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분 권고인데 1시간 20분… 인천공항 입국장 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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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방한 20% 급증, 입국심사 1시간 초과 대기
심사대 절반이 문을 닫은 채, 인천공항 입국대란 심화
지난달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벨트형 차단봉으로 만든 총 10열의 대기선 밖까지 줄이 이어질 만큼 입국 심사를 기다리는 외국인 승객들로 북적였다.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과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안내 인력 서너 명이 현장에 배치됐지만, 한 번에 300~400명씩 몰려드는 외국인 승객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낮 12시 도착한 승객, 심사는 오후 1시 20분에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 이날 낮 12시쯤 입국심사대 앞에 도착한 외국인 승객은 오후 1시 20분이 넘어서야 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1시간 넘게 줄을 선 셈이다. '입국 대란'으로까지 불렸던 올해 설 연휴(2월 16~18일) 당시 외국인 입국에 최장 1시간 54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은 수준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고하는 입국 대기시간은 45분이다. 권고 기준의 두 배 가까운 시간이 걸리고 있는 셈이다.
방한 외국인 반년 새 20%↑…4월엔 내국인 첫 추월
이런 혼잡의 첫 번째 원인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방한 수요다. 3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203만 836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73만 8501명)보다 22.2%(36만 9719명) 늘었다. 1~6월 누적 외국인 입국자 수도 1104만 83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5만 4382명)보다 20.6%(189만 3943명) 증가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설·추석 연휴에 몰리는 반면 외국인 방한 수요는 여름철인 7~8월에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로 인한 공항 혼잡 가능성을 미리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공항 이용객 구성 자체가 뒤바뀌었다. 올해 1월만 해도 내국인 이용객이 441만 명(64.6%)으로 외국인(242만 명·35.4%)을 크게 앞섰지만, 4월에는 외국인이 342만 명(51.3%)을 기록하며 324만 명(48.7%)인 내국인을 사상 처음 넘어섰다. 인천공항의 주인공이 내국인에서 외국인으로 바뀐 셈이다.
서편 입국심사대 20개 중 9개는 '불 꺼진 채'
두 번째 원인은 낮은 심사대 가동률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1시 기준 서편 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 20개 가운데 실제 운영된 곳은 11개에 불과했다. 내국인 전용 심사대 역시 교통약자 우대·자동심사대 이용자용을 포함해 10개 중 5개만 문을 열었다. 심사대가 있어도 사람이 없어 절반 가까이 놀리고 있는 셈이다.
90분 넘는 대기에 대통령실도 "근본 대책" 지시
이런 혼잡은 앞서 4월에도 도마에 올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4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천공항 출입국 심사장의 혼잡 문제를 지적하며, 피크 시간대 입국 대기시간이 90분을 초과하는 등 내·외국인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2여객터미널 이용자 수가 지난해보다 45% 이상 급증하며 병목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실장은 입국장의 모습은 그 나라의 첫인상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조 사항을 환기하며, 출입국 심사장 혼잡은 국가 이미지와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와 인천공항공사에 출입국심사관 증원과 심사대 운영 효율화, 구조 변경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인력을 기존 853명에서 994명으로 141명 늘리기로 했다. 다만 채용과 교육 절차를 거쳐야 하는 탓에 실제 현장 배치는 올 연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측은 최근 하루 22만~24만 명의 출입국객이 몰리는 데다 유아동을 동반한 외국인 승객 비중까지 높아지면서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름 성수기엔 하루 23만 명…공항공사도 총력 대응
인천공항공사도 여름 성수기 대응에 나섰다.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예상 출입국 여객은 약 377만 명, 하루 평균 22만 1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8월 2일에는 출발과 도착을 합쳐 23만 4000여 명이 몰리며 성수기 전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사는 이에 맞춰 주요 출국장을 30분씩 앞당겨 열고, 최첨단 CT 엑스레이 44대(제1터미널 19대·제2터미널 25대)를 최대한 가동하는 한편 신규 검색요원 67명과 단기 인력 120~160명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여권과 탑승권 없이도 출국장과 탑승구를 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스마트패스' 서비스도 연말까지 전용 출국장을 전체의 50%(16개 중 8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스마트패스는 출국 수속에만 적용될 뿐 입국 심사에는 실물 여권이 필요해, 이번 사례처럼 입국장 혼잡을 곧바로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