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엔진 없이 시속 80km?…튀르키예 녹차밭 달리는 나무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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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 ‘포르물라즈’부터 12m 높이 공중주택까지
카라코반 전통 양봉·주민 한 명뿐인 산골 마을도 만난다

녹차밭 사이 가파른 내리막길을 나무로 만든 자동차가 질주한다. 엔진도 없지만 속도는 최고 시속 80~90km에 달한다. 이번에는 익숙한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를 벗어나 구름과 산, 전통이 살아 있는 튀르키예 북동부로 향한다.

9월 14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 북동부, 소문 추적기’ 1부 ‘화제의 풍경, 진짜?’에서는 튀르크 언어학 박사 장주영이 튀르키예 북동부 리제주를 중심으로 여행한다. 나무 자동차 경주부터 녹차밭 위에 떠 있는 듯한 집, 전통 벌통, 주민 한 명이 살아가는 산골 마을까지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을 찾아간다.

EBS1 ‘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 북동부, 소문 추적기’ 1부 ‘화제의 풍경, 진짜?’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 북동부, 소문 추적기’ 1부 ‘화제의 풍경, 진짜?’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엔진 없이 녹차밭 질주하는 ‘포르물라즈’

첫 번째 목적지는 튀르키예 북동부 리제주 툰자다. 이곳에서는 매년 여름 독특한 나무 자동차 경주대회 ‘포르물라즈(Formulaz)’가 열린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포뮬러 원(Formula 1)’과 흑해 연안 토착 민족인 라즈(Laz)족의 이름을 결합해 만든 명칭이다.

경기에 참가하려면 직접 나무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 자동차 길이는 170cm, 너비는 70cm, 바퀴 높이는 25cm 이하여야 하는 등 규격도 엄격하다.

가장 큰 특징은 엔진이 없다는 점이다. 동력장치 없이 경사진 길을 따라 내려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녹차밭 사이 내리막길을 이용해 속도를 낸다.

겉보기에는 어린이용 장난감 자동차처럼 보이지만 속도는 만만치 않다. 최고 시속이 80~90km에 이를 정도다.

포르물라즈의 시작은 이 지역 어린이들의 놀이였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이용해 자동차를 만들어 타던 문화가 시간이 흐르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경주대회로 발전했다.

그동안 대회는 남성부와 여성부 중심으로 열렸지만 올해 처음으로 45세 이상이 출전하는 시니어부도 신설됐다.

직접 만든 자동차에 몸을 싣고 가파른 길을 내려오는 참가자들 가운데 올해의 우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녹차밭 위에 집이 떠 있다?

다음에는 조금 더 믿기 어려운 소문을 확인한다. 녹차밭 한가운데 공중에 떠 있는 집이 있다는 이야기다. 현장을 찾아가자 실제로 언덕 위 높은 곳에 집 한 채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집주인은 무함멧 씨다.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만의 특별한 집을 짓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집은 약 12m 높이의 기둥 위에 세워진 2층 주택이다. 단순한 전망대나 임시 건축물이 아니다. 내부에는 TV와 냉장고, 소파, 침대가 있고 화장실과 주방도 갖춰져 있다.

따뜻한 물까지 사용할 수 있어 일반적인 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생활이 가능하다.

높은 기둥 위에 집을 올리는 만큼 안전 문제도 중요했다. 무함멧 씨는 5년 동안 안전성을 연구해 설계했고 전문가 검토까지 거쳐 집을 완성했다.

그의 계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발코니에 자쿠지까지 설치할 생각이다.

어린 세 자녀가 보다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무함멧 씨. 녹차밭 위 특별한 집에는 가족을 위한 그의 오랜 꿈이 담겨 있다.

10m 나무 위에 벌통을 올리는 이유

장주영은 이어 참르헴신의 한 마을을 찾는다. 이곳에서는 집 주변에서 동그란 나무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체는 전통 벌통 ‘카라코반(Karakovan)’이다.

카라코반은 속이 빈 나무통을 높은 나무 위에 설치하고 벌들이 자연 상태에서 꿀을 만들도록 하는 전통 양봉 방식이다. 현대적인 양봉 기술이 등장하기 전부터 이 지역에서 사용해왔다.

55년 동안 카라코반 양봉을 해온 무스타파 씨는 올해 76세다. 그는 빈 나무통을 등에 지고 풀이 무성한 산길을 올라간다. 목적지는 높이 10m가 넘는 나무 위다.

굳이 이렇게 높은 곳에 벌통을 설치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산에 사는 곰으로부터 벌통과 꿀을 지키기 위해서다.

카라코반 방식에서는 사람이 벌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벌이 자연환경에서 스스로 꿀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방식에 가깝다.

산과 숲, 야생화가 만들어낸 자연환경에 의존해 완성되는 꿀이다. 오랜 세월 같은 방법으로 벌을 키워온 장인이 만들어낸 꿀은 어떤 맛일지도 이번 방송에서 공개된다.

주민은 단 한 명…사라지는 고향을 지키는 남자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은 더욱 특별하다. 현재 주민이 단 한 명뿐인 산골 마을이다.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매틴 씨다. 이곳에서 태어난 그는 한동안 타지에서 생활하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산속에서 혼자 살아가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특히 교통이 쉽지 않다. 매틴 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케이블카를 설치했다.

생활도 최대한 스스로 해결한다. 감자를 재배하고 닭을 키우며 자급자족에 가까운 생활을 이어간다.

그가 고향에 머무는 이유는 단순히 조용한 산속 생활을 원해서만은 아니다. 사람이 떠나면서 점점 사라져가는 고향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산속에 트리하우스도 만들고 있다. 외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이 머물며 마을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람이 떠난 마을을 다시 사람들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려는 시도인 셈이다.

알려지지 않아 더 궁금한 튀르키예 북동부

튀르키예 여행이라고 하면 이스탄불이나 카파도키아를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흑해를 끼고 있는 북동부는 익숙한 튀르키예 관광지와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높은 산과 고원이 이어지고 여름이면 짙은 녹음과 구름이 산허리를 덮는다. 험준한 지형 때문에 외부에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그만큼 오래된 생활방식과 지역 문화가 남아 있다.

1부에서는 특히 ‘정말 이런 것이 있을까’ 싶은 소문을 직접 찾아 확인한다.

엔진 하나 없이 녹차밭을 질주하는 나무 자동차부터 12m 기둥 위에 지은 집, 높은 나무 위에 설치하는 전통 벌통, 주민 한 명이 고향을 지키는 산골 마을까지 등장한다.

관광 명소를 따라가는 여행과는 다른 방식이다. 사람들의 생활 속에 남아 있는 독특한 풍경과 이야기를 하나씩 따라가며 튀르키예 북동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EBS1 ‘세계테마기행-튀르키예 북동부, 소문 추적기’ 1부 ‘화제의 풍경, 진짜?’는 9월 14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