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후보자 입에서 나온 네 글자…국민의힘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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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발상이 흉측하다”…헌정사상 실제 정당해산은 단 한차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취임 후 국민의힘의 위헌정당 해산 요건 해당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110명 국회의원이 소속된 제1야당이자 직전 집권정당을 해산시키려는 김 후보자의 발상이 흉측하다"며 "민주당 1당 독재를 만들겠다는 흉악한 발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은 "해산시켜야 할 정당은 오히려 검찰청을 해체한 범죄자 정당 민주당 아니냐"고 되물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논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후보자 앞으로 제출한 서면 질의에서 비롯됐다.
김 의원의 "국민의힘 정당해산 청구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자는 서면 답변서를 통해 "취임하게 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와 관련 사건 진행 경과를 면밀히 살펴 요건 해당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헌재는 정당해산이 정당활동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 제약이므로, 위헌성을 해결할 대안이 없고 해산 결정으로 인한 사회적 이익이 불이익을 초과할 수 있을 경우에 가능하다고 판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메시지의 방점은 '해산 검토' 네 글자에 찍혀 있다.
민주당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며 위헌정당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정성호 직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부터 해명해야 할 사람이 자신을 검증하는 야당의 해산을 입에 올렸다"며 "김 후보자가 검토할 것은 국민의힘 해산이 아니라 본인의 후보직은 물론 의원직 사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주장해 온 사람이 이제 제1야당 해산 여부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민주당이 왜 그렇게까지 김 후보자를 지키려 하는지 알 것 같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은 "김 후보자가 사퇴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추가됐다"며 "준연동형 비례제 꼼수 위성정당으로 국민 선택도 제대로 받지 않고 원내 입성한 기본소득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이나 검토하라"고 맞받았다.
정당해산은 법무부 장관이나 정부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 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경우 정부가 헌재에 해산을 제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정당을 해산하는 권한은 헌재에 있다.
정부가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국무회의 심의도 거쳐야 한다. 헌법 제89조는 '정당해산의 제소'를 국무회의 심의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헌재가 실제 해산 결정을 내리는 문턱도 높다. 헌법 제113조에 따라 정당해산 결정에는 헌법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헌재는 과거 정당해산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단순히 특정 정당의 일부 정책이나 구성원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이유만으로 정당 전체를 해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우리 헌정사에서 헌재의 정당해산 심판을 통해 실제 정당이 해산된 사례는 통합진보당이 유일하다.
정부는 2013년 11월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며 헌재에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409일간 심리가 진행됐고, 헌재는 2014년 12월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했다.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도 함께 상실됐다.
당시 헌재는 통합진보당 주도 세력이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추구하고 일부 구성원이 내란 관련 회합을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한 점을 근거로 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할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정당해산이 비례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김 후보자의 답변은 취임 이후 곧바로 국민의힘에 대한 해산심판을 청구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관련 사건 진행 상황과 헌재 결정 기준 등을 살펴 정당해산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겠다는 맥락이다.
하지만 제1야당을 상대로 정당해산 가능성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