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한 음식 냄비째 식히지 말고 얕은 그릇에 나눠 담으세요, 식중독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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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째 식히던 명절 음식, 얕은 용기에 나눠야 식중독 위험이 줄어든다
국·찌개부터 도시락 반찬까지 2시간 룰로 정리하는 법

식중독예방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식중독예방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나물과 잡채, 전을 한 번에 만들어두는 집이 많다. 조리를 마친 음식을 큰 냄비나 넓은 그릇에 그대로 둔 채 식히고, 다 식은 뒤에야 냉장고에 넣는 순서가 익숙하다. 그런데 이 순서 하나가 명절 연휴 식중독 발생의 흔한 원인이 된다.

큰 냄비째 식히는 습관이 위험구간을 오래 유지시킨다

뜨거운 음식을 큰 냄비에 담긴 채로 실온에 두면 겉면은 금방 식어도 중심부는 한참 뜨거운 상태로 남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명절 음식을 조리 후 2시간 내로 식혀 덮개를 덮어 냉장 보관하고, 냉장 보관한 음식은 다시 가열해 섭취하도록 안내한다. 베란다에 조리 음식을 두면 낮 동안 햇빛에 온도가 올라가 세균이 늘어날 수 있어 냉장고가 아닌 베란다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

식중독균이 왕성하게 자라는 위험온도대는 약 4~60도로, 명절처럼 한 번에 많은 양을 조리하면 큰 냄비 안 음식이 이 구간을 오래 통과하게 된다. 미국 정부의 식품안전정보 사이트 푸드세이프티도 상하기 쉬운 음식은 조리 후 2시간 안에 냉장고로 옮기고, 주변 온도가 높으면 1시간 안에 옮기라고 안내한다. 국이나 찌개, 잡채처럼 부피가 큰 음식일수록 큰 그릇에 담긴 채 방치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쉽다.

얕은 용기가 빨리 식는 이유는 표면적과 두께의 차이다 / AI 생성 이미지
얕은 용기가 빨리 식는 이유는 표면적과 두께의 차이다 / AI 생성 이미지

얕은 용기가 빨리 식는 이유는 표면적과 두께의 차이다

같은 양의 음식이라도 깊은 냄비에 뭉쳐 있으면 중심부까지 열이 빠져나가는 거리가 길어 식는 속도가 느리다. 반면 넓고 얕은 용기에 나눠 담으면 표면적이 늘어나고 두께가 얇아져 중심부의 열이 훨씬 빠르게 공기 중으로 빠져나간다. 푸드세이프티는 국이나 찌개, 잡채, 고기, 명절 반찬처럼 양이 많은 음식을 깊은 냄비에서 서서히 식히지 말고 작은 그릇에 나눠 담아 얕게 펴두라고 설명한다.

뜨거운 음식을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도 괜찮은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핵심은 뜨거운 채로 넣느냐가 아니라 큰 덩어리째 넣느냐다. 나눠서 얕게 담은 뒤라면 뜨거운 상태로 바로 냉장고에 넣어도 무방하다. 오히려 다 식을 때까지 조리대 위에서 기다리는 쪽이 위험구간에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 가정에서는 식약처의 식중독 예방 수칙에 따라 냉장고 내부를 5도 이하로, 냉동실은 영하 18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명절 나물·전·잡채는 이렇게 나눠 식힌다

나물이나 잡채, 전처럼 명절에 대량으로 조리하는 반찬은 낮고 넓은 반찬통 여러 개와 위생 장갑, 뒤집개만 있으면 충분하다. 조리를 마치면 김이 살짝 빠질 때까지만 기다렸다가 뜨거운 상태 그대로 여러 통에 나눠 담고, 뚜껑은 완전히 덮지 말고 살짝 걸쳐 열기가 빠질 틈을 준 뒤 냉장고에 넣는다. 조리를 마친 시점부터 2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기준이다.

나물을 무칠 때 쓴 도구와 고기·전을 다룬 도구는 구분해서 쓰는 것이 좋다. 채소류는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라도 먹기 전에 한 번 더 깨끗한 물로 헹구는 과정을 거치면 안전성이 올라간다. 냉장고에서 꺼낸 명절 음식은 상온에 두지 말고 먹기 직전에 다시 데워 먹는 것이 기본이다.

국·찌개처럼 국물 많은 음식은 대접에 나눠 담는다

떡국이나 만둣국, 갈비탕처럼 국물이 많은 음식은 큰 솥 안에서 식으려면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국자로 떠서 넓은 대접이나 스테인리스 볼 여러 개에 나눠 담으면 국물 표면이 넓어지고 깊이가 줄어 식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다. 얼려서 오래 보관하려면 지퍼백에 국물을 눕혀서 얇게 펴 담는 방법도 같은 원리로 통한다.

다시 데울 때는 국물, 소스, 육수류는 한 번 끓어오를 때까지 데우는 것이 안전하다. 전자레인지로 데운다면 그릇에 고르게 펴 담고 중간에 한 번 저어 차가운 부분이 남지 않게 해야 한다. 냉장 보관한 국물 음식은 3~4일 안에 먹거나, 그 안에 먹지 못할 것 같으면 미리 얼려두는 편이 낫다.

용기가 부족하면 지퍼백과 쟁반으로도 같은 효과를 낸다

반찬통이 모자랄 때는 지퍼백에 음식을 얇게 펴 담아 쟁반이나 넓은 접시 위에 눕혀놓는 방법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지퍼백은 두께가 얇아 표면적을 넓히기 쉽고, 쟁반 위에 눕혀두면 냉장고 안에서도 공기가 닿는 면이 늘어나 빨리 식는다. 회식이나 모임 후 남은 고기, 전, 해물도 같은 방식으로 얇게 펴 담으면 큰 통에 뭉쳐 넣을 때보다 훨씬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다음 날 도시락으로 싸 갈 반찬도 마찬가지다. 저녁에 만든 반찬을 큰 통에 그대로 담아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 도시락통에 옮기기보다, 처음부터 얕은 통에 나눠 식힌 뒤 냉장고에 넣어두면 도시락 준비도 한결 간단해진다. 이런 방식은 특별한 도구 없이 집에 있는 그릇만으로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냉장 보관 뒤 다시 데울 때와 버려야 할 때를 가른다

냉장 보관한 명절 음식이나 반찬은 반드시 다시 가열해서 먹는 것이 기본이다. 냄새나 맛으로 상했는지 판단하려는 경우가 많지만,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냄새나 맛을 바꾸지 않고도 음식에 남아 있을 수 있어 이런 방식은 믿을 수 없다. 조리한 음식을 상온에 2시간 넘게 꺼내둔 적이 있다면, 다시 가열해서 살리려 하지 말고 버리는 쪽이 안전하다.

구토나 설사 같은 식중독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음식을 만들지 않고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명절처럼 한 번에 많은 양을 조리하는 시기일수록, 큰 냄비 하나에 다 넣어두는 대신 여러 개의 얕은 용기로 나누는 작은 습관 하나가 연휴 내내 배탈 없이 보내는 길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