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299대1 찍었는데, 공실 생겨...서울시가 재모집 한다는 '이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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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청약 경쟁률 vs 낮은 계약률, 공공한옥 수요의 진실은?
임대료 부담과 한옥 관리, 공공한옥 입주 포기의 핵심 이유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시 공공한옥 임대주택 일부가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로 반년 가까이 비어 있는 가운데, 재공고에서도 평균 200대 1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높은 관심이 실제 계약과 입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5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이달 초 실시한 서울시 공공한옥 일반주택형 미리내집 잔여세대 4호 입주자 모집에 총 831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207.8대 1이었다.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린 곳은 성북구 보문동6가 41-17 한옥으로, 574명이 접수했다. 이 주택은 올해 초 최초 모집 당시에도 9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재공고는 지난 1월 진행된 첫 입주자 모집에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4개 호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당시 서울시가 7개 공공한옥의 입주자를 모집하자 2093명이 신청해 평균 2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경쟁률과 달리 실제 계약까지 이어진 곳은 3곳에 그쳤다.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배경에는 다른 임대주택과의 중복 당첨, 한옥에서 실제 생활하는 데 대한 부담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SH는 공공한옥 임대주택이 지난해 처음 도입된 단독주택 형태의 새로운 임대주택 유형인 만큼 제도 시행 초기 과정에서 입주 포기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첨자 가운데 일부가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 동시에 공급된 다른 주거 선택지로 이동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공공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아파트 임대주택과 달리 마당을 갖춘 단독주택 형태라는 점이다. 한옥 특유의 구조와 시설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아파트와 다른 생활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주거 공간 자체의 매력뿐 아니라 관리와 유지에 드는 부담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임대료도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주택형 미리내집에 입주하려면 총자산가액 3억6200만원 이하, 월평균소득 130% 이하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맞벌이 가구는 소득 기준이 200% 이하로 적용된다. 그런데 같은 미리내집이라도 공급 유형과 주택에 따라 아파트형 임대주택보다 공공한옥의 주거비가 높게 책정되는 사례가 있다.
이번 잔여세대 모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보문동 한옥은 전용면적 51㎡ 규모다. 방 3개와 화장실 2개에 마당을 갖춘 주택으로 기본 임대조건은 보증금 1억400만원, 월 임대료 135만원이다.

아파트형 미리내집을 선택하면 더 낮은 주거비로 입주할 수 있는 사례도 있다. 아파트형 미리내집인 장기전세주택2는 가구당 총자산가액 6억6200만원 이하, 월평균소득 120% 이하 등의 기준이 적용된다.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 가운데 성동구 왕십리주상복합 47㎡의 임대보증금은 2억6208만원, 동대문구 이문3 복합공공청사 43㎡는 2억9562만원이다.
59㎡ 안팎의 주택을 원하는 수요자 역시 다른 선택지가 있다. 가회동 한옥은 전세형 상호전환을 적용할 경우 보증금 5억7900만원에 월 임대료 53만원의 조건이다. 같은 규모를 선호하는 입주자라면 성동구 청계SK뷰의 보증금 5억3742만원 등 아파트형 미리내집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월세 부담 없이 거주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SH는 공공한옥의 임대료가 높은 데에는 주택의 형태와 입지라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한옥은 일반적인 공동주택과 다른 특수한 주택 형태이고, 공급 물량 상당수가 종로구 등 서울 도심에 위치해 시세를 반영한 임대료가 책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SH는 이번 재공고에서 계약과 실입주로 이어지는 비율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했다. 서류심사 대상자 후보를 기존 모집인원의 6배수에서 12배수로 확대했고, 한옥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옥살이 지원 교육을 제공한다. 기수별 시설관리 서비스와 공동시설인 공유창고도 지원할 예정이다.
재공고에서도 수요 자체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잔여세대에 831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경쟁률이 207.8대 1에 달했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보문동 한옥에는 최초 모집 때보다 적은 인원이지만 여전히 574명이 신청했다.
이번에는 높은 신청률이 실제 계약률로 이어질지가 핵심이다. 최초 모집에서는 2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지만 최종적으로 계약한 주택은 3곳에 그쳤다. 청약 단계에서의 관심과 실제 한옥 생활을 선택하는 수요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SH는 이번 잔여세대의 최종 계약 결과를 바탕으로 임대료 조정 등 추가적인 제도 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제기되는 한옥의 관리 부담과 임대료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더 많은 실수요자가 공공한옥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입주 시기는 당초 모집 당시보다 늦어졌다. 행정 절차를 거쳐 이번 잔여세대 당첨자의 실제 입주는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다. 최초 공고에서 제시된 입주 시기가 올해 4~6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일부 주택은 반년 이상 공실 상태가 이어지는 셈이다.
SH가 소유한 잔여세대 4곳의 공실에 따른 직접적인 관리비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SH에 따르면 공과금은 주택 한 호당 분기별 10만원 안팎이다. SH는 공실 기간을 줄이고 공공주택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보완책 마련을 서두를 계획이다.
서울시는 입주 전까지 해당 공간을 방치하지 않고 연내 예정된 한옥 관련 행사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재공고를 통해 새 입주자가 결정되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공공한옥이 실제 거주 공간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될 수 있을지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