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덫’ 장서희 이중생활 들통 위기, ‘가족관계증명서’는 프러포즈로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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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극과 가족극, 서로 다른 두 일일극이 그려내는 긴장과 화해의 온도차.

낮 시간대 일일극 두 편의 분위기가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다. ‘욕망의 덫’은 착한 얼굴로 위장했던 인물의 본색이 드러나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고, ‘가족관계증명서’는 갈등 속에서도 프러포즈 승낙이라는 훈훈한 전개로 시청자를 다독이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회차가 쌓이며 인물 간 감정선이 한층 촘촘해지는 국면으로, 복수와 반목이라는 무거운 서사를 다루면서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긴장과 온기를 오가는 전개를 그리고 있다.

욕망의 덫

드라마 ‘욕망의 덫’의 한 장면 (사진=KBS)
드라마 ‘욕망의 덫’의 한 장면 (사진=KBS)

살인 누명을 썼던 전혜원은 혐의를 벗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산모수첩 속에서 장서희의 이름이 발견되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서늘한 긴장감이 다시 고조됐다. 그동안 착한 가면을 쓰고 있던 장서희는 21회를 전후해 본색을 드러내며 은밀한 만남을 제안했고, 독기 어린 눈빛으로 좌중의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방금까지 온화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살얼음판 분위기로 바뀌는 낙차가 이 인물의 서사를 이끄는 축이다.

산모수첩은 출산과 육아 과정을 기록하는 문서로, 일일극에서는 흔히 숨겨진 출생의 비밀이나 혈연 관계를 드러내는 장치로 쓰인다. 그 안에 장서희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설정은 전혜원의 과거와 장서희의 이해관계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20회를 넘긴 시점부터 두 인물의 대립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초반 설정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갈등 국면으로 접어든 흐름이다. 통상 일일극은 100회를 넘겨 장기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 21회라는 회차는 여전히 초·중반 갈등을 쌓아가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장서희가 보여준 '착한 가면'과 '본색'의 대비는 선인과 악인의 이중적 얼굴을 다루는 복수극 구조를 따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은밀한 만남 제안이라는 장치 역시 두 사람의 관계가 앞으로 더 깊은 비밀 다툼으로 확대될 조짐을 담고 있다. 독기 어린 눈빛 하나로 주변 분위기를 살얼음판으로 만든 장면은 이 인물이 이야기 전체의 갈등을 촉발하는 축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가족관계증명서

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의 한 장면 (사진=MBC)
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의 한 장면 (사진=MBC)

MBC 일일극 ‘가족관계증명서’는 장애인과 첩의 자녀라는 소재를 축으로 가족 구성원 간 얽힌 관계를 다룬다. 최근 전개에서 윤희석은 최수린을 향해 분노를 터뜨렸고, 엄효섭과의 갈등이 육탄전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였다. 격한 갈등 국면 속에서도 임지은은 윤희석의 프러포즈를 승낙하며 "나도 행복한 여자 되고 싶어"라는 대사로 속내를 드러냈다. 박세영은 임지은을 향해 "윤희석 좋은 사람…행복했으면"이라는 말로 두 사람의 관계를 응원했다.

47회 예고에서는 "남들처럼 살아보고 싶어"라는 대사가 공개됐다. 제작진이 예고 문구로 "감정선 이 정도일 줄이야"라는 표현을 내세운 점을 보면, 47회를 기점으로 인물들의 속마음이 한층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7회에 이른 회차 수는 작품이 초반 설정을 지나 인물들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얽히는 중반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윤희석과 최수린, 엄효섭 세 사람이 얽힌 갈등과 임지은의 프러포즈 수락이 같은 시기에 맞물려 전개되면서, 작품은 가족 내부의 반목과 화해를 동시에 그려내는 이중 서사를 이어가고 있다.

장애와 첩의 자녀라는 소재는 한국 가족극에서 오랫동안 다뤄온 무거운 주제이며, 여기에 로맨스 라인을 병행해 감정의 균형을 잡는 구성이 47회 전후로도 계속되고 있다. 박세영의 응원과 임지은의 승낙, 윤희석의 분노가 한 화면 안에 뒤섞이며, 갈등과 화해가 교차하는 전형적인 가족 일일극의 문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MBC는 오랫동안 가족 구성원 간 갈등과 화해를 축으로 하는 일일극을 편성해온 방송사로, ‘가족관계증명서’ 역시 그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관전 포인트

‘욕망의 덫’은 장서희의 본색 공개 이후 전혜원과의 대립이 어디까지 격화될지, 산모수첩이 감춘 비밀이 언제 완전히 드러날지가 관심사다. ‘가족관계증명서’는 47회 이후 윤희석·최수린·엄효섭 갈등과 임지은의 프러포즈 수락이 남길 후폭풍이 다음 회차의 핵심이다. 두 작품은 복수극과 가족극이라는 서로 다른 문법으로 다음 회차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