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채굴 비트코인 600개, 16년 만에 깨어나 648억원 이동…사토시와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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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잠들어 있던 비트코인 600개, 648억원 규모로 갑자기 이동
2010년 3월 채굴분으로 확인…웨일얼럿 “사토시와는 무관”

16년 넘게 잠자던 사토시 시대 비트코인 600개가 갑자기 깨어나 이동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웨일얼럿(Whale Alert)에 따르면 9월 5일(현지시각) 12개 주소에 흩어져 있던 채굴 보상 600 BTC(약 648억원, 1달러 1,350원 기준)가 한꺼번에 새 지갑으로 옮겨졌다. 이 코인들은 2010년 3월 채굴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가 활동하던 시기에 채굴됐다는 점에서 연관성 추측이 나왔지만, 웨일얼럿은 “저희 조사에 따르면 이 블록들 중 사토시와 연결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12개 주소서 한꺼번에 깨어난 600 BTC
이번 움직임은 블록 높이 965639에서 시작됐다. 2010년에 만들어진 12개의 레거시 페이투퍼블릭키(P2PK, Pay-to-Public-Key) 주소가 총 600 BTC를 이동시켰고, 온체인 추적 사이트 btcparser.com과 웨일얼럿이 이를 포착했다. 첫 이동 이후 블록 965645에서 두 번째 50 BTC 전송이 발생했고, 곧이어 블록 965646에서 나머지 열 건, 500 BTC가 한 번에 이동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크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는 원래의 12개 지갑을 “마이너(miner)”로 태깅했다. 반면 코인을 받은 새 지갑들은 페이투위트니스퍼블릭키해시(P2WPKH, Pay-to-Witness-Public-Key-Hash) 방식으로, 아직 별다른 태그가 붙지 않은 미확인 지갑이다. 온체인 프라이버시 분석 서비스 블록체어(Blockchair)의 프라이버시 미터 기준으로는 60점(100점 만점)의 “중간” 수준 점수가 매겨졌다. 송신자가 보유 자산을 통째로 옮기는 “전체 보내기” 옵션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돼, 새 지갑 체계로의 전면 스윕(sweep)으로 분석된다.

사토시 활동기에 채굴됐지만 “사토시와는 무관”
웨일얼럿은 12건의 채굴 보상 모두를 2010년 3월 채굴된 블록으로 추적했다. 당시는 블록당 보상이 50 BTC였던 시기다. 이 보상 규모는 이후 네 차례 반감기를 거쳐 절반씩 줄었고, 가장 최근 반감기였던 2024년 4월 이후로는 블록당 6.25 BTC에서 3.125 BTC로 낮아진 상태다.
웨일얼럿은 앞서 일요일 X(옛 트위터) 게시물에서 7건의 보상을 먼저 분석해 “사토시가 채굴한 블록이 아니다”라고 밝혔는데, 이번에 조사 대상을 12건 전체로 확대해 같은 결론을 재확인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도 이보다 앞서 7개의 채굴자 지갑이 16.5년 동안의 비활동을 끝내고 350 BTC를 이동시켰다고 전하며, 이 코인들이 2010년 3월 채굴을 통해 얻어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물량이 주목받은 이유는 채굴 시점이 나카모토가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나카모토는 2010년까지 비트코인 개발과 소통에 관여하다가 점차 프로젝트에서 물러났고, 알려진 마지막 소통 시점은 2011년 4월이다. 12개 주소 중 하나는 2010년 3월 5일 50 BTC 채굴 보상을 받은 뒤 2026년 9월 5일에야 새 주소로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웨일얼럿은 이 중 한 건의 보상이 다른 것들보다 몇 블록 앞서 이동한 점에 주목하면서, 이는 나머지 대량 전송에 앞선 테스트 트랜잭션 패턴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CPU 채굴 시절의 유산, 시장가 형성 전 코인
이번에 이동한 비트코인은 네트워크 채굴 난이도가 1에 가까웠던 시절, 개인용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로 채굴됐다. 오늘날 채굴에 쓰이는 전용 반도체 장비 ASIC(주문형 반도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채굴 시점은 비트코인이 아직 시장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았던 때였다. 최초의 비트코인 실물 거래는 2010년 5월 22일에야 이뤄졌고, 그해 여름 들어서야 비트코인은 코인당 0.0008달러에서 0.08달러 사이의 가격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이동한 코인들은 모두 3월 2일부터 5일 사이에 발생한 코인베이스(coinbase, 신규 채굴 보상) 트랜잭션에서 나왔다.
지난달 이동한 빈티지 비트코인 물량 전체(6,427.59 BTC) 가운데 2010년에 만들어진 지갑에서 나온 것은 이번 12건을 빼면 단 두 건에 불과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2010년산 코인의 이동 자체가 희귀한 가운데 이번처럼 12건이 한꺼번에 등장한 경우는 더욱 드물다는 평가다. 앞서 비슷한 규모의 2010년 고래가 등장한 것은 올해 1월이었는데, 당시에는 열 건의 코인베이스 보상이 한 블록에서 이동했지만 날짜가 뒤섞여 있었다. 이번에는 3월 첫째 주 연속된 날짜에 채굴된 물량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남은 물음표, 코인은 어디로 향하나
600 BTC를 옮긴 주체가 누구인지, 왜 16년 넘게 묵혀두던 코인을 이제 와서 움직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새로 만들어진 P2WPKH 지갑들 역시 특정 거래소나 서비스와 연결됐다는 태그가 붙지 않아, 이후 자금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번 사례는 초창기 CPU 채굴 시절의 코인이 여전히 대량으로 잠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런 코인이 움직일 때마다 사토시 나카모토와의 연관성 추측이 반복적으로 제기된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