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는 씻은 뒤 완전히 말려 얼음틀에 다져 넣고 얼려보세요, 향이 오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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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은 허브 그대로 얼리면 향이 빠진다
말려서 얼음틀에 넣는 순서가 핵심이다

허브 보관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허브 보관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가을 요리를 준비하며 시장이나 마트에서 허브 한 다발을 통째로 사 오는 일이 많아지는 시기다. 로즈마리 몇 가지만 요리에 쓰고 남은 바질과 파슬리는 냉장고 채소칸에 넣어 둔 지 며칠 만에 색이 죽고 물러지기 마련이다. 씻어서 넣어 두면 안심이라고 여겼던 습관이 실은 허브를 더 빨리 버리게 만드는 원인일 수 있다.

씻은 뒤 곧바로 밀폐하는 습관부터 다시 봐야 한다

허브를 사 오자마자 씻어서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두는 집이 많다. 그런데 씻은 잎에 물기가 남은 채로 밀폐하면 오히려 더 빨리 물러진다. 표면에 남은 물방울이 갈 곳 없이 갇혀 있으면 그 습기가 곰팡이와 무름이 자리 잡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씻는 시점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보관 기간이 달라진다. 바로 요리에 쓸 게 아니라면 씻는 일은 먹기 직전으로 미루고, 흙이나 이물질이 걱정돼 미리 씻어야 한다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보관을 시작하는 것이 낫다.

부드러운 잎 허브는 물에 담가 씻고 탁탁 털어 말린다 / AI 생성 이미지
부드러운 잎 허브는 물에 담가 씻고 탁탁 털어 말린다 / AI 생성 이미지

부드러운 잎 허브는 물에 담가 씻고 탁탁 털어 말린다

바질, 파슬리, 고수, 딜처럼 잎이 부드럽고 줄기가 연한 허브는 줄기를 잡고 잎 부분을 찬물에 담갔다가 흔들어 턴다. 흐르는 물을 바로 대면 잎이 눌리거나 멍이 들 수 있어서, 물에 담가 흙과 먼지를 가라앉히는 방식이 잎을 상하지 않게 지킨다. 씻은 뒤 남은 물기는 마른 수건이나 키친타월로 감싸 최대한 털어낸다.

조리대 위에 세워 두고 실온에서 보관할 거라면 물기를 조금 덜 신경 써도 된다. 잎이 선 채로 자연스럽게 마르기 때문이다. 다만 냉장고에 넣을 계획이라면 물기가 남은 상태로 밀폐하지 않도록 마른 상태를 확인하고 넣어야 한다.

줄기가 억센 로즈마리·타임·오레가노는 통째로 헹궈 편다

로즈마리, 타임, 오레가노처럼 줄기가 나무처럼 단단한 허브는 찬물에 통째로 담가 살살 흔들어 씻은 뒤 깨끗한 수건 위에 펼쳐 말린다. 물기가 완전히 마르면 살짝 적신 종이타월로 감싸 다발로 묶고, 입구를 열어 둔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 채소칸에 둔다. 물꽂이로 오래 담가 두면 줄기가 짓눌려 물러질 수 있어 이 방식이 더 낫다.

이렇게 보관하면 바질은 약 일주일, 파슬리는 1~2주, 고수는 1주에서 10일 정도 상태를 유지하고, 로즈마리는 2~3주, 타임은 약 2주까지 쓸 수 있다. 이틀에 한 번씩 상태를 확인해 시든 잎이나 줄기를 골라내면 나머지 허브가 더 오래간다.

다져서 기름과 얼음틀에 얼리면 향이 반년 간다

장기 보관이 필요하면 얼리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다만 씻은 허브를 그대로 지퍼백에 넣어 얼리면 잎끼리 뭉쳐 얼음이 되고, 녹을 때 수분이 함께 빠져나가면서 향이 흐려진다. 굿하우스키핑은 허브를 완전히 말려 다진 뒤 얼음틀에 담고 기름을 채워서 얼리라고 안내한다.

이렇게 만든 큐브는 요리를 시작할 때 팬에 기름을 두르는 대신 통째로 넣어 녹이면 되고, 조리 마지막 단계에 향을 더할 때 그대로 넣어도 된다. 파슬리나 고수처럼 향이 은은한 허브는 실리콘 큐브 틀에 다져 담고 올리브오일을 채우는 방식도 널리 쓰인다.

가정용 냉동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중독 예방 수칙이 권장하는 영하 18도 이하를 유지해야 얼린 허브도 향과 질감을 오래 지킬 수 있다. 얼린 큐브는 얼음틀에서 꺼낸 뒤 밀폐용기에 옮겨 담아야 다른 냉동식품의 냄새가 배지 않는다.

저온으로 말리면 여섯 달까지 서랍 속에 둘 수 있다

허브를 오래 두고 쓰고 싶다면 말리는 방법도 있다. 씻어서 완전히 말린 허브를 식품건조기에 넣고 약 35~41도의 저온으로 잎이 손끝에서 바스러질 때까지 건조하는 방식을 굿하우스키핑은 권한다. 바질이나 파슬리 같은 부드러운 잎은 로즈마리, 타임 같은 억센 허브보다 마르는 시간이 짧다.

식품건조기가 없다면 오븐을 가장 낮은 온도로 맞추고 문을 살짝 열어 습기가 빠져나가게 하거나, 통풍이 잘되는 그늘진 자리에 걸어 자연 건조하는 방법으로 대신할 수 있다. 다 마른 허브는 밀폐용기에 담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면 최대 여섯 달까지 향을 유지한 채 쓸 수 있다.

말린 허브는 향이 농축돼 있어 요리에 넣을 때는 생허브보다 적은 양으로 시작하는 편이 낫다. 오레가노처럼 향이 강한 허브는 신선할 때 다 못 쓰고 남았다면 말려 두는 쪽이 오히려 더 오래 활용하는 방법이 된다.

허브버터·허브솔트로도 향을 옮겨 둘 수 있다

허브를 오일 큐브나 건조 외에 다른 형태로 옮겨 두는 방법도 있다. 타라곤을 잘게 썰어 부드러워진 버터에 섞으면 냉장으로 2주, 냉동하면 3개월까지 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굿하우스키핑의 설명이다. 같은 방식으로 로즈마리나 타임을 다져 버터에 섞어 두면 빵이나 스테이크에 바로 올려 쓸 수 있다.

차이브처럼 줄기가 가는 허브는 씻어 말린 뒤 굳이 다지지 않고 요리 위에서 가위로 바로 잘라 얹는 방법도 잎을 무르게 하지 않고 향을 살리는 길이다. 남은 허브를 굵은소금과 섞어 말려 두면 향이 밴 허브솔트가 되어 국이나 구이 요리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

형태를 무엇으로 옮기든 핵심은 같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밀폐해야 곰팡이와 무름을 막을 수 있고, 향을 오래 지키는 보관도 그 원칙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