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획하고 우리가 즐긴다" 함평 팽나무숲에 불어온 자치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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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면 주민들이 직접 제안한 가을 축제와 바람개비 동산, 12일 대성황 이루며 풀뿌리 민주주의 '활짝'

마을의 숨겨진 보물 같은 자연경관을 활용하자는 주민들의 작은 아이디어가 실제 대규모 가을 축제로 완벽하게 구현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주민 자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급부상하고 있다.
◆ 상상이 현실로…마을 총회가 쏘아 올린 기적
함평군 대동면 향교리에 자리한 수백 년 된 느티나무, 팽나무, 개서어나무 군락지는 그동안 조용한 시골 마을의 쉼터 역할을 해왔다.
이 아름다운 숲을 지역의 대표 명소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은 다름 아닌 대동면 주민들이었다.
대동면 주민자치회는 지난 7월 개최된 제2회 대동면 주민총회에서 이 숲을 활용한 축제를 열자는 안건을 상정했고,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의결을 거쳐 ‘2026 대동면 향교리 팽나무숲 가을축제 한마당’이라는 공식 주민제안사업으로 확정 지었다.
탁상행정이 아닌,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수요가 축제의 뼈대가 된 것이다.
◆ 남녀노소 홀렸다…볼거리·즐길거리 넘친 축제장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던 지난 12일, 주민들의 땀방울이 맺힌 팽나무숲 일원에서는 마침내 화려한 축제의 막이 올랐다.
주민들이 직접 구성한 농악대의 신명 나는 길놀이와 흥겨운 노래교실 공연이 축제의 시작을 알렸고, 이어 수준 높은 국악 공연이 고즈넉한 숲속에 울려 퍼졌다.
특히 이번 축제는 함평군 문화체육과가 주관하는 '2026년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 및 함평군 가족센터와 긴밀하게 연계하여 그 내실을 다졌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전통놀이 체험, 감성적인 라탄 바구니 엮기, 직접 떡메를 쳐서 만드는 인절미 시식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이 쉴 새 없이 이어져 방문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나질 않았다.
◆ 핫플레이스 등극! 오색빛깔 '바람개비 동산'
축제장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 또 다른 숨은 공신은 바로 '바람개비 동산'이었다.
이 역시 주민자치회가 발굴해 낸 또 다른 주민제안사업의 일환으로, 축제 개막 사흘 전인 지난 9일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구슬땀을 흘리며 완성한 역작이다.
수백 개의 오색 바람개비가 가을바람을 타고 일제히 돌아가는 장관이 연출되자, 이곳은 단숨에 남녀노소 누구나 카메라를 꺼내 드는 지역 최고의 '인생샷' 명소로 등극했다. 방문객들은 거대한 팽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개비를 배경으로 휴식을 취하며 완벽한 가을날의 힐링을 만끽했다.
◆ 풀뿌리 민주주의의 진화, 지자체도 '전폭 지지'
단순한 동네 잔치를 넘어 지역 자원을 활용한 훌륭한 관광 상품으로까지 손색이 없었던 이번 축제는, 기획부터 실행까지 오롯이 주민의 힘으로 일궈냈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행사를 진두지휘한 이재갑 대동면 주민자치회장은 “여름날 총회에서 이웃들과 함께 의결했던 상상 속의 사업이 이렇게 번듯한 축제와 아름다운 쉼터로 실현된 것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앞으로도 마을 구석구석을 살피고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어, 진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살기 좋은 대동면을 디자인해 나가겠다”고 벅찬 소회를 전했다.
행정 기관 역시 이러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남오 함평군수는 “행정 관청이 주도하지 않고 주민자치회가 스스로 지역의 잠재력을 찾아내어 훌륭한 축제로 승화시킨 이 과정 자체가 우리 군이 지향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눈부신 성과”라고 극찬하며, “주민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굳은 의지가 지역의 미래를 밝히는 훌륭한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절대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주민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함평 대동면의 마법 같은 가을 축제는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