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지난해보다 싸졌다… 2년 전보다 14%나 저렴해진 가을 밥상 1등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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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가격전쟁으로 꽃게가 역대급 저렴해져

두 달간 이어졌던 꽃게 금어기가 풀리면서 가을 꽃게가 본격적으로 밥상에 오르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오전 인천 제물포구 경인서부수협 위판장에서 어민들이 꽃게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전 인천 제물포구 경인서부수협 위판장에서 어민들이 꽃게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통상 금어기 직후에는 수요가 몰려 가격이 뛰기 마련인데, 올해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저렴한 가격에 꽃게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최근 이어진 밥상 물가 상승세와는 정반대되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을 걱정하던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인 셈이다.

마트 3사 '1원 전쟁'…100g당 700원 밑으로

꽃게는 산란기 자원 보호를 위해 매년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두 달간 포획이 금지된다. 이 기간 산란을 앞둔 개체를 보호함으로써 이듬해 자원량을 유지하려는 취지다. 금어기가 풀린 지난달 21일 새벽부터 서해안 주요 산지에서 조업이 재개됐고, 유통업체들은 그날 오후부터 일제히 가을 첫 꽃게 판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대형마트 간 가격 경쟁이 벌어졌다. 임시휴점 중이던 매장 영업을 재개한 홈플러스가 지난달 19일 21~23일 사흘간 '냉수마찰 기절 꽃게'를 100g당 690원에 팔겠다고 예고하자, 이마트는 이보다 1원 낮은 689원으로 맞불을 놨다. 대표적인 '미끼 상품'으로 꼽히는 꽃게를 앞세워 추석 전 장보기 수요를 선점하려는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실시간 가격표 교체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지난해 금어기 해제 직후 이마트 판매가가 100g당 741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가량 낮은 가격이다. 온라인 신선식품몰 컬리 역시 같은 기간 '신진도산 가을 냉수마찰 햇꽃게' 2㎏를 해양수산부가 지원하는 20% 할인 쿠폰을 적용해 1만 3600원에 내놨다.

이마트는 이후 24~26일 사흘간은 정상가 100g당 1980원에서 60% 이상 할인한 772원에 판매를 이어갔다. 명절 성수품 할인 지원과도 시기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더욱 몰렸다는 후문이다. 이런 초저가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넉넉해진 공급이 있다. 이마트는 충남 태안 등 서해안 주요 산지에서 50여 척 이상의 선박을 단독 계약해 물량을 확보했고, 잡힌 꽃게를 항구 인근 전용 작업장에서 상품화한 뒤 당일 매장으로 공급하는 콜드체인 체계를 갖췄다. 선도 유지를 위해 전통 방식인 톱밥 상자를 쓰거나 얼음을 채운 보온 상자에 담아 운반하는 방식도 함께 활용됐다.

이렇게 하면 산지에서 매장까지 이동하는 동안에도 꽃게의 신선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행사 첫날 준비 물량만 전년 대비 70% 이상 늘어난 약 20t 규모였다. 업계에서는 올해 가격이 2년 전과 비교해 약 14%, 지난해 최저가와 비교해도 8.2%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산 자원 증대와 정부 할인 정책, 유통 채널 간 산지 선점 경쟁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산지와 유통업계에서는 꽃게가 금어기 해제 직후 소비자 구매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제철 상품인 만큼, 업체마다 미리 산지 물량을 선점해 두는 경쟁이 매년 반복된다고 설명한다. 다만 향후 어획 실적과 기상 변화에 따라 가격과 공급이 다시 출렁일 수 있어, 시장 상황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봄엔 암꽃게, 가을엔 수꽃게가 제철인 이유

같은 꽃게라도 계절에 따라 맛의 중심이 다르다. 봄에는 산란을 앞둔 암꽃게가, 가을에는 수꽃게가 제철로 꼽힌다. 산란을 마친 암꽃게는 봄철 알을 채우는 데 많은 영양분을 써 가을에는 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봄철에는 알이 꽉 찬 암꽃게가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 재료로 인기가 높아 가격도 수꽃게보다 비싸게 형성되지만, 가을에는 사정이 다르다.

반면 수꽃게는 여름 동안 탈피와 먹이활동을 거치며 몸집을 키운 뒤 가을이 되면 몸통과 다리에 살이 단단하게 차오른다. 이 살은 찜이나 탕으로 조리했을 때 담백한 단맛과 씹는 맛을 낸다. 봄 암꽃게가 알과 내장의 녹진한 맛으로 사랑받는다면, 가을 수꽃게는 단단하게 오른 속살이 매력인 셈이다. 물론 가을 암꽃게가 모두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잡힌 시기와 해역,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가을에는 수꽃게를 고르는 편이 살이 찬 꽃게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수산업계의 설명이다.

암수를 구별하려면 꽃게를 뒤집어 배딱지 모양을 보면 된다. 배 가운데 붙은 딱지가 가늘고 뾰족하면 수게, 넓고 둥글면 암게다. 크기나 등딱지 색깔보다 배딱지를 확인하는 편이 가장 정확한 구별법으로 꼽힌다. 여기에 꽃게를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드는지, 배딱지를 눌렀을 때 단단한지도 함께 살피면 좋다. 들었을 때 가벼우면 속이 비었을 가능성이 있고, 배딱지가 물렁하면 살이 덜 찬 경우가 많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직접 고를 때는 이 두 가지 기준을 함께 적용해보는 것이 좋은 꽃게를 만나는 지름길이다.

영양 면에서도 꽃게는 손색이 없다. 감칠맛과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타우린이 100g당 384㎎ 들어 있어, 오징어(327㎎)보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우린은 피로 해소와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꽃게에는 다른 해산물보다 이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셈이다. 껍데기에 풍부한 키토산 성분은 체내 지방 축적을 막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체외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꽃게는 맛뿐 아니라 건강 측면에서도 가을철 즐기기 좋은 제철 식재료로 꼽힌다. 다이어트나 체중 관리를 신경 쓰는 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고단백 저지방 식재료라는 점도 강점으로 거론된다.

배 위로 향하게 쪄야 육즙 안 샌다

꽃게를 손질할 때는 솔을 이용해 배딱지와 등, 다리 사이를 꼼꼼히 닦아낸 뒤 게딱지를 열어 모래집과 아가미를 떼어내야 한다. 이 손질을 대충 하면 아무리 좋은 재료를 더해도 잡내가 남는다. 찜으로 조리할 때는 꽃게의 배가 위를 향하도록 놓는 것이 요령이다.

배를 아래로 두면 익는 동안 내장과 육즙이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된장을 한 숟갈 풀고 소주나 청주를 더해 찌면 비린내와 잡내를 잡는 데 효과적이다. 꽃게 5~7마리 기준으로 센 불에서 20~25분 찐 뒤, 불을 끄고 5분 정도 뜸을 들이면 속까지 고르게 익는다. 이때 뚜껑을 중간에 열면 안 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뚜껑을 자꾸 열면 찜 솥 안의 온도가 떨어져 고르게 익지 않을뿐더러, 조리 시간도 오히려 길어질 수 있다.

수꽃게는 단단하게 오른 속살 자체를 즐기는 게 핵심인 만큼, 살을 발라내 그대로 먹거나 게살을 이용한 살게장으로 담가 먹기에도 좋다는 평가다. 게를 제대로 즐기려면 껍질째 씹기보다 살을 완벽하게 발라 먹는 게 정석으로 꼽힌다. 몸통 살을 발라낸 뒤 그 위에 내장을 얹어 함께 먹으면 훨씬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해산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몸집이 큰 꽃게는 살이 많아 찜이나 게장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꽃게는 찌개나 탕 국물용으로 활용하면 좋다.

조리 후 남은 등딱지와 다리는 버리지 말고 육수를 내는 데 쓰면 꽃게 특유의 감칠맛을 국물에 고스란히 살릴 수 있다. 꽃게를 활용한 국물 요리는 우리 식탁에 오른 지 오래된 음식이기도 하다. 17세기 조리서인 '주방문'과 '요록'에도 게를 으깨 즙을 낸 뒤 무와 장을 더해 끓이는 게탕이 기록돼 있어, 지금의 꽃게탕과는 모습이 다르지만 게의 깊은 맛을 국물로 즐긴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음을 보여준다.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이런 조리 전통이, 오늘날 가정에서 즐기는 꽃게탕과 꽃게찜으로 형태를 바꿔가며 여전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금어기가 풀리고 물량과 가격 부담이 함께 낮아진 지금이야말로, 가을 수꽃게 특유의 단단한 속살을 부담 없이 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