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일부러 수첩 노출했다에 100% 건다…한동훈·정청래 '일타쌍피'”
작성일
신주호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분석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첩이 언론에 노출된 사건을 둘러싸고 '자작극' 의혹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기됐다. 앞서 김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진숙(국민의힘 의원)·한동훈(무소속 의원) OUT’, 서울시장 후보로 ‘청래’ 외 4명의 이름이 적힌 수첩을 보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일부러 노출했다"…국민의힘, 고의성 제기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주호 전 국민의힘 상근 부대변인은 전날 밤 MBC라디오 '조승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일부러 노출했다'에 100% 건다"며 정치적 계산이 깔린 고의 노출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수첩에 공백이 많은데, 유독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을 써놓고, '이진숙·한동훈 OUT'을 써놓았다는 건 의도적이라고밖에 볼 수밖에 없다"며 "이는 일타쌍피로 어느 쪽을 잡혀도 김민석 대표로선 이득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숙·한동훈 OUT'이라는 문구는 지지층을 향한 신호로 해석했다. 한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강도 높은 공세를 펴며 주가를 올리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자 김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게 호소하기 위해 쓴 것이라는 취지다.
당내 정적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봤다. 서울시장 후보로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이름을 적은 것 자체가 경쟁자를 '사지로 몰아가는' 정적 제거용이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그는 여권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린다면 민주당 후보로 누가 나가도 당선이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수첩에 담긴 내용은
앞서 데일리안은 전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 중이던 김 대표의 수첩을 촬영해 보도했다.

수첩에는 '서울시장 후보'라는 메모와 함께 5인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중 '청래'로 보이는 메모를 두고 정 전 대표를 지칭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나란히 적힌 '훈식'과 '원식'으로 읽히는 글씨를 두고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우원식 전 국회의장을 가리킨 것이라는 풀이가 따랐다.
이와 함께 부동산 TF, 쿠팡, 농지조사라는 단어와 더불어 '이진숙·한동훈 OUT'이라고 적은 글씨도 포착됐다.
이름이 거론된 여권 인사 중 정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전당대회가 끝났고 이겼으면서도 진 사람을 왜 자꾸 때리나"며 "불쾌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꿈을 꾸다가 낙선한 (김)민석, (송)영길 등이 좋은 후보이니 수첩에 적어 놓으라”고 비꼬았다.
한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민석 민주당 대표, 한동훈 OUT, 노상원 수첩 흉내냅니까"라며 김 대표의 수첩 메모를 정면 비판했다.
김민석 대표 "제가 혼자 생각한 것"
잡음이 일자 김 대표는 이날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의 ‘민티07’에 출연해 "어떠한 강점을 가진 분이 최적의 후보인가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적은 것”이라고 인정했다.
명단에 대해서는 “‘훈식’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원식’은 우원식 전 국회의장, ‘청래’는 정청래 전 대표”라며 “뒤에 글씨는 ‘현종’으로 김현종 전 통상본부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못 본 것 같은데 여기에 서울대 김경민 교수, 김진애 전 민주당 의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고 소개했다. “‘MS’라고 돼 있는 것이 제 이름”이라면서 “제가 나가겠다는 뜻이 아니라, 어떤 요소를 가진 후보가 나가야 서울에 어필이 되고, 필승 카드인가를 분석하면서 쓴 것이다. 제가 혼자 생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거론된 인물들에게 사전 의사를 타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 분도 제가 본인 의사를 타진한 바는 없다. (사진을) 찍혀서 죄송한 것"이라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강 실장이나, 의장을 그만두고 생각도 안 하고 있을 우 전 의장은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니까 양해해 주면 좋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진숙·한동훈 OUT'이라고 적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들이 국회에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법에는 윤리위를 통해 (의원을) 제명하게 돼 있는데, 저희가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찬성으로 최대 1년까지 자격 정지를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냈다"며 "그 법안을 통과시키면 적어도 이진숙·한동훈은 국회의원 활동은 못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쓴 것"이라고 부연했다.
수첩 노출 경위에 대해서는 고의성을 부인했다. "수첩을 두 개씩 갖고 다니고, 하루에 하나씩 쓴다"며 자신이 직접 작성한 수첩이 맞다고 확인한 뒤, "본회의장에 의원들이 없다고 해서 들어가서 잠깐 앉았을 때였고, 카메라가 없는 것 같아서 '괜찮네' 하고 (수첩에) 싹 적어 넣었는데 (카메라에) 잡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