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원오빠한테 얘기해가지고…” 파장 일파만파 계속 퍼지고 있는 ‘충격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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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청탁 의혹, 녹취 파일로 재불붙은 김승원 논란의 진실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식품의약품안전처 청탁 의혹이 녹취 파일 한 개로 다시 불붙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해당 녹음엔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와 제3자인 컨설턴트 A씨의 통화가 담겼다. 채널A 등을 통해 먼저 보도된 뒤 SNS로 옮겨 붙으면서 원문보다 훨씬 넓은 범위로 퍼졌다.

“승원 오빠한테 얘기해가지고...식약처장이랑 직접 소통하게 해서”
문제의 통화는 2021년 10월쯤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청탁 의혹의 흐름은 이렇다. 제넨셀 제약사 설립자인 강세찬 경희대 교수의 요청을 받은 사업 파트너 양 씨가 알고 지내던 김 후보자(당시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음)에게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신속히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승인 권한을 가진 식약처장에게 민원을 넣었고 그 요청이 관철됐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녹취에서 양 씨는 이렇게 말한다.
“보름을 식약처에서 계속 (승인을) 해주겠다 해주겠다 하면서 안 해줘서. 그 골프도 치고 막 그랬어요. 그런데도 계속 반려 나오고 보완 나오고 막 이랬단 말이야. 그래서 내가 승원 오빠한테 얘기해가지고 식약처장이랑 직접 소통하게 해서. 그게 식약처장이랑 카톡한 거를 아, 문자 주고받은 걸 나한테 캡처해서 보내줬어요”
이어지는 대목이 파장을 키웠다.
“근데 ‘OO아 너만 갖고 있고 이걸 발송을 시키지 마!’ 그랬어요. 그래서 교수님께 직접 보여줬지!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 바로 승인이 떨어진 거에요. 그거 승인 그 다음날 안 떨어졌으면 교수님 돈 뱉어내야 됐어. 67억!”
이를 들은 컨설턴트 A씨는 “음 어마어마한 걸 해준 거네?!”라고 반응했고, 양 씨는 “그러니까 내가…”라고 답했다.
김승원 “부정한 청탁 없었다…전화 한 번, 문자 하루”
김 후보자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 의혹, 가족의 장애인 돌봄센터 급여 논란, 음주운전 전력 등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민원 전달 과정에서는 더욱 신중하게 해야 했다는 점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당시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여야는 물론 정부에서도 패스트트랙으로 코로나 관련된 치료제나 예방주사 약품을 개발하던 시기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료를 검토하고 여러 경로로 문의한 결과 해당 물질이 코로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고, 다국적 회사들이 국내 제약회사의 치료제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는 정보도 들었다는 게 김 후보자의 주장이다.
이어 “그 방해가 없게 공정하게, 그리고 지연된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달라는 취지로 식약처장에게 전화했다”며 “전화 딱 한 번하고 그 내용에 대한 문자를 당일 주고받은 것이다”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적 없고, 그로 인해 식약처의 심사가 공정하게 안 이뤄진 것도 아니다”라며 “이런 사실은 검찰의 불기소결정서에도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수사 결과로 부정한 청탁이라든가 공정한 심사를 왜곡한 바 없다고 인정했고, 관련된 식약처장님이나 공무원들 모두 다 무혐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양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친한 후배로서 지내온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법조인들이 자주 찾는 음식점과 카페 등에서 손님으로 처음 알게 됐고 이후 별다른 교류가 없다가 양씨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양씨와 우연히 마주쳤다는 취지로 해명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가족이 위중한 상황에서 준비단과 면밀하게 소통하지 못한 채 자료가 나갔다고 주장했다.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판사가 관련 업체 창업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법과 절차에 의해서 적절하게 했다고 생각한다”며 “나중에 상세히 살펴본 후에 국민 여러분께 설명해 드리겠다”고 답했다.

2024년 12월 ‘기소유예’, 그 처분의 실제 내용
김 후보자 사건의 법적 상태를 정확히 짚을 필요가 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양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특정 업체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하고 그 대가로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와 관련해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신속 처리 요청 자체를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알선 대가로 후원금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실제 금품 수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혐의 자체가 없다는 무혐의와 달리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김 후보자 측이 “불기소결정서에 명시돼 있다”고 강조하는 대목과, 야권이 “혐의가 인정된 처분”이라고 공격하는 대목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5월 해당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녹취록을 공개하며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확산 중인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선 “한 의원은 이번에는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서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청문회에 꼭 출석해서 외압을 증명해 보시기 바란다. 관련된 처분을 했던 검사들도 증인으로 요청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외압으로 기소유예 처분이 이뤄졌다는 한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당시 윤석열 정권이었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 심우정 검찰총장이 있었다”며 “어떻게 민주당 초선 의원에 불과한 제가 검찰에 압력을 가해서 기소유예로 만들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의혹 제기 방식을 두고 “검찰 캐비닛 정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규정하며 “수사자료를 어디서 입수했나. 적법하게 입수했나”라고 물었다.
주가조작 연루설에 대해서는 “의혹 업체인 제넨셀이 비상장 회사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2023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이 회사들에 대한 주가조작 수사가 이뤄졌다는데 3년 동안 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소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만약 제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면 3년 동안 저를 가만히 두었겠나”라고 했다.

강세찬 “김승원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연락처도 없다”
녹취에서 간접 언급된 강세찬 교수는 9일 오전 노컷뉴스 ‘박성태의 뉴스쇼’와 생방송 인터뷰를 갖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 강 교수는 인터뷰를 계속 피하는 것이 오히려 의혹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고, 생방송이어서 목소리가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양모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선배 교수 연구실 파트타임 박사 과정 진학 과정에서 소개받았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언론에서 언급하는 ‘브로커’라는 표현은 좀 그렇다”라며 사업상 친밀한 관계였다고 말했다.
2021년 10월경 양씨가 김 후보자와 셋이 보자고 제안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굳이 어려운 민원 내용도 아니고 또 김 후보자나 저도 서로 바쁘잖나”라며 “나중에 식사나 한번 하자고 그냥 미뤘다”라고 했다. 이어 “전혀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고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도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67억 원 언급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교수는 양씨가 지인들에게 자신이나 김 후보자와 논의된 적 없는 내용을 혼자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혀 근거 없이 그냥 한 얘기인 것 같더라”라고 했다. 조사 과정에서 녹취록을 봤지만 자신이 그런 말을 한 기록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15일 단축한다더니 33일 걸렸다”
강 교수 해명의 핵심 논거는 승인이 오히려 늦게 났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당시 통상 30일인 IND(I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 심사 기간을 코로나 치료제처럼 시급한 건에 한해 15일로 단축한다고 식약처가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33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는 3월 달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따지면 한 180일 이상 걸린 것”이라면서 로비로 승인이 앞당겨졌다는 구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녹취에 등장하는 ‘과장 선에서 막혀 있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임상 결과를 어떻게 통계 처리할 것이냐 하는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부분에서 진행이 지연되고 있었다고 설명하며 “‘막혀 있다?’ 이런 표현은 좀 애매한 것 같다”라고 했다. 양씨 개입으로 그 부분이 풀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반영이 됐겠나?”라고 되물으며 식약처 시스템에 대해 “이런 로비나 이런 걸로 통해서 뭔가가 해결된다라는 그런 비상식적인 나라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500만원 후원금에 대해서도 강 교수는 대가성을 부인했다. 양씨가 먼저 정치 후원금 얘기를 꺼냈고 '그 정도는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입금하려 하자 한도가 차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양씨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굳이 안 해도 되신다”는 답을 들었고 추가로 시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약 로비’ 프레임과 1심 유죄, 항소심 진행 중
한 의원은 해당 사안을 ‘독약 로비 의혹’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체 실험에서 햄스터 일부가 폐사하고 부작용이 나타났는데 식약처 제출 자료에서 이 부분이 빠졌다는 주장이다.
강 교수는 해당 실험이 안전성 평가가 아닌 유효성 평가였다고 반박했다. 유효성 평가에서는 작용 기전 확인을 위해 치명적 용량까지 의도적으로 높이는 경우가 많고, 약물로 인한 사망으로 명확히 판단되지 않으면 기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시험 기관이 기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결론이 아닌 상단에 기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그 요청 사항 자체가 검찰에서 제시돼 소명 자료가 됐다고 주장했다. 안전성은 GLP 인증 기관을 통해 이미 평가받았고 임상 1상까지 진행돼 인체 안전성이 확보된 상태였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다만 관련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2024년 말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 1심 법원은 동물 치료 효과를 허위 자료로 작성하고 신약의 부작용을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강 교수는 “이러한 학술적 내용이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내용들을 가지고 법원에서 판단한다는 자체가 저는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세종메디컬 상장폐지 책임 문제에 대해서도 강 교수는 제넨셀 역시 피해자라는 입장을 내놨다. 세종메디컬 경영진이 바뀌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조기 상환을 청구했고, 이를 갚느라 제넨셀이 어려워졌다는 주장이다. 그는 세종메디컬의 항암제 임상 실패와 무리한 투자를 상장폐지 원인으로 지목했다.
녹취록의 편집 여부도 쟁점이다. 한 의원이 공개 중인 녹취록에 대해 일부가 편집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강 교수는 “제가 보기에도 좀 황당한 내용들이어서 짜깁기 된 것 같기도 해서 잘 보지 않았다”라며 일부만 떼어 보면 특정 주장에 부합해 보이지만 전체 맥락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해당 녹취의 원본과 편집 여부, 500만원 후원금 약속의 성격, 63억 원 주식 인수와 승인 시점의 관계 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 후보자가 한 의원과 당시 처분 검사들의 증인 출석을 공개 요구한 만큼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충돌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