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브라질 헤알화 0.12% 절하…원화는 직거래 없어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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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첫 실증분석 공개
브라질 헤알화 0.12% 절하 확인, 원화는 직접거래 안돼 영향 제한적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한국은행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각국 통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한국은행은 9월 3일 “BOK 이슈노트: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가 유로·튀르키예 리라 등 특정국 법정화폐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간 직접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하자 프리미엄(스테이블코인이 실제 달러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정도)이 0.33~0.38%포인트 좁아졌다. 브라질에서는 헤알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바로 매수할 수 있어 수요 증가가 실제 달러 매수로 이어지며 헤알-달러 환율이 0.12% 오르는, 즉 헤알화가 절하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바이낸스에서 원화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살 수 없어 같은 연계 효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봤다.

프리미엄 0.33~0.38%p 축소…거래 늘수록 환율 영향 커진다

한은 연구팀은 바이낸스에서 거래되는 12개국 통화를 대상으로 테더(USDT)와 USDC 관련 거래를 추적했다고 코인에디션(coinedition.com)이 전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자국 화폐로 직접 살 수 있는 시장일수록 수요 증가가 시장조성자의 자국 화폐 매도·달러 매수로 이어져 환율에 실질적 압력을 가한다는 게 핵심 결론이다.

보고서는 법정화폐-스테이블코인 직접 상장이 이뤄지면 프리미엄이 0.33~0.38%포인트 줄어드는 현상도 함께 확인했다. 아울러 국내 거래 가격이 바이낸스 가격을 웃돌 때는 스테이블코인이 자국 거래소 쪽으로 몰리는 흐름도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자국 화폐로 사고팔기 쉬울수록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원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거래하는 참여자가 늘어날 경우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 즉 원화 약세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브라질은 헤알화 0.12% 절하, 한국은 아직 “제한적” / AI 생성 이미지
브라질은 헤알화 0.12% 절하, 한국은 아직 “제한적” / AI 생성 이미지

브라질은 헤알화 0.12% 절하, 한국은 아직 “제한적”

브라질은 이번 분석에서 가장 뚜렷한 사례로 꼽혔다. 브라질 투자자는 바이낸스에서 헤알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수요 증가가 실제 달러 매수로 이어져 헤알-달러 환율을 0.12% 끌어올렸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한국은 이와 다른 패턴을 보였다. 국내 투자자는 바이낸스에서 원화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살 수 없어,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기존에 보유한 물량을 국내 투자자끼리 사고파는 형태로 움직인다. 수요가 늘어나도 이는 스테이블코인 가격에만 반영될 뿐 환율에는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인에디션도 바이낸스에 원화-스테이블코인 직접 페어가 없어 원화에 대한 직접적 압력 근거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은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여전히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제한적이고 개인 투자자 위주로 운영되는 점도 이런 차이의 배경으로 꼽았다.

“시장 구조 바뀌면 연계 강화될 수도”…한은 김지현 매니저 진단

한은은 지금의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짚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개방돼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참여가 늘어나면 국내외 스테이블코인 간 가격 차이는 좁아지겠지만, 동시에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쳐 원화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김지현 매니저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참여가 확대되는 등 시장 구조가 변화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 간 연계가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디지털자산 규율체계 정비를 원화 국제화, 외환시장 구조 개선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인에디션 역시 한은이 기업·외국인 참여가 커질수록 이런 연계가 심화할 수 있다고 밝히며, 정책 당국이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 확대와 외환시장 유동성 확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21개 금융기관 원화 스테이블코인 준비 중…한은 “원화 국제화 병행해야”

이번 보고서는 국내에서 원화·달러 연계 스테이블코인 관련 움직임이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 코인에디션에 따르면 금융기관 21곳이 2027년 초 달러 페그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그룹은 유로를 우선 대상으로 다른 G7 통화와 연계된 토큰도 계획하고 있다고 코인에디션은 전했다.

한은의 이번 분석은 국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커지기 전 나온 사전 진단 성격이 짙다. 브라질 사례처럼 자국 화폐로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사고팔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지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게 이번 보고서의 골자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개방과 디지털자산 규율 정비를 논의할 때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같은 선상에서 다뤄야 한다는 한은의 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