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천 원 넣고 연 10% 챙긴다… 한 달 만에 30만 명 몰려든 적금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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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00원으로 시작하는 소액 고금리 적금 인기
토스뱅크의 한 적금 상품에 출시 한 달 만에 30만 명이 몰렸다. 하루 5000원씩, 한 달 넣어봐야 15만 5000원이 전부인 소액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주 만에 세 배로 불어난 가입자
토스뱅크가 지난달 6일 내놓은 '키워봐요 31일적금'은 6일 만에 10만 좌를 넘기더니, 그로부터 3주 뒤에는 30만 좌까지 뛰어올랐다. 구조는 단순하다. 31일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입금하면 최고 연 10%(세전) 금리를 받는데, 대신 하루 입금 한도가 5000원으로 묶여 있어 만기에 손에 쥐는 원금은 아무리 많아야 15만 5000원이다. 금리는 계단식으로 붙는다. 3일을 채우면 3%, 일주일이면 4%, 2주면 6%, 3주면 8%, 그리고 31일 전부를 채워야 비로소 10%에 도달한다.
"얼마 안 되니까" 시작한 사람들, "습관"이 됐다
애초 이 상품이 노린 지점은 액수가 아니라 진입장벽이었다. 벌이가 들쭉날쭉해 매일 정해진 돈을 넣기 부담스럽다는 20대 이하 고객들의 목소리가 설계 단계부터 반영됐다. 하루 5000원이라는 문턱을 낮추자 실제로 계좌가 그냥 개설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채워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상품 출시 일주일째인 지난달 13일부터는 그날그날 저금한 고객 수가 하루도 빠짐없이 10만 명을 넘겼고, 하루 평균으로 따지면 11만 명 이상이 매일 앱을 열고 돈을 넣었다는 뜻이다.
21일 이상 저금해 8% 이상 금리를 챙긴 비율이 전체의 67%에 달했고, 마지막 하루까지 빼먹지 않은 '완주자'도 셋 중 하나꼴이었다. 연령별로 봐도 온도차가 크지 않다.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21일 이상 저금 비율이 고르게 70%대를 유지했는데,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열 명 중 아홉 명이 끝까지 계좌를 지켰다. 흔히 게임 요소는 젊은 층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이번엔 오히려 중장년층의 완주율이 더 높았던 셈이다.
다람쥐 진화는 포켓몬스터에서
돈을 넣을 때마다 화면 속 다람쥐가 자라는 방식으로, 어떻게 저금하느냐에 따라 다람쥐의 최종 모습이 10가지 넘게 갈린다. 이 상품 설계를 총괄한 황지선 토스뱅크 수신 총괄 프로덕트오너(PO)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적금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도 가볍게 시도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캐릭터가 형태별로 진화하는 구조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게임과 결합한 금융상품을 만들어 달라던 10대 고객들의 요청이 실제 기획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반응은 예상보다 컸다. 이용자들이 자기가 키운 다람쥐를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 하자, 아예 캐릭터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까지 뒤늦게 추가됐을 정도다. 데이터를 뜯어보면 하루 중 저금이 가장 몰리는 시각은 오전 9시로, 출근길이나 하루를 시작하며 다람쥐부터 챙기는 게 하나의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리 경쟁 대신 재미 경쟁으로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고객 기반이 좁고, 증권사나 투자상품과의 자금 경쟁도 만만치 않다. 금리를 아무리 높여도 특판 하나로 판을 뒤집기 어려운 구조다. 토스뱅크가 이번에 택한 방식은 금리 숫자를 키우는 대신 '일단 가볍게 시작해서, 계속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었다. 원하는 시점에 이자를 미리 받아가는 '지금 이자받기'나, 조건을 확 줄인 '굴비적금' 같은 상품들도 같은 접근에서 나왔다. 지난달 말 기준 토스뱅크 고객 수는 약 1600만 명으로, 2023년 말과 비교하면 8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