 대중교통 등 생활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청년층과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 지역 내 소비와 경제활동도 위축될 수 있고, 주민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광산구의회는 이 같은 지역 여건을 고려할 때 광산구의 5개 농촌동 역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정책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대상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주민들의 생활 안정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지역 안에서의 소비를 촉진하고, 소상공인과 지역 사업체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농촌지역의 주민들이 지역 내에서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만드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농촌성·지역소멸 위기 중심으로 기준 바꿔야”
백승선 의원은 행정구역에 따른 일률적인 대상 선정은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취지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같은 농촌 환경에서 고령화와 인구감소를 겪고 있음에도 행정구역에 따라 정책 수혜가 갈리는 것은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취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대상지역 선정 기준을 실질적인 농촌 여건 중심으로 다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산구의회는 농어촌 기본소득의 대상지역을 선정할 때 행정구역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 실질적인 농촌성과 지역소멸 위기 정도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농업 종사자 비율과 농지·임야 비중, 고령인구 비율, 인구감소 추이, 생활서비스 접근성, 지역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도시지역 안에 있는 농촌동이라도 농촌의 특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정책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별도의 판단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광산구 5개 농촌동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역으로 적극 검토하고, 도시지역 농촌동을 별도 유형으로 선정해 군 지역과 정책효과를 비교·분석할 것도 요구했다.
도시지역 농촌동과 군 지역을 동일한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각각의 지역 특성을 반영해 사업을 운영한 뒤 주민 생활 안정과 인구 유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분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 국비 확대·균형발전 재원 활용 주문
광산구의회는 시범사업이 확대될 경우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으로 추진돼야 하는 만큼, 매년 사업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만으로 사업을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국비 지원을 확대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분담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균형발전계획과 균형발전기금을 활용해 도시지역 농촌동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도시지역 안에서도 농촌의 특성을 지닌 지역이 균형발전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별도의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광산구의회는 지역의 규모나 행정구역 명칭만으로 지원 대상을 구분하기보다, 주민들이 실제로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에 포함된 농촌동 역시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지역소멸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또한 기본소득 지급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농촌동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교통과 의료, 복지, 교육, 문화 인프라 확충 정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본소득과 생활서비스 개선이 병행될 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채택된 건의안은 국회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및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광산구의회는 관계기관에 건의안을 전달한 뒤에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선정 과정과 제도 개선 논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광산구 5개 농촌동의 생활 여건과 정책 수요를 알리는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건의안은 농어촌 정책의 기준을 행정구역 중심에서 주민의 실제 삶과 지역 여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를 담고 있다. 같은 농촌 환경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행정구역 명칭에 따라 정책 혜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산구의회는 평동과 임곡동, 삼도동, 본량동, 동곡동이 농촌의 특성과 지역소멸 위기를 함께 안고 있는 만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통해 도시지역 농촌동에 적합한 정책모델을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주민들의 생활 실태를 기준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건의안이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지역 선정 기준과 도시지역 농촌동 지원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