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양자공격 비용, 두 달 새 86% 급락…구글보다도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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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 양자공격 핵심 비용추정, 두 달 만에 86% 급감
100여 연구자·AI 에이전트 참여, 구글 3월 수치도 넘어섰다

비트코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암호화 방식을 양자컴퓨터로 공격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연산 비용 추정치가 두 달 만에 86% 떨어졌다. 이더리움 재단과 세타랩스(Theta Labs), 스타크웨어(StarkWare) 등 여러 기관 연구자들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100명이 넘는 연구자와 AI 에이전트가 참여한 크라우드소싱 챌린지 결과를 담은 논문을 아카이브(arXiv)에 공개했다. 새로 도출된 회로 성능 점수는 구글 퀀텀AI가 지난 3월 내놓은 벤치마크보다도 50% 이상 낮아, 양자 공격에 필요한 자원 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

ECDSA.Fail 챌린지, 두 달간 점수 86% 낮춰

논문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공동으로 쓰는 타원곡선 secp256k1에 대한 “점 덧셈” 연산 회로의 벤치마크 점수가 107억 5,000만에서 14억 9,600만으로 떨어졌다. 이 점수는 논리 큐비트 수와 토폴리 게이트 수를 곱한 값으로, 낮을수록 공격에 필요한 양자컴퓨터의 규모와 작업량이 적다는 의미다. 최종 선두 회로는 논리 큐비트 1,151개와 토폴리 게이트 약 130만 개를 썼다.

이 결과는 아이겐랩스(Eigen Labs)가 5월 말 시작한 ECDSA.Fail이라는 공개 경쟁에서 나왔다. 구글은 3월 논문에서 자원 임계값과 영지식증명만 공개하고 실제 회로는 내놓지 않았지만, 검증 도구는 함께 배포했다. 아이겐랩스는 5월 30일(현지시각) 이 검증 도구로 공개 리더보드를 만들었고, IEEE 스펙트럼(IEEE Spectrum) 보도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8시간 만에 구글이 공개한 결과치에 도달했고 약 72시간 만에 이를 넘어섰다.

구글보다 50% 낮은 점수…“직접 비교는 어렵다” / AI 생성 이미지
구글보다 50% 낮은 점수…“직접 비교는 어렵다” / AI 생성 이미지

구글보다 50% 낮은 점수…“직접 비교는 어렵다”

논문이 제시한 7월 26일 마감 기준 최종 점수는 구글이 3월 발표한 약 30억 점보다 50% 이상 낮았다. 논문에 따르면 새 회로의 점수는 약 15억으로 환산되며, 쇼어 알고리즘이 실제로 이 연산을 쓰는 방식에 맞춰 다시 조정한 두 번째 버전은 약 19억 6,000만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구글 수치보다는 낮은 값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 비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세타 기술 책임자 지에이 롱은 인터페이스와 계산 방식의 차이를 이유로, 챌린지 결과를 구글의 결과보다 우월하다고 섣부르게 결론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감 이후에도 제출은 이어져 한 설계는 토폴리 게이트 수를 95만 2,707개까지 낮췄고, 다른 설계는 논리 큐비트를 813개까지 줄였다.

“공격은 아니다”…그래도 좁아지는 여유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실제 공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점 덧셈 연산은 쇼어 알고리즘 내부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계산 단계로, 오류 정정이 가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이미 온체인에 공개된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복원하는 데 쓰일 수 있는 구성 요소다. 회로가 저렴해진다고 해서 그런 양자컴퓨터가 곧바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 보유자들이 확보한 시간적 여유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코인베이스 양자자문위원회는 6월 기준 약 700만 BTC가 공개키가 노출된 주소에 보관돼 있다고 추정했다. 스타크웨어 최고경영자 엘리 벤사손(Eli Ben-Sasson)은 자신의 X에 “양자 위협은 더 이상 하드웨어 문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AI 에이전트가 양자 공격까지의 간극을 좁히고 있고, 프로젝트가 이를 증명한다”고 적었다.

이더리움 2029년 12월 시한…업계도 잇따라 투자

이더리움 재단은 실행, 합의, 데이터 계층 전반에 걸친 양자 내성 보안 확보 시한을 2029년 12월로 정해 놓았다. 구글도 3월 발표에서 일정을 앞당기며 같은 시점을 제시한 바 있다. 지에이 롱은 X에 블록체인과 지갑, 커스터디 시스템, 스마트컨트랙트 전반의 마이그레이션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실제 공격을 수행할 기계가 존재하기 전부터 관련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도 대응에 나섰다. IR 8547 초안은 112비트 보안 수준의 기존 공개키 알고리즘을 2030년 이후 사용 중단 대상으로, 2035년 이후에는 전면 금지 대상으로 제안했다. 업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은 7월 최대 500만 달러(약 67억 원, 1달러 1,345원 기준)를 양자 방어 연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블랙록·코인베이스·스트래티지를 포함한 9개 기업은 3년간 총 1,500만 달러를 비트코인 보안 연구에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토폴리 게이트는 1980년 물리학자 토마소 토폴리가 고안한 양자연산 방식으로, 이번 챌린지의 벤치마크 산정 기준이 됐다. 연구진은 테스트가 회로의 계산 정확성만 검증한 것이며 실제 비트코인 개인키를 해독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