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점서 뽑은 귀여운 키링… 소비자원이 직접 검사하자 '이 물질' 나왔다
작성일
인형뽑기점 경품 10개 중 6개 유해물질 기준 초과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경품으로 제공되는 인형과 키링 일부에서 안전기준을 크게 웃도는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 조사 대상 제품에는 안전 인증마크와 사용 가능 연령 표시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국내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제품 20종과 업체 16곳을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제품 검사는 납과 카드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대상으로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을 적용해 실시했다.

경품 20종 중 12종에서 유해화학물질 기준 초과
조사한 제품 20종 가운데 60%인 12종의 28개 부위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납, 카드뮴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9종, 납은 8종, 카드뮴은 2종에서 기준을 넘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9종의 14개 부위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에 따르면 조사 대상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7종의 총합은 0.1% 이하여야 하지만 일부 제품에서는 최대 34.746%가 검출됐다. 기준치의 약 347.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검출 부위는 인형 얼굴과 손, 발, 신발, 모자 하단 등이었다. 일부 제품의 인형 얼굴에서는 각각 34.746%, 34.563%, 32.407%가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데 쓰이는 물질로, 어린이의 생식 기능이나 신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내분비계 장애 유발 물질이다.
납은 8종의 11개 부위에서 기준치를 넘었다. 검출량은 123.2 mg/kg에서 최대 242.5 mg/kg이었다. 납이 나온 곳은 신발과 키링 등에 사용된 금속 원형고리와 고리 여닫이 부분 등이었다. 소비자원은 납이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성 물질이라고 밝혔다.

카드뮴은 2종의 3개 부위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최대 검출량은 93.2 mg/kg으로 금속 원형고리와 고리 여닫이 부분에서 나왔다. 카드뮴 역시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성 물질이다.
무인 인형뽑기점은 만 13세 이하 어린이도 즐겨 찾는 시설이지만, 유통 제품 모두 안전 인증마크와 사용 가능 연령 표시가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제조사 적힌 캐릭터 제품 10종도 모조품 의심
제품의 정품 여부를 확인한 조사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전체 20종 가운데 10종은 제조사명이 표시돼 있지 않았다. 나머지 10종에는 유명 캐릭터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 명칭이 붙어 있었다.
소비자원이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정품과 이들 10종을 비교한 결과, 모두 모양과 색상 등 외형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식별 라벨이 없는 제품도 있었다.
제조사명이 표시된 10종 가운데 4종은 일련번호나 QR코드 등이 적힌 식별 라벨이 없었다. 라벨이 붙어 있던 나머지 6종도 일련번호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조회했지만 모두 위조 방지 코드 검증 횟수 초과 오류가 발생해 정품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외형 비교 결과 등을 토대로 10종 모두 모조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모조품으로 의심된 10종 가운데 8종에서는 유해화학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소비자원은 모조품이 정품과 달리 별도의 안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화기 없는 매장 4곳… 등록증 미게시도 11곳
매장 관리가 미흡한 사례도 확인됐다. 조사 대상 업체 16곳 가운데 4곳은 소화기를 비치하지 않았다. 소화기가 설치된 12곳은 안전핀과 노즐, 손잡이 봉인줄, 압력게이지와 외관 상태, 내용연한 기준을 모두 준수했다.
바닥 타일이 전반적으로 깨진 매장도 1곳 있었다. 깨진 타일로 단차가 생기고 파편이 방치돼 이용자가 넘어지거나 다칠 우려가 있는 상태였다. 또 다른 1곳에서는 칼과 원예용 가위가 이용자 손이 쉽게 닿는 곳에 놓여 있었다.
운영 관련 안내물도 일부 매장에서 빠져 있었다. 청소년 출입 허용 시간 등이 적힌 청소년 이용제한 안내문은 2곳이 게시하지 않았고, 금지·주의사항과 관리자 연락처 등이 담긴 이용안전수칙은 3곳에 없었다. 청소년게임제공업 등록번호 등이 적힌 등록증을 게시하지 않은 곳은 11곳이었다. 다만 조사 대상 16곳 모두 인형뽑기 기계 전면에 등급분류번호와 제조사, 등급 등이 적힌 등급분류필증을 부착하고 있었다.
인형뽑기 기계에서는 별다른 안전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 16곳 모두 배출구 문이 밖에서 안쪽으로 밀어야 열리는 구조였으며, 문과 모서리도 갈라지거나 거친 부분 없이 마감돼 있었다. 기계 하단 바퀴 역시 고정돼 있어 기계가 움직이거나 넘어질 위험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조사 결과와 개선 권고 내용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공유하고 미흡한 사항에 대한 현장 점검을 건의할 예정이다. 관계 부처에는 무인 인형뽑기점에서 유통되는 제품과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