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9월 16일부터 시작인데...'이것' 없는 서울 버스 파업

작성일

1500대 셔틀버스·지하철 증편, 서울시의 비상수송대책은?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16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전면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시민 10명 중 8명 이상이 파업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서울시는 무료 셔틀버스 최대 1500대와 지하철 증편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할 예정이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1.3%가 시내버스 전면 파업에 반대한다고 15일 밝혔다. ‘매우 반대한다’는 응답이 43.0%, ‘대체로 반대한다’는 응답이 38.3%였다.

반면 파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9.9%였다. ‘대체로 찬성한다’가 8.3%, ‘매우 찬성한다’가 1.6%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도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70세 이상에서 파업 반대 비율이 85.6%로 가장 높았고 40대 85.2%, 60대 82.9%, 50대 81.7%, 30대 80.9% 순이었다. 19~29세에서도 71.1%가 파업에 반대했다. 특정 연령대에서만 반대 의견이 높은 것이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더 많았던 셈이다.

시민들이 파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 이동에 미칠 영향이었다. 파업에 반대한다고 답한 시민에게 이유를 복수로 선택하도록 한 결과 ‘출퇴근·통학 등 일상적인 이동에 큰 불편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80.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시민의 세금과 재정 지원으로 운영되는 공공서비스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7.0%였고, ‘노조의 요구 수준이 과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38.7%, ‘올해 1월에 이어 파업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 33.1%였다. ‘파업보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25.9%, ‘고령자·장애인 등 대체 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운 시민의 피해가 크다’는 응답은 24.6%였다.

반대로 파업에 찬성한 시민들은 버스 노동자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찬성 응답자 중 53.5%는 ‘장시간 근무 등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처우 개선이 운행 안전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응답은 45.5%, ‘물가와 생활비 상승을 고려해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1.4%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번 조사에서 서울시민의 시내버스 이용 빈도도 확인됐다. ‘거의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이 29.7%였고 ‘주 3~4회’가 24.7%, ‘주 1~2회’가 23.3%였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시내버스를 이용한다고 답한 시민은 전체의 77.7%였다.

파업 예고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16일 파업이 예고됐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응답은 33.4%에 그쳤다. 파업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고 있었다는 응답은 8.1%, 파업 예고 사실만 알고 있었다는 응답은 25.3%였다. 전체의 66.6%는 파업 예고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임금협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6일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15일 노사 양측은 노동위원회 2차 조정에 들어갔으며,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 적용과 임금 인상 등을 둘러싼 입장 차이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파업은 피할 수 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서울시가 마련한 비상수송대책이 가동된다.

파업이 실제로 시작되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버스를 대신할 무료 셔틀버스 운행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파업 당시 약 700대를 투입했던 무료 셔틀버스를 이번에는 최대 15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5개 자치구는 주거지와 주요 거점을 지하철역으로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최대 1300대 규모로 운행한다. 강남대로와 통일로, 도봉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는 별도의 무료 셔틀버스 10개 노선과 200여 대가 추가로 투입된다. 간선도로 셔틀버스는 자치구를 넘어 이동해야 하는 시민의 교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간선노선 셔틀버스 투입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지하철도 운행 횟수가 늘어난다. 서울시는 파업에 대비해 지하철을 하루 총 202회 증편할 계획이다. 출퇴근 시간대 운행을 평소보다 2시간씩, 하루 기준 총 4시간 늘리고 혼잡 시간대 열차 운행을 확대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막차 시간도 연장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막차를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운행할 계획이다. 버스 운행 중단으로 귀가 시간이 늦어지는 시민을 위해 심야 시간대 대체 교통수단을 확보하는 조치다.

마을버스도 대체 교통수단으로 활용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업체의 신청을 받아 일부 차량을 임시 간선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평소에는 지하철역이나 생활권 내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마을버스를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이동 지원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대체수단에 포함됐다. 서울시는 이번 비상수송대책에서 따릉이 무료 이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버스 이용 수요를 다른 교통수단으로 분산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자전거 이용은 이동거리와 도로 상황, 개인의 신체 조건 등에 따라 실제 이용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을 위한 교통대책도 마련됐다. 서울시는 파업 기간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운영을 임시로 중단하고 일반 차량의 통행을 허용할 예정이다. 적용 대상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이며 파업 시작부터 종료 시까지 시행된다. 중앙버스전용차로는 기존과 동일하게 버스만 통행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 자체를 분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초·중·고등학교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에 등교와 출근 시간을 1시간 조정하는 방안을 요청했다. 필요한 경우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15일에는 서울시교육청에도 서울 소재 초·중·고등학교의 등교시간과 교직원 근무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대상 학교는 초등학교 609곳, 중학교 390곳, 고등학교 319곳 등 총 1318곳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학교는 정상적인 학사일정을 운영하되 통학 여건에 따라 학교장 재량으로 등하교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기업에도 이동 수요를 분산해달라는 요청이 전달됐다. 서울시는 서울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 서울경제인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지회 등 4개 경제단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해당 단체 회원사는 모두 13만1686개사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기업별 여건에 따라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출근시간대 이동 수요를 분산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민들이 실제 파업 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교통정보도 마련돼 있다. 서울시는 120 다산콜센터와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 누리집과 SNS 계정, 도로 전광판, 각 정류소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교통 상황을 안내할 예정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모든 대체 교통수단이 동일한 방식으로 운행되는 것은 아니다. 무료 셔틀버스는 주요 거점과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운행하고,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증편과 막차 연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을버스는 임시 간선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며 따릉이는 자전거 이용이 가능한 구간에서 대체수단으로 활용된다. 시민들은 출발 전에 자신의 출발지와 목적지를 기준으로 이용 가능한 대체 교통수단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파업이 실제로 발생하면 서울에서는 올해 두 번째 시내버스 파업이 된다. 서울시는 지난 1월 파업 당시에도 무료 셔틀버스와 지하철 증편 등의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했다. 이번에는 당시보다 무료 셔틀버스 규모와 지하철 증편 횟수를 확대해 대응할 계획이다.

서울시민 10명 중 8명 이상이 파업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노사 협상은 15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실제 이동 불편은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6일 첫차 운행 여부를 앞두고 노사 협상이 어떤 결과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