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가고 '이것' 왔다… 2030이 아침 6시부터 5시간 줄 서서 사는 'K-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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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한 떡에 피자·요거트 더하니 10배 검색량 폭발
오전 6시30분부터 5시간 대기, '떡지순례' 열풍이 온다

디저트 시장의 유행 바통이 쿠키에서 떡으로 넘어갔다.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열풍이 잦아든 자리를, 백설기와 찹쌀떡을 재해석한 퓨전 떡이 채우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

'피자설기' 검색량 열흘 새 9→98로

백설기에 피자 토핑을 한가득 얹고 찹쌀떡 속에 과일과 요거트를 채우는 등, 쫀득한 떡에 기존 디저트 요소를 접목한 이색 조합이 SNS에서 잇따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8월 3일~9월 3일) 구글 트렌드에서 '피자설기' 검색어 관심도는 8월 20일 9에 그쳤지만 25일 63으로 뛰더니 9월 1일에는 98까지 치솟았다. 검색 관심도는 100에 가까울수록 검색량이 많다는 뜻으로, 열흘 남짓 만에 관심도가 10배 넘게 폭증한 셈이다.

피자설기는 부산 영도다리떡방 등에서 처음 등장한 퓨전 떡으로, 백설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 페퍼로니 햄을 올려 만든다. 밀가루 도우 대신 쫀득한 백설기를 바닥에 깔아 떡 특유의 식감에 피자 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치즈가 길게 늘어나는 이른바 '반갈샷' 영상이 SNS에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평일 아침부터 오픈런을 불렀고, 전국 각지의 '피자설기 맛집 지도'가 공유될 만큼 입소문이 퍼졌다. 실제 한 동네 떡집 앞에는 평일 오전임에도 대기 줄이 도로를 넘어 골목까지 이어지며 50팀 가까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피자설기로 유명해진 광명의 한 떡집은 몰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추석 연휴 전까지 예약 주문을 아예 중단한다는 공지를 내걸기도 했다.

오전 6시30분부터 5시간 대기…'떡지순례' 팝업 열풍

유명 떡집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떡지순례(떡+성지순례)' 열풍도 거세다. 전남 광주의 창억떡은 호박찰떡에 카스텔라 고물을 묻힌 호박인절미로 SNS를 타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는데, 지난해 매출 458억원으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지난달 14일부터 일주일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창억떡 팝업스토어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1만 명 넘는 고객이 몰렸고, 백화점 개점 전인 오전 6시30분부터 대기 줄이 생겨 대기 인원이 700명을 넘기면서 최대 5시간 이상 기다린 소비자도 있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열린 '떡지순례' 팝업스토어에도 부산 영도다리떡방과 전북 익산 농협찹쌀떡, 전남 여수 봄날엔 등 5개 지역 업체가 참여해 구매자만 2만 명을 넘어섰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업계에서는 피자설기와 유사한 디저트 떡 제품 전반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고 본다. 과일과 찹쌀떡을 결합한 과일 모찌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한정선'도 대표 사례로 꼽힌다. 떡류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인증하기 좋은 비주얼이, 앞서 유행했던 두쫀쿠의 흥행 공식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GS25도 가세…한정선 협업 찹쌀떡 15분 만에 완판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GS25는 한정선, 디저트 제조사 로로멜로와 손잡고 지난 3일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을 출시했다. 찹쌀떡 피 안에 요거트 크림을 채워 넣은 이 제품은 한정선의 대표 메뉴를 편의점용 냉동 디저트로 재해석한 것으로, 가격은 3900원이다.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두 매장에서 진행한 사전 판매에서는 준비 물량 400개가 판매 시작 15분 만에 전량 소진되며 흥행 가능성을 미리 입증했다. 강남 오피스 상권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신제품을 구하려는 인근 직장인과 젊은 층이 일찌감치 줄을 섰고, 공항 매장에서는 출국을 앞둔 외국인 승객들이 K-디저트를 맛보려 발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GS25가 이처럼 로컬 브랜드와의 독점 협업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전국 5만 개 점포로 출점이 사실상 포화한 상황에서, 차별화한 상품으로 2030 고객을 끌어모으려는 집객 전략이 깔려 있다.

유행 주기 15일로 단축…"다음 디저트는 뭘까"

디저트 유행의 교체 속도 자체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개성주악과 버터떡, 두쫀쿠에 이어 피자설기까지, 최근 유행 주기는 15일 단위로 짧아졌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시식 후기가 숏폼 콘텐츠로 확산하고, 이것이 다시 희소성에 따른 오픈런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매번 반복되는 셈이다. 두쫀쿠에서 시작된 유행이 국내를 넘어 해외 SNS에서도 'K-디저트'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떡 열풍 역시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번질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