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한국에 '4골' 얻어맞은 카타르 감독, 경기 후 심경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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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선발 총출동’ 한국, 카타르 4-1 대파… 아시안게임 4연패 첫발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카타르를 압도하며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4회 연속 금메달을 향한 여정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1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엄지성의 해트트릭과 김명준의 추가골을 엮어 카타르를 4-1로 제압했다.
이날 한국은 엄지성, 양현준, 배준호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최정예 멤버를 전면에 내세워 정면 승부를 걸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라인을 높게 올린 한국은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며 카타르를 거세게 압박했다.
선제골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반 7분 후방에서 김지수가 길게 찔러준 패스를 엄지성이 절묘하게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리며 침투했다. 엄지성은 각도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저 없이 과감한 슈팅을 시도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중원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배현서, 이기혁, 이승원은 부지런한 스위칭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의 시선을 교란했고 윙어인 엄지성과 양현준에게 넓은 공간을 만들어주며 카타르의 측면 수비를 지속적으로 흔들었다.
분위기를 압도한 한국은 카타르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추가골까지 뽑아냈다. 전반 20분 카타르 수비진이 클리어링 처리에서 서로 미루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자 이를 틈탄 엄지성이 득점으로 연결하며 일찌감치 멀티골을 완성했다.

엄지성의 발끝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이승원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완벽히 제쳐낸 뒤 낮게 깔아 차 준 크로스를 엄지성이 잡아냈다. 이어 골키퍼의 역동작을 빼앗는 절묘한 슈팅으로 골문을 가르며 전반전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한국은 전반전 동안 카타르에 슈팅은 물론, 단 한 개의 코너킥과 프리킥조차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3-0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에도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고 카타르가 방어에 급급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은 후반 21분 후방 빌드업부터 차근차근 전개된 완벽한 작품으로 네 번째 골을 만들었다. 김명준이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허물며 일대일 기회를 잡았고, 침착한 마무리 슈팅으로 4-0을 만들며 승부에 못을 박았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마무리를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 40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카타르의 하산 마르완에게 한 골을 내줬으나 남은 시간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통제하며 4-1의 완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대회 공식 웹사이트 ‘게임 허브’에 따르면 카타르의 호세 앙헬 시간다 감독은 고개를 숙이며 아쉬움을 표했다. 앙헬 감독은 "상대가 가진 능력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두 번의 실수를 했다"라며 "그로 인해 한국이 경기를 너무 쉽게 풀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때부터는 우리가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앙헬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는 "그럼에도 나는 우리 팀의 노력에 만족한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0-4로 뒤진 상황에서도 한 골을 넣었고, 훌륭한 팀을 상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싸웠다"라며 "내일은 새로운 날이고 3일 뒤에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새로운 기회가 있다.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당초 계획된 16개 팀이 아닌 15개 팀으로 치러진다. 한국과 카타르가 속한 D조의 이라크가 기권을 선언하면서 D조는 한국,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3개 팀만 편성됐고 조별 예선 역시 팀당 2경기씩만 치르게 된다. 1차전에서 패배를 안은 카타르는 오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앙헬 감독은 "우리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선수단은 젊다. 내일을 생각하고 있고, 오늘 일어난 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라며 다음 경기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첫 경기부터 유럽파 선수들의 활약과 견고한 팀플레이를 앞세워 대승을 거둔 한국은 4연패라는 대위업을 달성하기 위한 기분 좋은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