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쥐’ 결말서 드러난 노자의 미련…설경구 “시즌2는 없다” 선 그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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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들쥐’ 글로벌 톱10 5위 오르며 결말·시즌2 화제
류준열 1인2역·설경구 연기 호평, 중반 개연성 논란도

드라마 '들쥐' 영상 화면 (영상=넷플릭스 코리아)
드라마 '들쥐' 영상 화면 (영상=넷플릭스 코리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들쥐’가 지난달 28일 전편 공개된 뒤 결말 해석과 시즌2 가능성을 놓고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얻고 있다. 이름과 얼굴, 삶까지 빼앗긴 소설가 문재(류준열 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추적 스릴러 ‘들쥐’는 넷플릭스 투둠이 2일 공개한 주간 순위에서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5위에 올랐다. 8월24일부터 30일까지 200만 시청수를 기록했으며, 국내를 포함해 싱가포르·인도네시아·카타르 등 13개국에서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10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공개돼 정체성과 복제, 타인의 삶을 탐하는 욕망을 다룬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의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 숨 막히는 들쥐와의 대화

결말이 남긴 메시지…노자의 미련과 정체성의 문제

결말의 여운을 책임지는 인물은 설경구가 연기한 사채업자 노자다. 노자는 문재를 돈과 거래의 대상으로 마주했으나 끝내 그를 완전히 떠나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악행의 대가를 치른 뒤에도 남는 미련과 걱정, 공허함은 노자를 단순한 악역으로 남기지 않는다.

‘들쥐’의 결말은 누군가의 인생을 차지할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관계, 죄책감까지 온전히 지울 수는 없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작품은 ‘쥐가 사람의 손톱을 먹으면 그 사람으로 변한다’는 설화적 상상력에서 출발해, 개인의 얼굴과 신분, 기록, 관계가 데이터처럼 쌓이고 복제될 수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누군가의 삶을 빼앗는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설경구는 별도의 후속 시즌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사건을 예고하기보다 노자의 여정과 인물들이 남긴 상흔을 현재 이야기 안에서 마무리한 완결형 결말에 가깝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줄거리와 인물 관계…빼앗긴 이름과 얼굴을 되찾는 추적극

극은 대인기피증(공황장애)으로 3년간 은둔 생활을 하던 소설가 문재(류준열 분)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과 이름을 가진 존재 ‘들쥐’에게 재산과 신분을 모두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회계사 친구의 연락 두절과 은행 인증 수단 먹통, 낯선 부동산 계약 체결 등을 겪으며 문재는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남성이 자기 행세를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수배자 신세가 된 문재는 자신을 10년간 쫓아온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분)를 찾아가 손을 잡는다. 두 사람의 여정에는 이들을 의심하는 형사 순용(이규형 분)까지 뒤섞이며 추적과 대립이 이어진다. 문재의 얼굴로 살아가는 들쥐의 실체는 서유민(박윤호 분)으로 드러나며, 타인의 이름과 신분을 훔친 가해자이면서도 자기 얼굴과 이름으로 인정받지 못한 시간을 살아온 인물로 그려진다.

문재는 삶을 빼앗긴 피해자이면서 과거의 관계와 책임에서 달아난 인물이고, 노자는 돈을 좇는 사채업자이면서 자신이 속한 범죄 구조의 결과를 마주하는 인물이다. 순용 역시 진실을 밝히는 형사이면서 수사와 집착의 경계를 넘나든다. 매회 새로운 단서와 반전이 등장하는 구조 속에서 얼굴과 이름, 사회적 관계까지 빼앗긴 상황을 통해 무엇이 한 사람의 정체성을 증명하는지를 묻는 것이 극을 관통하는 화두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류준열 첫 1인2역과 설경구·이규형의 존재감

류준열은 문재와 문재의 얼굴로 살아가는 들쥐를 오가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그는 극과 극의 외형 변화 대신 문재와 들쥐의 귀 형태를 다르게 세팅하고, 헤어스타일에서도 문재는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들쥐는 차갑게 뻗은 직모로 연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들쥐의 직모를 위해 헤어팀이 가발 없이 매회 5시간씩 머리를 펴고 당겼으며, 눈빛의 이질감을 위해 렌즈 끝부분에 반점을 심었다.

류준열은 인터뷰에서 “들쥐의 목소리를 하이톤으로 잡고, 눈에 반점이 있는 렌즈로 미세한 차이를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캐릭터가 한 샷에 함께 잡히는 상황을 최대한 지양했다며 “문재와 들쥐는 연기 톤도 달랐고, 그러다 보니 보시기에 많이 어색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대본이 완결까지 한 번에 주어지지 않다 보니 결국 원작까지 찾아보게 됐다”며 “요즘 넷플릭스 시리즈는 9시간짜리 장편 영화를 보는 듯한 밀도를 준다”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사채업자 노자를 연기한 설경구는 정형화된 사채업자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물의 무게감을 의도적으로 덜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노자와 문재의 티키타카가 살아야 작품도 산다고 생각해 무게를 조금 뺐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서울 근교부터 남도 끝 섬마을까지 전국을 오가며 촬영을 진행했으며, 류준열은 크랭크업 당일 김 감독으로부터 “너 같은 배우를 처음 만나봤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드라마 '들쥐' 공식 스틸 (사진=넷플릭스)

글로벌 순위와 화제성 수치, 시청자 반응

넷플릭스 투둠 집계에 따르면 ‘들쥐’는 8월24일부터 30일까지 20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5위에 올랐다. 시청수는 전체 시청 시간을 작품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으로, 대한민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카타르 등 총 13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화제성 분석 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8월 4주차 TV·OTT 화제성 조사에서는 ‘들쥐’가 드라마 화제성 3위에 올랐다. 1위는 tvN ‘포핸즈’, 2위는 ENA ‘신병4’였다.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는 ‘포핸즈’ 이준영과 송강이 각각 1·2위를 차지했고, 류준열은 3위에 자리했다.

미디어오늘 유튜브 ‘과몰입클럽’에서 진행된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원순우 대표와 금준경 기자의 분석에 따르면, ‘들쥐’는 극 초반의 속도감과 류준열·설경구의 연기에는 공통적으로 호평이 이어졌으나 중반 이후부터 반응이 갈렸다. 금 기자는 제문재가 동창회에 나타났지만 친구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초반 설정을 두고 개연성의 하자를 지적했고, 원 대표는 신분을 빼앗는 과정에서 지문 등록까지 바뀌는 설정에 대해 “차라리 10년 전이나 20년 전을 배경으로 했으면 이해가 됐겠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시청자 반응을 전했다. 다만 온라인 반응 중에는 “설경구 안 나오는 신은 재미가 없었다”, “설경구가 다 했다”는 평가가 많았고, 류준열의 마지막 회 연기 역시 많이 회자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금 기자는 손톱을 먹은 쥐가 사람으로 변하는 전래설화를 디지털 시대 신원 문제로 옮긴 설정을 두고 “코어는 튼튼하지만 끝에 가서 흔들렸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