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레벨5' 역대급 물난리에…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단 긴급 대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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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개막 10일 앞, 기록적 폭우에 선수단 긴급 대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일본 중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나고야 일대가 큰 혼란에 빠졌다.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와 차량이 물에 잠긴 데 이어 아시안게임 선수단까지 한때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9일 NHK와 교도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정체전선과 태풍에서 약화한 열대저기압의 영향으로 일본 혼슈의 넓은 지역에 강한 비구름이 형성됐다. 특히 아이치현과 기후현에는 전날 저녁 선상강수대가 발생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됐다.
두 지역을 흐르는 쇼나이강에는 한때 일본 기상청의 최고 단계인 레벨5 범람 특별경보가 내려졌다. 일본의 재해 경보는 레벨1부터 레벨5까지 구분되며, 레벨5는 이미 재해가 발생했거나 발생이 임박해 즉시 생명을 보호할 행동이 필요한 단계다.
아시안게임 개최지인 나고야시에도 전날 저녁 레벨5에 해당하는 ‘긴급 안전 확보’ 조치가 발령됐다. 이후 상황이 다소 안정되면서 경보 단계는 레벨4인 ‘피난 지시’로 조정됐다.
나고야에는 8일 오후 5시까지 한 시간 동안 104.5㎜의 비가 쏟아졌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우에다강의 수위가 빠르게 올라 범람했고, 곳곳에서 차량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도로와 일부 지하철역에도 물이 들어차면서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나고야시에서만 약 3500명의 주민이 대피소로 몸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우 피해가 이어지면서 시내 공립학교와 유치원은 9일 임시 휴교와 휴원에 들어갔다.
이번 폭우는 오는 19일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회를 앞두고 현지에 미리 입국한 선수단 일부가 숙소에서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고, 일부 경기 시설에서는 누수 피해도 확인됐다.
이번 대회는 대규모 선수촌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호텔과 유람선, 임시 목조 컨테이너 등을 선수단 숙소로 활용한다. 이 가운데 나고야 항구 인근에 마련된 컨테이너형 임시 숙소에 빗물이 들이치면서 선수와 관계자 약 400명이 고지대로 긴급 이동했다.
대피한 인원들은 약 2시간 뒤 숙소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 일부 지붕에서도 빗물이 새는 등 폭우로 인한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나고야시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가 대회 개최 자체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히로사와 이치로 나고야 시장은 "일부 건물에서 빗물이 새는 등 제한적인 피해는 있었으나 선수단은 무사하며 경기장 시설도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았다"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예정대로 대회를 치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오는 19일 공식 개막해 10월 4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각국에서 1만1000명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며, 농구를 비롯한 일부 종목은 정식 개막에 앞서 10일부터 경기에 들어간다. 한국 역시 41개 종목에 1000명 이상의 선수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나고야뿐 아니라 일본 각지에서도 폭우가 이어졌다. 야마나시현 난부조에는 전날 오후 8시까지 한 시간 동안 51㎜의 비가 내렸고, 도쿄도 하치오지시에서는 40㎜, 이바라키현 고가시에서는 38.5㎜의 시간당 강수량이 기록됐다.
10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예상되는 강수량은 도카이와 긴키 지방이 최대 200㎜, 시코쿠가 150㎜, 간토·고신과 호쿠리쿠가 120㎜, 도호쿠가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기상청은 "열대저기압이 전선과 합쳐지면서 북동쪽으로 이동해 서일본부터 도호쿠에 걸쳐 폭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카이, 긴키, 시코쿠, 간토·고신 지역에서는 9일까지 경보 수준의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불과 열흘 앞두고 발생한 집중호우인 만큼 대회 조직위원회와 현지 당국의 시설 점검과 추가 피해 대비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