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학자가 본 '파주 카페 냉동창고' 사건…“곳곳에서 계획의 흔적들이 보인다”

작성일

범죄심리학자가 본 '파주 카페 냉동창고' 사건
"처음부터 죽이려고 불렀다"

경기 파주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범행이 사전에 계획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유튜브 '박성태의 뉴스쇼'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유튜브 '박성태의 뉴스쇼'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구독자 164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곳곳에서 계획의 흔적들이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범행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인 8월27일 새벽 카페 CCTV에 냉동창고가 들어가는 모습이 나왔다"며 "원래 있던 냉동창고인지, 범행 직전에 들여온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 B씨는 지난 3일 경기 파주의 한 카페를 찾았다가 냉동창고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카페 폐쇄회로(CC)TV에는 이날 오전 11시13분께 B씨와 카페 주인 A씨가 냉동창고에 함께 들어간 뒤 A씨만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카페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았다는 점도 계획범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꼽았다.

오 교수는 "종업원들에게 그날은 출근하지 말라고 했다"며 "범행을 하기 위해 목격자들을 차단하기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닌가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유튜브, 박성태의 뉴스쇼
B씨 시신이 발견된 냉동창고에 수백억 원 상당(액면 표기 기준)의 위조 상품권이 보관돼 있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이 사건 배후에 범죄 조직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오 교수는 "상품권 위조를 인쇄소에 의뢰한 사람은 A씨로 밝혀졌지만, A씨도 조직의 일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액의 위조상품권) 제작과 유통을 혼자 힘으로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경찰도 이 사건이 (범죄)조직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측면에서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B씨를 냉동창고에 가둔 뒤 여러 차례 내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된 점도 언급했다.

그는 "피해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실수로 문을 닫은 것이었다면 사람의 상태를 확인한 뒤 빨리 구호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A씨가 처음에는 살인을 염두에 두고 냉동창고를 설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후에는 우발적으로 문을 닫았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인들이 통상 주장하는 것은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냉동창고와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한 점 등을 보면 계획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경기 파주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살인 혐의로 구속된 30대 카페 주인 A씨뿐 아니라 가짜 상품권 범행에 가담한 공범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시신 옆에서는 500억원대 가짜 백화점 상품권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서울에 사는 피해 여성 B씨를 파주에 데려다준 C씨를 9일 상품권 위조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상품권 거래를 중개하는 브로커로 알려졌다. 카페 주인 A씨는 갖고 있던 상품권을 제3자에게 팔기로 했고, 피해 여성 B씨는 이 제3자의 의뢰를 받아 상품권의 진위를 확인하는 등 중간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 3일 오전 C씨 차를 타고 파주에 와 A씨를 처음 만났다.

경찰은 C씨가 B씨를 A씨에게 데려다준 경위와 가짜 상품권 범행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C씨가 B씨 감금에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7월 말 인쇄업체를 찾아가 “영화 촬영용으로 쓰려고 한다”며 5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과 비슷한 상품권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이 실제 상품권과 똑같이 만들 수 없다고 하자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상품권 뒷면에는 ‘촬영용’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사건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 카페에 냉동창고를 설치했다. A씨는 추운 냉동창고에서 상품권을 확인하면 위조 여부를 꼼꼼하게 살피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범행에 이용하려고 냉동창고를 미리 준비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지난 3일 집을 나서면서 가족에게 “큰돈 때문에 일이 있어 해결하러 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이날 오전 11시 13분쯤 이 냉동창고에 함께 들어갔고 잠시 뒤 A씨만 나왔다. B씨는 이후 약 26시간 동안 냉동창고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범행 전 생성형 AI에 “사람을 냉동창고에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직접 검색했으며, 감금 후에도 창고를 여러 차례 드나들며 피해자의 상태를 살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