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앞둔 주호민 사건 특수교사…교육부가 '보호'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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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파일 증거 인정 여부, 교사 무죄 판단 갈린 이유
2년간 법정 분쟁 특수교사, 교육청의 집중 지원 결정
경기도교육청이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특수교사 A씨에 대한 밀착 지원에 나섰다. 대법원 판단을 앞둔 가운데 교권보호전담관을 배치하고 법률·상담 분야 전문인력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감 직속 교권보호단은 최근 A씨 사건을 ‘아동학대 피신고’ 사례로 분류하고 교권보호단 차원의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교권보호단은 교권침해 신고가 접수되면 사건을 아동학대 피신고, 교육활동 침해, 악성 민원 등 3개 영역으로 분류한 뒤 사안의 내용과 지속 기간 등을 검토해 직접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A씨에게는 우선 상근 교권보호전담관인 장학사 1명이 배치됐다. 교육청은 이 사건이 2022년부터 이어져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전담관을 우선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공모를 통해 선발한 300명의 교권보호전담관 가운데 변호인 등 법률·상담 분야 전문인력을 추가로 배정해 A씨를 1대1 방식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은 A씨의 형사재판 결과와 별개로 이뤄진다. A씨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이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가 현재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교육청의 지원은 재판 결과를 미리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법적 분쟁 과정에서 교사의 법률·상담 지원 필요성을 고려한 조치다.
A씨 사건은 2022년 9월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학습반 교실에서 발생했다. A씨는 당시 주씨의 아들인 9세 학생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문제의 발언은 학생의 어머니가 학생의 옷에 녹음 기능을 켠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킨 뒤 녹음된 파일을 통해 알려졌다.
주씨 측은 녹음된 내용을 근거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수사와 재판이 이어졌고, 1심과 항소심에서는 같은 녹음파일을 두고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판단이 엇갈렸다. 이 사건에서 특수교사의 발언 내용 자체뿐 아니라 해당 발언을 입증하기 위해 확보한 녹음파일을 재판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지난해 2월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1심은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했고 A씨의 일부 발언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다만 전체적인 발언이 교육적 목적에서 나온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는 제도다. 일정 기간 별다른 사유가 발생하지 않고 유예기간이 지나면 형 선고의 효력이 사라진다. 이 사건에서는 1심이 A씨의 발언 중 일부를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했다는 점이 항소심 판결과 함께 주목받았다.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수원지법 형사항소6-2부는 지난 5월 13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자녀의 옷에 녹음기를 넣어 교실에서 이뤄진 교사와 학생 사이의 대화를 녹음한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상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녹음파일과 녹취록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봤다. 피해 학생에게 장애가 있고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녹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학생과 어머니는 별개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녹음행위를 학생 자신의 녹음행위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녹음파일을 토대로 확보된 다른 자료 역시 증거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녹음파일을 기초로 작성된 고소장이나 진술조서 등 2차적인 자료까지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고, 검사가 제출한 다른 증거만으로는 A씨가 공소사실에 적힌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수원지검은 항소심 선고 이후 상고장을 제출했고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에 따라 현재 확정된 형사재판 결과는 항소심의 무죄 판결이며, 최종적인 법적 판단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가 교사의 수업이나 학생과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 이를 형사재판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법적 쟁점으로 다뤄졌다. 항소심은 이 사건의 녹음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한다고 봤고, 녹음파일뿐 아니라 이를 토대로 확보된 자료의 증거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올해 4월 30일 제3자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경우 그 녹음파일과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는지와 관련한 중요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민사소송에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별도의 사건으로, 주호민 씨 아들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과는 구분해야 한다.

주호민 씨는 항소심 무죄 판결 직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 당시 주씨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아동학대 여부 자체보다 이를 입증하는 증거의 법적 효력을 중심으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검찰의 상고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원단체들도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A씨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올해 5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 3단체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당시 탄원서에는 전국 유·초·중등·특수교육 교원 2만4000여명이 연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이런 상황에서 A씨에 대한 지원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교권보호단은 상근 장학사를 먼저 배치한 데 이어 법률 및 상담 분야 전문인력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사건이 대법원에서 심리되는 동안 교사의 법률 대응과 상담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이 2022년부터 이어져 교사 개인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상대 측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어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도 교권보호단의 지원 결정 소식을 듣고 안심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 사건은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상태이며 검찰의 상고로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별도의 교권보호 절차를 통해 A씨에 대한 법률·상담 지원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법원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