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나이 독점 깨고 전체 엔지니어에 앤트로픽 클로드 오푸스5 접근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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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라이벌 앤트로픽 클로드 오푸스5 사내 코딩용으로 전면 개방
제미나이 한계에 지친 엔지니어 불만 반영, 앤티그래비티서 쿼터제 운영

구글이 수년간 사내 엔지니어에게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만 쓰도록 해온 방침을 깼다. 이제 회사 전체 엔지니어가 경쟁사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신 코딩 모델 클로드 오푸스5(Claude Opus 5)를 사내 개발 플랫폼 앤티그래비티(Antigravity)에서 쓸 수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처음 보도한 이 소식은 안드로이드 헤드라인스, 테크리퍼블릭, 데이터코노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확인됐다.
다만 접근은 1인당 사용량 쿼터로 제한되며, 구글은 제미나이가 여전히 사내 개발의 기본 모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쟁사 모델을 자사 엔지니어에게 회사 전체 차원에서 열어준 것은 이례적인 정책 전환으로 평가된다.
제미나이로는 부족했다…엔지니어들의 불만
이번 정책 변화의 배경은 속도다. 구글은 제미나이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지만, 사내 개발자들은 복잡한 프로그래밍 작업에서 제미나이 플래시(Flash) 3.8 모델이 클로드 코드(Claude Code)나 오픈AI 코덱스 같은 특화된 코딩 도우미에 비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전까지 클로드 접근권은 구글 딥마인드 일부 팀과 우선순위가 높은 특정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만 허용됐다. 클로드 코드와 오픈AI 코덱스 같은 외부 코딩 도구는 대다수 일반 엔지니어에게는 막혀 있었다.
비슷한 사례가 이미 있었다. 아마존도 올해 초 직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클로드와 코덱스 같은 외부 AI 코딩 도구 사용을 허용했다. 구글의 조치는 이런 업계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앤티그래비티 안에서만, 쿼터도 걸렸다
구글은 엔지니어에게 외부 소프트웨어를 무제한으로 허용한 게 아니다. 오푸스5 접근은 구글의 개발 플랫폼 앤티그래비티 안에서만 가능하고, 1인당 사용량 쿼터가 엄격하게 적용된다.
앤티그래비티는 사내용 전용 도구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18일(현지시각)부터 일반에 공개 프리뷰로 제공되고 있는 에이전트 기반 개발 환경이다. 구글이 지난해 7월 비독점 라이선스·인력 계약으로 24억 달러(약 3조 2,600억 원, 1달러 1,360원 기준)에 확보한 윈드서프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이 계약으로 윈드서프 전 최고경영자 바룬 모한도 구글로 자리를 옮겼다.
구글 대변인은 “엔지니어는 앤티그래비티에서 선별된 서드파티 모델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외부 앤티그래비티 엔터프라이즈 제품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미나이는 여전히 사내 개발의 주력이자 기본 모델이며, 서드파티 모델은 특수한 활용 사례를 지원하기 위해 쿼터 안에서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경쟁자이자 투자자, 구글과 앤트로픽의 복잡한 관계
구글과 앤트로픽의 관계는 단순한 경쟁 구도로 보기 어렵다. 구글은 올해 초 앤트로픽에 최대 400억 달러(약 54조 4,000억 원, 1달러 1,360원 기준)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금액은 실제 집행된 투자액이 아니라 투자 상한선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2023년부터 버텍스 AI를 통해 앤트로픽의 모델을 기업 고객에게 재판매해왔다. 클로드 오푸스5가 구글의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에 파트너 모델로 새로 등재된 것도 최근 일이다.
분석 매체 FourWeekMBA는 이런 구조를 두고 자체 모델을 가진 구글이 경쟁사 모델을 스스로 통제하는 개발 환경 안에 들여놓았다고 짚었다. AI 경쟁에서 지속되는 자산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 그 모델이 돌아가는 개발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저장소·권한·리뷰 워크플로 같은 환경 요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고유의 가치를 쌓지만, 모델은 빠르게 발전하며 서로 교체가 쉬워진다는 설명이다.
테크리퍼블릭은 이런 흐름이 업계 전반의 새로운 패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모든 작업을 하나의 모델로 표준화하는 대신 보안·접근·거버넌스 계층만 표준화하고, 그 아래서 개발자가 여러 승인된 모델 중 하나를 골라 쓰는 방식이다.
AI 안전 경고 속에서도 이어지는 코딩 경쟁
공교롭게도 이번 정책 변화는 AI 안전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 구글 딥마인드를 떠난 전 AGI 안전 연구원 빌랄 추그타이는 AI 개발이 무모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통제되지 않은 발전이 인류에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추그타이의 경고는 앤트로픽 전 직원들과 에반 허빙거, 제프리 힌턴 같은 업계 과학자들이 최근 내놓은 유사한 우려와 맥을 같이한다. 이들은 프런티어 AI 경쟁 속도를 늦추기 위한 국제적 공조를 촉구해왔다. 앤트로픽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도 최근 “우리는 프런티어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제목의 에세이를 발표하며 균형 잡힌 개발 속도를 주문했다.
이런 경고에도 빅테크는 실용적 도구 도입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구글 엔지니어들이 앤티그래비티 안에서 앤트로픽의 최고 코딩 모델을 쓸 수 있게 된 변화는 당장의 업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