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등록 취소 사유... 그러면 용혜인도 의원직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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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정당 업무 불가능 장소... 정당법 위반”
'유령 시·도당'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된 용혜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기본소득당의 이른바 '유령 시·도당' 운영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고발됐다고 조선일보가 9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기본소득당 일부 시·도당이 아파트나 농장 등에 주소를 두고 정당 등록을 유지하면서 국고보조금이 포함된 운영비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용 후보자를 직권남용, 정당법 위반, 사기, 배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9일 밝혔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기본소득당 시·도당 10곳 중 6곳이 공적인 정당 활동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아파트, 주택, 농장 등에 주소를 등록해 국고보조금을 타냈다는 것이 합리적 의심을 낳는다"며 "직권남용, 정당법 위반, 사기, 배임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 등에 따르면 기본소득당 시·도당 10곳 중 6곳의 사무소 주소지가 아파트나 농장 등에 적을 둔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도당과 부산·인천시당은 개인 아파트에, 광주전남도당은 주택에 주소를 등록했다. 충남·전북도당은 각각 도당위원장 소유의 농장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정당법은 정당이 전국에 5개 이상의 시·도당을 두도록 하고 있다. 각 시·도당은 해당 지역에 주소를 둔 당원 1000명 이상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법정 시·도당 수와 당원 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정당 등록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

시·도당 주소지가 아파트나 주택이라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소득당이 법정 요건을 맞추기 위해 허위로 시·도당을 등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기본소득당이 올해 상반기 시·도당에 배분한 지원액은 약 1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지난 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본소득당의 지역 시·도당 사무실 허위 등록 의혹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현장에 가보니 비료 포대만 쌓여 있는 농장이거나 개인이 거주하는 아파트였다"며 "누가 보더라도 공적인 정당 활동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곳"이라고 비판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주 의원은 "정당법은 정당에 5개 이상의 시·도당을 두고 각 시·도당에 관할구역 내 당원 1000명 이상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기본소득당이 정상적인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갖추지 못했다면 정당법 위반이자 명백한 정당 등록 취소 사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당이 등록 취소되면 당연히 비례대표 퇴출 사유인 만큼 용혜인 의원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당은 이 같은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별도 사무실에 월세를 지출하는 대신 정치활동에 재원을 썼다는 것이다. 당원의 집을 사무실로 등록해 당원 연락 등의 업무를 해왔다고도 설명했다.

노서영·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과 김진서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도당 사무실 허위 등록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단은 "사무실 월세를 내는 대신 현수막 한 장이라도 더 걸겠다는 시·도당의 의지에 따라 당원의 집을 사무실로 등록해 당원 연락 등 업무를 해왔다"며 "이를 두고 '유령사무실'이라며 곡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본소득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비를 시·도당에 배분했으며, 각 시·도당은 한정된 재원 속에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대변인단은 시·도당 창당과 운영 과정에서 등록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이들은 "정당법은 각 시·도의 선거관리위원회가 시·도당 창당이 조건에 부합했는지 꼼꼼히 따지게 돼 있다"며 "매년 1회 이상 각 시·도 선관위가 창당한 시·도당 관계자와 만나 정당 사무를 안내하며 등록 요건에 맞는지도 검토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소득당의 시·도당 중 이 과정에서 등록 요건이 미비하다는 판단을 받은 시·도당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보조금 수령을 위해 시·도당을 늘렸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대변인단은 "기본소득당은 창당 당시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광주 등 5개 시·도당 창당으로 출발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으로 10개 시·도당을 창당할 때까지 조직력 강화를 위해 애써온 기본소득당 당직자와 당원들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보조금 수령을 위해 가짜 시·도당을 만들어왔다고 폄훼하는 것은 조직력 강화를 위해 애써온 당의 역사를 비하하는 것"이라고 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시·도당에 교부한 재원이 국고 경상보조금이라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이들은 "올해 시·도당에 교부한 1억5000여만원은 모두 기본소득당 당비와 후원회 후원금이었다. 이를 경상보조금으로 지급했다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허위 사실을 근거로 기본소득당이 국고 보조금 수령을 위해 급조한 유령 정당인 양 선동하는 것을 멈추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변인단은 용 후보자를 둘러싼 사당화 논란에도 반박했다. 당직자가 용 후보자 의원실에서 근무하거나 의원실에서 일한 뒤 당직을 맡은 것을 두고는 "당직자 중 의원실에서의 근무 경험을 갖게 하거나 의원실에서 근무한 뒤 당직을 맡은 것은 기본소득당의 원내·외 정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한 석 원내 정당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당으로 성장하고자 선택한 방편을 마치 용혜인 후보자가 측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측근들이 지도부로 앉게끔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막무가내식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논란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을 겸직했던 전례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과 대선에서뿐만 아니라 정부 운영에서도 연합정치를 실현해 낼 새로운 도전을 향해 기본소득당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본소득당을 두고 국고에 의존해 사는 정당이라는 취지로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대변인단은 "민주당 대표를 역임했으면서 그간 민주당과 함께 민생 개혁과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연대, 연합했던 정당을 사실을 왜곡하며 비난하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외 정당을 경험한 다선 중진 의원이라면, 국민의힘의 비이성적인 일차원적 비난에 동참하는 대신 기본소득당이 제안했던 정치개혁에 더 힘 모아달라"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1인 가구와 한 부모·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가족을 위한 정책 지원 체계를 강화하자는 법안에 과거 기권 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양한 가족 포용을 강조해 온 용 후보자가 가족센터 운영 근거를 법적으로 명확히 하자는 내용에 기권한 결정을 두고 그간의 입장과 정책 판단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지난해 4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건강가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기권 표결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당시 법안은 재석 의원 중 찬성 239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기권자는 국민의힘 의원 4명과 용 후보자였다.

개정안은 성평등부의 가족정책을 지역에서 제공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합해 '가족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가족 상담·교육을,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국어·자녀 방문교육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정부는 가족 유형별로 나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2014년부터 두 센터의 통합 운영을 추진해왔다. 2021년에는 기존 명칭 탓에 다문화가족이나 부부·자녀로 구성된 가족만 이용할 수 있는 곳처럼 인식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통합센터의 명칭을 '가족센터'로 바꿨다. 가족센터는 법률이 아닌 정부 사업 지침을 토대로 운영돼왔다.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설치·운영 근거를 처음으로 법에 명시하게 됐다.

용 후보자는 그간 혼인·혈연 중심의 기존 제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정책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에도 다양한 가족이 제도 밖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용 후보자 측은 센터 통합 과정에서 다문화가족 정책의 고유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용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은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여러 현장에서 통합될 경우 다문화 정책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못할 수 있다"며 "정책 약화 우려가 제기돼 온 점을 고려해 기권 표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이 된다면 가족센터 안착과 다문화가족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