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외출 후엔 현관서 옷부터 갈아입어보세요, 재채기가 확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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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콧물·재채기, 창문 닫아도 안 낫는 이유는 옷과 머리카락에 붙은 꽃가루
귀가 후 20분 루틴과 침구 세탁법으로 실내 꽃가루를 줄이는 방법

9월에 접어들면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면 환삼덩굴과 쑥, 돼지풀 같은 가을철 잡초의 꽃가루가 부쩍 늘어난다. 창문을 꼭 닫고 며칠씩 집에만 있어도 콧물과 재채기, 눈 가려움이 가시지 않는다면 문제는 집 밖이 아니라 이미 집 안에 들어온 꽃가루일 가능성이 크다. 외출할 때 입었던 옷과 신발, 머리카락이 꽃가루를 그대로 싣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창문만 닫으면 안전하다는 생각은 절반만 맞다
이중 전문의 자격을 가진 내과·면역학 전문의 타니아 엘리엇(Tania Elliott)은 계절 알레르기가 현관 앞에서 멈추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꽃가루는 옷과 반려동물 털, 신발에 붙어 실내로 옮겨진 뒤 카펫과 소파 틈에 자리를 잡고, 그 자리에서 집먼지진드기·곰팡이와 뒤섞여 증상을 더 오래 끌게 만든다.
그러니까 창문을 닫아두는 것만으로는 절반의 방어에 그친다. 겉모습이 깨끗해 보이는 집이라도 옷과 몸에 이미 붙어 들어온 꽃가루가 남아 있을 수 있고, 이를 얼마나 빨리 씻어내느냐가 나머지 절반을 결정한다.

꽃가루가 재채기로 바뀌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는 면역체계가 꽃가루를 침입자로 오인해 생기는 반응이다. 몸이 꽃가루를 이물질로 인식하면 면역글로불린 E(IgE)라는 항체를 만들어내고, 이 항체가 자극한 세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이 재채기·콧물·눈 가려움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같은 학회는 알록달록한 꽃을 피우는 식물의 꽃가루는 대개 벌레가 옮겨주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 않지만, 가루처럼 가볍고 바람에 잘 날리는 꽃가루를 만드는 식물이 진짜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국내에서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환삼덩굴·쑥·돼지풀 같은 잡초의 꽃가루가 이 역할을 맡아, 봄철 나무 꽃가루가 잦아든 뒤에도 콧물과 재채기가 이어지는 이유가 된다.
귀가 후 20분이 하루치 콧물을 결정한다
AAAAI는 꽃가루 노출이 심한 날 밖에 있었다면 집에 들어오는 즉시 샤워하고 머리를 감은 뒤 옷을 갈아입으라고 권한다. 순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짜면 효과가 커진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고, 겉옷은 곧바로 세탁바구니에 넣는다. 이때 옷을 벗어 침대나 소파에 잠깐 걸쳐두는 습관이 가장 흔한 실수인데, 꽃가루가 그 자리에서 침구와 방석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옷을 정리한 뒤에는 곧바로 욕실로 가서 몸을 씻고 머리카락에 붙은 꽃가루까지 샴푸로 씻어낸다. 특히 잠들기 전 이 순서를 지키면 베개와 이불에 꽃가루가 옮는 것을 막을 수 있어 밤새 코막힘으로 뒤척이는 일이 줄어든다.
세탁바구니에 넣은 옷은 꽃가루가 많이 날린 날일수록 그날 안에 세탁하는 것이 좋다. 옷장 안에 며칠 걸어두면 그 안의 다른 옷에도 꽃가루가 옮아 다음에 입을 때 다시 증상을 부를 수 있다.
침실은 꽃가루와 가장 오래 맞닿는 공간이다
메이요클리닉은 이불과 베갯잇, 담요를 최소 주 1회 54도 이상 뜨거운 물로 세탁하라고 권한다. 베개와 매트리스에는 집먼지진드기를 막는 커버를 씌우고, 카펫을 없앨 수 없는 방이라면 작은 입자까지 잡아주는 필터가 달린 청소기로 매주 청소하는 것이 좋다.
베갯잇과 이불은 얼굴과 몇 시간씩 맞닿아 있어 소량의 꽃가루도 매일 쌓이면 증상을 키운다. 세탁 온도를 54도 이상으로 맞추는 이유도 여기 있는데, 일반 세탁기의 온수 세탁 코스를 활용하면 국내 가정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침구와 함께 잠옷도 같은 주기로 세탁하면 얼굴에 닿는 꽃가루 양을 한 번 더 줄일 수 있다.
외출 전후 관리로 유입을 한 번 더 막는다
AAAAI는 밤에는 창문을 닫아두고 가능하면 에어컨을 사용해 공기를 식히고 건조하게 유지하라고 안내한다. 잔디를 깎거나 낙엽을 쓸어야 한다면 꽃가루가 크게 일어나므로 마스크를 쓰고, 끝난 뒤에는 옷을 바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이불이나 옷을 실외에 널어 말리는 것도 꽃가루가 잦은 시기에는 피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자동차로 이동할 때는 창문을 닫아두는 편이 낫다. 여기에 더해 외출 시 선글라스나 마스크를 챙기면 눈과 코에 직접 닿는 꽃가루 양을 한 번 더 줄일 수 있고,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산책 후 발과 털을 닦아주는 것도 같은 원리로 도움이 된다. 공기청정기를 쓴다면 미세입자를 잡아주는 필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창문을 열어야 할 때는 꽃가루가 적게 날리는 비 온 다음 날이나 바람이 약한 시간대를 고르는 것이 좋다.
증상이 반복되면 집안 관리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은 재채기·콧물·코막힘·가려움이 반복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고 안내하며, 꽃가루가 많은 날은 외출을 줄이고 마스크 등으로 노출을 최소화하라고 권한다. 위에서 소개한 귀가 루틴과 침구 관리는 노출을 줄이는 예방적 조치일 뿐, 진단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숨쉬기가 힘들거나 눈이 심하게 부어오르는 등 증상이 집안 관리로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 꽃가루를 미리 파악해두는 것도 다음 가을을 조금 덜 힘들게 나는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