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이란 원유대금 6100만달러 USDT 몰수 청구…바이낸스 계좌 세탁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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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이란산 원유대금 6100만달러 USDT 몰수 추진
바이낸스 계좌 이용 중국계 두 회사 통해 15억달러 이란 자금망 확인

미국 뉴욕남부지검(SDNY)이 이란산 불법 원유 판매 대금으로 추정되는 약 6100만달러(약 819억원, 1달러 1,343원 기준) 상당의 테더 발행 스테이블코인 USDT에 대해 민사몰수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이 자금이 이란 정부와 군,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혁명수비대(IRGC)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소송명은 “United States v. All USD Tether Held in the Following Cryptocurrency Addresses”(사건번호 1:26-cv-08010)로, 테더는 이미 트론 네트워크의 지갑 10곳에 있던 USDT를 동결한 상태다. 검찰은 홍콩 소재 두 회사가 바이낸스 계좌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했다고 지목했다.
홍콩 두 회사와 바이낸스 계좌…6100만달러 동결의 전말
검찰에 따르면 홍콩에 설립된 블레스드 트러스트(Blessed Trust Limited)와 헥사 웨일(Hexa Whale Trading Limited)이 바이낸스 계좌를 이용해 이란산 원유·석유제품 판매 대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했다. 블레스드 트러스트는 금융회사들에 자산관리·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로, 헥사 웨일은 원자재 브로커로 소개됐다. 두 회사 모두 미국 발행사를 통한 경우를 포함해 법정화폐를 가상자산으로 바꿔주는 온램프 서비스를 제공했고, 중국 석유 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었다.
테더는 트론 네트워크상 지갑 10곳에 있던 6119만2367.59 USDT를 동결했다. 지갑 2곳은 2025년 7월 26일, 나머지 8곳은 같은 해 6월 15일에 각각 동결됐고, 지갑별 잔액은 100만 USDT에서 1275만 USDT 이상까지 다양했다. 9월 14일(현지시각) 오나 T. 왕 미국 치안판사가 발급한 압류영장에 따라 FBI가 이 자산을 관리하게 되며, 테더는 토큰을 소각한 뒤 동일 가치의 USDT를 새로 발행해 뉴욕남부지검 관할의 FBI 통제 하드웨어 지갑으로 전송할 예정이다.

“엔티티 A” 네트워크가 처리한 15억달러…IRGC로 흘러간 자금
검찰이 “엔티티 A(Entity A)”로 지칭한 연계 지갑군은 최소 7개로, 이란산 원유 판매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15억달러(약 2조145억원) 이상을 주고받았다. 이 자금은 이란 거래소 노비텍스(Nobitex)와 IRGC 연계 가상자산 지갑, 검찰이 IRGC 위장 업체로 지목한 자금이체업체들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엔티티 A 지갑 중 하나(TU6Vd로 시작하는 주소)는 미국 재무부가 2023년 이미 제재한 이란 기업 세페르 에너지 자한 나마 파스와 연관된 금융망으로 연결됐다. 재무부는 세페르 에너지를 이란군 총참모부와 연계된 원유 판매 조직으로 설명해왔다.
검찰이 제시한 미국 금융망 경유 내역도 구체적이다. 컴퍼니-1로 특정된 홍콩 회사는 2024년 3~4월 11차례 전신송금으로 약 3715만달러를 헥사 웨일에 보냈고,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32차례 거래를 통해 약 4억4349만달러를 블레스드 트러스트로 보냈다. 헥사 웨일 내부 이전 자금 중 약 2220만달러와 별도 530만달러는 미국 소재 코레스펀던트 계좌를 거쳤으며, 두 회사 모두 해당 거래에 필요한 해외자산통제국 라이선스를 갖고 있지 않았다.
숀 S. 버클리 뉴욕남부지검 차장검사는 “오늘의 조치는 이란 정부와 그 테러 대리 세력이 미국과 세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데 의존하는 불법 자금을 박탈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정부는 제재 대상인 원유의 불법 판매에 의존해 군사력을 키우고 중동과 전 세계에서 테러를 조장하며, 핵무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핵개발·탄도미사일 개발 같은 악의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 “당사는 제재 대상 거래 허용 안 해”…의회 논란도 겹쳐
바이낸스 측은 코인텔레그래프에 “바이낸스는 제재 대상 개인과의 거래를 허용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계정을 조사·제한·동결하는 등 법 집행기관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송이 바이낸스를 상대로 제기된 것이 아니며 바이낸스의 위법 행위를 주장하는 내용도 아니라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실제로 검찰의 민사몰수 청구는 지갑 10곳 속 USDT 자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바이낸스에 형사 책임을 묻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바이낸스는 이번 소송 전부터 두 회사와 관련한 의혹에 반박해왔다. 3월 6일 미국 상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바이낸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명백히 거짓이며 신뢰할 만한 근거가 없고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바이낸스는 법 집행기관의 요청을 받아 두 회사와 연관된 거래를 조사했고, 헥사 웨일은 2025년 8월 13일, 블레스드 트러스트는 2026년 1월 각각 별도의 내부 준법감시 검토를 마친 뒤 퇴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이낸스는 자사가 아는 한 어떤 바이낸스 계정도 이란 소재 주체와 직접 거래한 적이 없으며, 이란 거주·소재 고객의 플랫폼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논란은 올해 초부터 이어져 왔다. 월스트리트저널·포춘·뉴욕타임스는 2월 두 회사와 이란의 연관성을 보도했고, WSJ는 5월 보도에서 이란 연계 자금이 2026년에도 바이낸스를 통해 계속 흘러가고 있으며 한 이란 자금책이 2024~2025년 8억5000만달러(약 1조1416억원) 규모의 거래를 바이낸스에서 처리했다고 전했다. 바이낸스는 법무부가 관련 조사에 착수한 같은 달 이 매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미국 상원의원들은 바이낸스가 의회에서 허위 진술을 했는지, 자금세탁 방지 권고를 회피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한편 8월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제재 회피 활동의 중심에 있던 두바이의 무허가 거래소가 바이낸스로 최소 6억7600만달러(약 9079억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거래소는 바이낸스가 2023년 유죄를 인정하며 받아들인 모니터링 프로그램의 대상이다. 당시 바이낸스는 제재 및 자금세탁방지 위반으로 43억달러(약 5조7749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확대되는 이란 제재 캠페인…원유·가상자산으로 전선 넓어져
이번 조치는 미국이 이란의 가상자산 경로를 겨냥한 더 넓은 캠페인의 일부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6월 이란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노비텍스를 포함해 이란 플랫폼 4곳을 제재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달 디지털자산·기술·항공·금·해운 분야에서 발생하는 이란의 수익을 겨냥한 세컨더리 제재 계획을 발표했는데, 관계자들은 이를 “경제적 디데이”라고 표현했다.
이란산 원유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도 겹쳐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중동 에너지 시설과 원유 운송을 교란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시설 공격 이후 화요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107.59달러(1.81% 상승), 서부텍사스산원유가 103.35달러(1.93% 상승)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테더가 미 당국 요청에 협조해 특정 지갑의 토큰을 동결·소각하는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법무부는 중국어권 스캠 마켓과 연계된 가상자산 5200만달러 상당을 테더의 협조로 동결한 사례도 있었다. 검찰은 이번 소송에 담긴 혐의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법원이 몰수 판결을 내려야만 미국 정부가 자산의 영구 소유권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