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 4곳 통합 본격화…부산항 경쟁력 강화 ‘근거’부터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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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부 8일 첫 TF…4개 항만공사 기관장 참석해 통합법인 추진단 구성 논의
- 부산항 지난해 2488만TEU 처리…환적 물량만 1409만TEU 달해
- 통합 뒤 부산항 투자·예산·의사결정권 어디로 가나…비용·편익도 공개돼야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정부가 부산항만공사(BPA)를 비롯한 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 등 전국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정부는 기관 간 유사·중복 기능을 정비하고 분산된 기능을 하나로 연결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입장이지만, 대한민국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의 투자와 사업 결정 구조가 통합 이후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양수산부는 8일 남재헌 차관 주재로 ‘공공기관 기능개혁 TF’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는 부산항만공사와 인천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등 4개 항만공사 기관장이 참석해 ‘항만공사 통합법인 추진단’ 구성과 통합에 필요한 주요 사항을 논의한다.
정부는 앞서 지난 3일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부가 제시한 개혁 방향은 유사·중복 기능을 정비하고 공공기관 간 분산된 기능을 연결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국가 경쟁력 강화와 비용 절감, 재정 지속가능성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산항은 다른 항만과 동일한 기준만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규모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공식 통계에 따르면 부산항은 지난해 총 2488만2000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 환적 물량만 1409만7000TEU에 달했다.
특히 부산신항은 지난해 1863만8000TEU를 처리했고, 이 중 환적 물량이 1190만9000TEU를 차지했다. 부산항이 단순한 지역 항만을 넘어 국제 해운 네트워크와 직접 연결된 글로벌 환적 거점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때문에 이번 통합을 놓고 부산에서 따져봐야 할 핵심은 단순한 ‘통합 찬반’에만 있지 않다.
현재 독립 법인인 부산항만공사가 통합법인 산하 지역 조직으로 재편될 경우 부산항 신항 개발과 배후단지 투자, 해외 물류사업 등 주요 사업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권과 예산 편성권이 어디에 귀속되는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부산항에서 발생한 수익과 투자재원이 통합 이후 어떤 기준으로 배분되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통합을 통해 실제 얼마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반대로 조직 통합과 인사 재배치, 전산시스템 개편 등에 얼마가 투입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용·편익 분석 역시 현재 공개된 정부 자료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해수부는 앞으로 TF를 통해 구체적인 기능개혁 로드맵을 마련하고 고용승계와 통폐합 전후 불리한 처우 금지, 통폐합에 따른 인센티브 등도 논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부산항의 독자적인 투자 권한과 지역별 예산 배분 기준, 통합법인의 본사 위치, 항만별 사업 결정 권한 등 지역 경제와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가 4개 항만공사 통합으로 효율성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만큼 이제는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부산항의 경쟁력이 실제로 어떻게 강화되는지 객관적인 근거와 수치로 설명해야 한다.
특히 연간 2488만TEU를 처리하는 부산항의 독자적인 투자 판단과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가 통합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지는 향후 통합 로드맵을 검증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