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링하우스, 네덜란드 110억달러 금 이송 중 70%가 서류상 거래라며 낡은 금융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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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86톤 이송 중 70%는 서류거래”…리플 CEO, 크립토와 대비
갈링하우스, 뉴욕→런던 금 이송 지목해 전통 금융 인프라 비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Ripple) 최고경영자(CEO)가 네덜란드 중앙은행의 110억 달러(약 14조8000억원, 1달러 1349원 기준) 규모 금 이송을 겨냥해 전통 금융의 낡은 인프라를 비판했다. 그는 이송 물량의 약 70%가 실제로는 금을 옮기지 않고 뉴욕에서 팔고 런던에서 되사는 서류상 거래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갈링하우스는 이 사례를 근거로 크립토(가상자산) 업계가 지난 10년간 15억 달러 규모 실험에서 2조7000억 달러 자산군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경 간 가치 이동에서 크립토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86톤 중 27톤만 실제로 건넜다
네덜란드 중앙은행(De Nederlandsche Bank, DNB)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현지시각) 북미에 보관 중이던 금 약 86톤을 영국 런던으로 옮겼다. 이 중 약 59톤은 실제로 대서양을 건너지 않았다. DNB는 뉴욕에 있던 금 59톤을 매각한 뒤 런던에서 같은 양을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소유권만 이전했다. 실제로 물리적으로 이동한 금은 27톤에 그쳤다.
이번 조정으로 DNB의 금 보관 비중도 달라졌다. 뉴욕이 보유하던 비중은 기존 31.3%에서 18.5%로 줄었고, 런던 비중은 32.1%로 늘었다. 코인에디션(coinedition.com)에 따르면 오타와 보관 비중도 뉴욕과 같은 18.5%이며, 네덜란드 자체 보관소인 제이스트(Zeist)는 30.8%를 차지한다. DNB는 전체 612.4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말 기준 가치는 722억 유로에 달한다.

“금융은 여전히 옛 방식대로”
갈링하우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오늘날 금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적었다. 그는 110억 달러 상당 금 이송 가운데 약 70%가 실제로 이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으며, 전통 금융이 여전히 수십 년 전과 비슷한 방식으로 가치를 옮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 독일 분데스방크(Bundesbank)는 2013년 파리와 뉴욕에 보관하던 금 674톤, 당시 가치로 약 360억 달러를 프랑크푸르트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해 2017년에야 완료했다. 코인페이퍼(coinpaper.com)에 따르면 이 작업에는 대규모 운송과 검증 절차가 뒤따랐다.
갈링하우스는 이 같은 속도를 자율주행차·인공지능(AI)·스타링크(Starlink) 같은 다른 기술 분야의 발전 속도와 대비시켰다. 자율주행차가 도심을 주행하고 AI가 업무 방식을 바꾸고 스타링크가 거의 모든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시대에도, 돈과 자산을 국경 너머로 옮기는 일은 여전히 느리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는 크립토가 훨씬 낮은 비용으로 국경 간 가치를 빠르고 안전하게 옮길 수 있는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갈링하우스는 지난 6월 마스터카드(Mastercard)와의 협력 발표 때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중앙은행이 금고를 옮기는 이유
DNB의 올라프 슬레이언(Olaf Sleijpen) 총재는 이번 이송이 미국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위기 대응을 위한 준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이송으로 금 보유고의 거래 용이성을 높였다. 우리는 이 금을 쓸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회복력과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런던은 오타와보다 물리적 금 거래가 훨씬 활발한 시장으로 꼽힌다.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금 보관 장소와 접근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지난 7월 자체 블록체인 원장을 도입했지만, 최종 결제는 여전히 기존 방식에 의존한다는 점도 이런 지적을 뒷받침한다. 크립토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사례가 국제 금융 시스템이 여전히 오래된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XRP레저 실험과 시장 반응
갈링하우스의 발언에 XRP레저(XRP Ledger) 검증인 벳(Vet)도 힘을 보탰다. 그는 XRP 같은 디지털 자산이 금이 가진 장점과 블록체인 특유의 속도·유연성을 동시에 갖췄다고 주장했다. 벳은 XRP를 특정 은행이나 기업, 국가에 종속되지 않는 중립적 자산으로 설명하며, 탈중앙화금융(DeFi) 영역에서 토큰화 자산이 실물을 옮기지 않고도 더 많은 금융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페이퍼에 따르면 XRP레저에서 거래되는 금 담보 토큰의 누적 거래량은 이미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중앙은행들의 모임인 국제결제은행(BIS)도 이달 XRP레저를 테스트했다. 야후파이낸스(finance.yahoo.com)에 따르면 BIS의 프로토타입은 공식 통계를 3~5초 만에 원장에 기록했고, 검증에는 1~2초가 걸렸다. XRP 가격은 이날 1.40달러 선에서 3.65% 하락했지만, 3개월 기준으로는 21% 상승했다.
이 같은 속도 차이는 갈링하우스의 주장에 힘을 더한다. 다만 중앙은행이 실물 금을 선호하는 이유는 금고와 보험, 법적 확정성 같은 안전장치 때문이다. 슬레이언 총재가 금을 런던으로 옮긴 배경도 위기 상황에서의 거래 용이성이라는 구조적 안전성 확보에 있었다. 토큰화가 이 구조적 안전성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