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세' 박지훈, 아시아 투어 끝에서 전한 진심…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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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11개 도시 거쳐 서울 앙코르로 마무리한 'RE:FLECT'
배우로 전성기 맞은 순간에도 놓지 않은 가수 무대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 YY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 YY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겸 배우 박지훈이 서울 앙코르 공연으로 아시아 팬콘 대장정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박지훈은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26 PARK JI HOON ASIA FANCON [RE:FLECT] ENCORE IN SEOUL(2026 박지훈 아시아 팬콘 [리:플렉트] 앙코르 인 서울)'을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 위키트리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 위키트리

지난 13일 찾은 현장은 공연 시작 전부터 수많은 팬으로 북적였다. 현장에서 만난 김현정(31) 씨는 "드라마 '약한영웅'을 보고 입덕했는데 앙코르 콘서트를 한다고 해서 바로 달려왔다"며 "앞으로 작품 활동을 하면 이렇게 볼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서 오늘 많이 담아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YY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YY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공연은 아시아 각지에서 이어온 'RE:FLECT' 팬콘 투어를 마무리하는 서울 앙코르 공연이다. 긴 여정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 박지훈은 짧게 자른 머리로 무대에 등장했다.

이날 박지훈은 'WING(윙)'을 시작으로 'Serious(시리어스)', 'GOTCHA(갓차)'를 연달아 선보이며 강렬하게 포문을 열었다. 이어 'Bodyelse(바디엘스)', 'Driving(드라이빙)', 'NITRO(니트로)', '360', '새벽달' 등 다양한 분위기의 곡을 선보이며 폭넓은 무대 스펙트럼을 펼쳤다.

특히 팬들 사이에서 일명 '배까도르'로 불리는 'Matador(마타도르)' 무대에서 박지훈이 퍼포먼스 도중 복근을 드러내자 큰 함성이 객석을 뒤덮었다.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YY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YY엔터테인먼트 제공

앙코르 공연을 위해 준비한 스페셜 무대도 열기를 더했다. 박지훈은 태민의 'Drip Drop(드립 드롭)'과 태양의 'I Need A Girl(아이 니드 어 걸)'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섬세한 표현력을 오가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쌓아온 무대 내공을 보여줬다.

팬들과 가까이 호흡하는 코너도 준비됐다. 주사위를 굴려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Let's DICE(렛츠 다이스)'에서 박지훈은 토끼 모자를 쓰는 의상 지령부터 '잠꼬대 톤으로 메이(팬덤명)에게 고백하기', 이모지를 보고 문장을 연기하는 미션 등을 수행하며 귀여운 매력을 드러냈다.

팬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시간에는 짧아진 머리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박지훈은 머리를 자른 이유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잘랐다"고 밝혔다.

실시간 문자 투표로 메이(MAY)의 마음을 알아보는 '도전 지훈벨' 코너도 눈길을 끌었다. '미운 지훈이 5명 vs 맨날 잔소리하는 아빠 지훈이'처럼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면 팬들이 현장에서 안내된 번호로 직접 투표하고, 박지훈이 어느 쪽에 더 많은 표가 몰릴지 예상하는 방식이다. 여러 질문이 이어진 가운데 박지훈은 팬들의 선택을 절반가량 맞히며 메이와의 호흡을 확인했다.

공연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박지훈은 메이를 향해 직접 쓴 손 편지를 공개하며 오랜 시간 자신의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아끼고 응원하는 표정으로 바라봐 주시는 걸 보니 여러분의 마음이 지금의 지훈이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며 "오늘도 저의 힘이 되어준 우리 메이들,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눈에 많이 담고 싶다"며 한동안 객석 곳곳을 바라보기도 했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준비 도중 몸살에 걸려 링거를 맞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팬들을 위해 무대를 반드시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이어갔다고 했다.

박지훈은 "이제 또 보고 싶을 텐데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메이 여러분들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며 "좋은 작품 혹은 음악으로 정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힘이 되어주셔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거듭 마음을 전했다.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YY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지훈 서울 앙코르 공연 현장 사진. /YY엔터테인먼트 제공

팬들과 포토타임을 가지며 공연의 순간을 함께 남긴 박지훈은 마지막 곡 'MAYDAY(메이데이)'를 세 차례 연달아 선보이며 끝까지 팬들과 호흡했다.

무대를 떠나기 전에는 객석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박지훈은 "너무 급하지 않게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이 되겠다"며 "자랑스러운 아티스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많이 지켜봐 달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번 서울 앙코르 공연을 끝으로 'RE:FLECT'의 긴 여정도 막을 내렸다. 박지훈은 도쿄와 서울을 시작으로 쿠알라룸푸르, 호찌민, 하노이, 홍콩, 타이베이, 방콕, 싱가포르, 마카오, 자카르타까지 아시아 11개 도시에서 팬들과 만났으며 다시 서울로 돌아와 앙코르 공연으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약한영웅 Class 1 포스터. / 웨이브 제공
약한영웅 Class 1 포스터. / 웨이브 제공

최근 박지훈의 행보를 보면 이번 팬콘 투어가 갖는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서바이벌 그룹 워너원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박지훈은 그룹 활동 종료 이후 솔로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해 왔다. 특히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에서 연시은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후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 역을 맡아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작품은 누적 관객 1600만 명을 돌파하는 흥행을 거뒀고, 박지훈 역시 20대 남자 배우 중 독보적으로 '대세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통상 아이돌 출신 배우가 연기자로 입지를 굳힌 뒤에는 작품 활동에 무게를 싣는 경우가 많다. 특히 특정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후 다시 아이돌 무대에 서는 것은 배우로서 구축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훈 ‘Bodyelse(바디엘스) 무대. / Mnet ‘엠카운트다운’,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방송 화면 캡처
박지훈 ‘Bodyelse(바디엘스) 무대. / Mnet ‘엠카운트다운’,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방송 화면 캡처

하지만 박지훈은 배우로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던 시기에 오히려 다시 무대를 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이후 첫 번째 싱글 앨범 'RE:FLECT'를 발표하며 약 3년 만에 가수로 컴백했다.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팬들과 가까이서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만큼 다시 직접 소통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가수 활동에 나선 뒤에도 배우 박지훈의 흥행은 계속됐다.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tvN 동시 방영에서 첫 회 5.8%로 출발해 최고 시청률 7.9%까지 올랐다. 3회부터 최종 12회까지 줄곧 7%대를 유지했으며 최종회 역시 7.6%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티빙에서도 공개 첫 주 유료 구독 기여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어갔다.

배우로 연이어 흥행작을 내놓는 동안 박지훈은 아시아 11개 도시를 도는 팬콘 투어까지 병행했다.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고 해서 자신의 출발점이었던 무대를 내려놓지는 않은 셈이다.

배우로서 어느 때보다 높은 곳에 오른 순간에도 박지훈은 다시 자신의 출발점인 무대를 찾았다. 지금의 자신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잊지 않고, 가장 주목받는 시기에 다시 출발점에 서서 초심을 되새긴 셈이다. 배우로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가수로서의 자리까지 묵묵히 지켜가는 박지훈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