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면 무조건 사 와라… 외국인 관광객 캐리어 가득 채운 '한국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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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입소문에서 글로벌 기념품으로, 비쵸비의 해외 진출 전략
방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여행 기념품으로 통하는 과자 '비쵸비'가 해외 매대로 진출한다. 오리온은 10일 비쵸비의 해외 판매를 본격 확대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일본 코스트코 37곳 동시 입점
오리온은 다음 달 일본 코스트코 37개 점포에 비쵸비를 한꺼번에 들여놓고, 내년 초에는 미국 코스트코에서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와 SNS 입소문이 현지 수요로 옮겨붙자, 이를 발판 삼아 판매망 자체를 해외로 넓히는 전략이다.
2022년 출시 3년 만에 '품절 대란'까지
비쵸비는 오리온이 지난 2022년 10월 처음 선보인 비스킷류 과자다. 메이플 시럽을 바른 통밀 비스킷 사이에 헤이즐넛 원물을 더한 두툼한 통초콜릿을 끼워 넣은 것이 특징으로, 출시 초기부터 인기를 끌며 일부 판매처에서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먼저 자리 잡은 인기가 3년 만에 외국인 관광객의 SNS 입소문을 타고 국경을 넘어서게 된 셈이다.
'더피' 모티브 된 호작도까지…에디션마다 화제성
비쵸비가 K-기념품으로 자리 잡은 데는 SNS의 힘이 컸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 가면 꼭 사야 하는 과자', '선물하기 좋은 한국 과자'로 소개되며 입소문이 퍼졌고, 일본 여행객이 '도쿄바나나'를 챙기듯 한국 여행의 필수 기념품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한국 전통의상을 패키지에 입힌 '코리아 에디션'과, 8가지 문화유산을 담은 '국립중앙박물관 에디션' 등 한국적 색채가 짙은 스토리텔링도 인기에 힘을 보탰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에디션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캐릭터 '더피'의 모티브가 된 문화유산 '호작도'가 담겨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코리아 에디션은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과자 카테고리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판매 상위 10곳이 죄다 관광 거점…매출 두 배 이상↑
이런 인기는 국내 판매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올해 1~8월 비쵸비 매출 상위 10개 판매처에는 서울역과 부산 자갈치시장, 잠실 석촌호수, 김포·인천공항, 제주 등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몰리는 지역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들 판매처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두 배 넘게 늘었다. 비쵸비 전체로 봐도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1~8월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서울역 대형마트에서 캐리어를 끌고 비쵸비 코너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는 게 유통업계의 전언이다.
코스트코 택한 이유는…"글로벌 대형 창고형 매장이 첫 관문"
오리온이 일본과 미국 진출의 첫 창구로 코스트코를 택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코스트코는 전 세계에 매장을 둔 대형 창고형 할인점으로, 한 번 입점하면 대량 판매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채널로 꼽힌다. 실제로 국내 K-푸드 브랜드들이 해외 진출 초기 코스트코나 아시안마트를 우선 공략한 뒤 현지 슈퍼마켓 체인으로 판로를 넓혀가는 경우가 많다. 일본 코스트코 37개점에 동시 입점하는 것은 개별 매장에 순차적으로 들어가는 방식보다 초반 화제성과 물량 확보 양쪽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수요 대느라 수출 물량도 빠듯…생산라인 2배로
늘어나는 국내 수요를 감당하느라 정작 해외로 내보낼 물량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리온은 지난 4월 전북 익산공장에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해 비쵸비 생산능력을 기존의 약 2배로 끌어올렸다. 국내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일본과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판매 국가와 유통채널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에서 제품력을 먼저 검증받은 뒤 해외 주요 유통채널을 공략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낸 꼬북칩과 참붕어빵의 성장 방식을 비쵸비에도 그대로 적용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리온만의 차별화된 제품력을 바탕으로 비쵸비를 글로벌 K-과자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리온은 한국적인 맛과 정체성을 앞세운 과자를 잇달아 해외 시장에 안착시켜 왔다. 꼬북칩은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판매되며 오리온을 대표하는 글로벌 과자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오리온의 스테디셀러 초코파이 역시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가 이끄는 오리온이 이번엔 비쵸비를 앞세워 같은 성공 공식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K-스낵 전반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관광객 수요로 검증받은 제품이 곧바로 현지 매대에 오르는 이번 사례가 다른 국내 제과업체들의 해외 진출 전략에도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