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DOJ 요청에 스캠마켓 신비개런티 자금 5200만달러 동결…USDT 통제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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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 도움받은 美 DOJ, 신비개런티 스캠조직 자금 700억원 동결
누적 압류 1조2600억원…美 재무부는 OFAC 통해 별도 제재

테더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테더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법무부(DOJ)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의 협조를 받아 중국어권 스캠 마켓 신비개런티(Xinbi Guarantee)와 연계된 가상자산 5,200만달러(약 700억원, 1달러 1,345원 기준) 어치를 동결했다. 이 과정에서 신비개런티가 벤더 대금을 받는 데 쓴 지갑 2개(1,200만달러·약 161억원 상당)를 압류했고, 자금세탁과 연관된 지갑 47개에 대해서도 추가로 동결명령을 신청했다. 테더는 9월 11일(현지시각) 성명에서 법무부가 자사의 ‘선제적 협조’를 공로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신비개런티 네트워크와 이번 압류 작전

신비개런티는 단일 사기 사이트가 아니라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운영된 서비스 허브였다. 미국 당국과 블록체인 연구기관에 따르면 이곳 벤더들은 사기 조직과 자금세탁업자, 가짜 투자 플랫폼 운영자, 인신매매 모집책을 서로 연결해줬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9월 7일 이 마켓이 쓰던 텔레그램 채널 압류를 승인했는데, 봉인 해제된 영장에 따르면 벤더들은 이 채널을 통해 자금세탁 서비스, 맞춤형 스캠 투자 사이트, 동남아시아 스캠 콤파운드 인력 모집 서비스를 광고했다.

워싱턴DC 연방검찰청은 신비개런티를 중국계가 운영하는 네트워크로 규정했고, 조치로 스캠센터 특별팀(Scam Center Strike Force)의 누적 압류 총액이 9억3,800만달러(약 1조2,600억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압류된 지갑이 전부 USDT를 보유했는지, 다른 어떤 디지털자산이 포함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갑 2개는 실제 압류(seizure) 대상이었고 나머지 47개는 별도로 동결명령(restraint order)을 신청한 것이어서 법적 단계도 서로 다르다.

테더의 역할과 최고경영자 발언 / AI 생성 이미지
테더의 역할과 최고경영자 발언 / AI 생성 이미지

테더의 역할과 최고경영자 발언

테더의 협조가 이번 작전에서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비트코인과 다른 통제 구조 때문이다. USDT 발행사인 테더는 법 집행기관의 정당한 요청을 받으면 특정 지갑에 있는 토큰을 직접 차단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 파올로 아르디노는 “이제 범죄 조직들은 디지털자산을 사용한다고 해서 법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테더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가 불법 금융 활동을 식별하고 차단하며 중단시킬 강력한 도구를 법 집행기관에 제공할 수 있음을 꾸준히 보여줬다”며 법무부에 감사를 전하고, “전 세계 기관들과 계속 자랑스럽게 협력해 악의적 행위자들이 USD₮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밝혔다. 테더는 지금까지 67개국 340여개 법 집행기관과 2,800건 이상의 사건에서 협력해왔고, 이를 통해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 이상의 불법자산 동결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신비개런티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법무부는 400명 넘는 피해자와 연관된 투자 사기 관련 가상자산 2억2,530만달러(약 3,030억원)에 대한 민사몰수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수사국과 비밀경호국은 테더와 거래소 오케이엑스가 2023년 의심 계정을 신고한 뒤 자금세탁 네트워크를 통해 테더 토큰 7개 그룹을 추적했다. 해당 사건은 이른바 ‘돼지도살’식 신뢰 기반 투자 사기와 관련이 있었고, FBI는 이런 가상자산 투자 사기로 인한 2024년 신고 손실이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테더는 이 밖에도 인신매매·로맨스 스캠 조직 관련 6,100만달러(약 820억원), 해외자산통제국과 공동으로 동결한 3억4,400만달러(약 4,630억원) 규모 사건에도 협조했다고 밝혔다.

美 재무부 별도 제재와 신비개런티의 실제 규모

같은 날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신비개런티를 ‘중대한 초국가 범죄조직’으로 지정했다. 아울러 신비개런티에 기술·금융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싱가포르 소재 세이프더블유테크놀로지와 캄보디아 소재 안웬테크놀로지도 함께 제재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신비개런티는 단속이 강화되자 지난해 6월경부터 판매자·자금세탁 네트워크를 세이프더블유의 암호화 메신저 앱으로 옮겼고, 안웬은 이 마켓이 쓰는 가상자산 지갑·결제 앱 ‘신비페이’, 일명 뉴페이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의 정책총괄 아리 레드보드는 “OFAC가 신비개런티를 제재한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후이원이 무너지자 신비개런티는 동남아시아 스캠 콤파운드의 대표적인 에스크로·현금화 창구가 됐고, 이를 산업적 규모로 수행하며 360억달러 이상을 굴렸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신비개런티가 2022년경부터 주로 동남아시아를 무대로 240억달러(약 32조원) 넘는 가상자산·법정화폐를 처리했으며, 북한 해커들과 제재 대상인 프린스그룹 연계 조직도 이 플랫폼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이 제시한 추정치는 시점에 따라 달랐다. 엘립틱은 지난해 5월 기준 신비개런티가 2022년 이후 최소 84억달러(약 11조3,000억원)를 처리했다고 추산했으며, 이 마켓 운영사는 2022년 미국 콜로라도주에 법인으로 등록돼 있었다. 올해 4월에는 누적 거래량이 210억달러(약 28조2,000억원)까지 늘었다고 추산했고, 영국이 지난 3월 26일 신비개런티를 제재한 뒤 19일 동안에도 5억500만달러(약 6,790억원)가 추가로 거래됐다고 밝혔다. 영국은 이 제재로 신비개런티와 연계된 영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이 플랫폼을 금융·무역·여행 네트워크에서 차단했다.

텔레그램 삭제 이후에도 되살아난 스캠 마켓

이번 단속에 앞서 텔레그램은 지난해 5월 연구자들이 자금세탁·사기 관여 의혹을 문서화하자 신비개런티와 후이원개런티 관련 채널을 차단했다. 엘립틱 자료에 따르면 두 중국어권 마켓은 2021년 이후 합산 350억달러(약 47조원) 넘는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램은 당시 스캠·자금세탁이 자사 이용약관 위반이라고 밝혔지만, 신비개런티는 새 채널을 통해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기준 엘립틱 조사에서는 후이원그룹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마켓 투도우개런티가 규모를 두 배 넘게 불려 하루 약 1,500만달러 상당의 가상자산 결제를 처리하고 있었다. 신비개런티 역시 이용자 기반을 다시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신저 계정 차단만으로는 이런 스캠 서비스 생태계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