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대낮 구리 경찰서 휘젓고 다닌 뜻밖의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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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경찰서 난입, 야생 동물의 정체는?

경기 구리 경찰서에 뜻밖의 손님이 나타났다. 주로 밤에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야생 너구리 한 마리가 대낮 경찰서 곳곳을 돌아다니면서다. 소방대원들이 포획에 나서자 너구리는 주차된 차량 아래로 몸을 숨기고 무기고 쪽으로 달아나는 등 한동안 경찰서 안을 누볐다.

구리경찰서에 너구리 출몰 / 구리경찰서 제공
구리경찰서에 너구리 출몰 / 구리경찰서 제공

오전 10시 경찰서에 나타난 너구리

17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인 16일 오전 10시 12분께 경기 구리시 교문동 구리 경찰서에서 “너구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소방대원들은 포획용 그물망을 이용해 너구리를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놀란 너구리는 순순히 잡히지 않았다. 경찰서 곳곳을 돌아다니며 달아나던 너구리는 급기야 주차돼 있던 차량 아래로 몸을 숨겼다.

차량 밑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에도 추격은 끝나지 않았다. 너구리는 다시 무기고 쪽으로 달아났고, 결국 건물 벽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들어간 뒤 고립됐다.

소방대원들은 너구리를 안전하게 포획하기 위해 마취약을 사용했다. 포획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으며 너구리 역시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붙잡힌 너구리는 경찰서 뒤편 야산에 방생됐다. 대낮 경찰서에 난데없이 야생동물이 등장하면서 벌어진 소동은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차량 아래로 들어가 '빼꼼'... / 구리경찰서 제공
차량 아래로 들어가 '빼꼼'... / 구리경찰서 제공

야행성인데 대낮에 왜?…도심에서도 활동하는 너구리

너구리는 대표적인 야행성 동물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너구리는 일반적으로 해 질 무렵부터 새벽까지 연중 출몰한다. 다만 도시에서는 낮에도 활동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몰 지역 역시 특정 장소에 한정되지 않는다. 도시 전반에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으며 특히 녹지공원에 서식하거나 자주 출현한다.

하천도 빼놓을 수 없다. 하천 주변은 너구리가 몸을 숨기기 쉽고 먹이를 확보하기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동시에 도시 안에서 이동하기 좋은 공간이어서 주요 이동 통로로 활용된다.

너구리의 몸길이는 약 45~70cm, 체중은 3~10kg 정도다. 잡식성으로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고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데다 번식력도 높은 동물이다.

각종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 등으로 생활 주변과 도심으로 유입되는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본래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오는 동물이라기보다는 겁이 많아 사람을 피하려는 성향이 있지만, 생활권과 야생동물의 활동 영역이 겹치면서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생기는 셈이다.

공원에 나타난 너구리 / 제천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공원에 나타난 너구리 / 제천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귀엽다고 다가가면 안 된다…너구리 만나면 ‘거리 확보’부터

야생 너구리를 발견했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반려동물처럼 생각해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야생동물은 사람이 키우는 반려동물이 아니다. 외형이 귀엽다는 이유로 가까이 다가가 만지거나 손으로 직접 먹이를 주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사람의 접근이 야생동물의 방어 본능을 자극하면 물림이나 할큄 등 접촉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새끼를 양육하는 5~10월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평소보다 예민해지고 공격성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경쟁 대상으로 인식해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너구리는 광견병과 개홍역 등 각종 질병의 숙주가 될 수 있는 만큼 접촉 자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에서 만난 새끼 너구리 /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에서 만난 새끼 너구리 / 연합뉴스

길에서 너구리를 마주쳤다면 우선 걸음을 멈추고 일정한 안전거리를 확보한 채 상황을 살펴야 한다. 갑자기 뛰거나 등을 보인 채 달아나기보다는 너구리 쪽을 확인하면서 조용히 뒤로 물러나는 것이 권고된다.

큰소리를 내거나 불필요하게 자극해서도 안 된다. 거리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상황을 알려 추가 접촉을 막는 것이 좋다. 필요할 경우 옷이나 가방 등을 활용해 몸집이 커 보이게 함으로써 너구리가 사람의 존재를 인지하도록 하는 방법도 안내되고 있다.

만약 물리거나 할퀴는 등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면 병원을 찾아 감염병 전염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는 사람뿐 아니라 함께 있던 반려동물에도 해당한다.

새끼 너구리 보여도 데려오면 안 되는 이유…먹이·쓰레기 관리도 중요

울산 남구 태화강국가정원 산책로 인근에 둥지를 튼 야생 새끼 너구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
울산 남구 태화강국가정원 산책로 인근에 둥지를 튼 야생 새끼 너구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

반려동물과 산책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반드시 목줄을 착용해 야생 너구리가 나타났을 때 적정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린 너구리만 따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해서 곧바로 ‘미아’로 판단해 데려오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먹이 활동 등을 위해 어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임의로 데려오거나 구조센터 등에 인계하려 하기보다 먼저 거리를 두고 상황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너구리가 생활권으로 반복해서 들어오는 지역에서는 주변 환경 관리도 필요하다.

야생동물에게 지속적으로 먹이를 주면 사람의 생활공간을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너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곳에서는 먹이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유튜브, JTBC News

음식물 쓰레기 관리도 마찬가지다.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하지 않고 쓰레기통에는 덮개나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등 야생동물의 접근을 줄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울타리와 같은 접근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쓰레기장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너구리는 자연 생태계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담당한다. 잡식성으로 먹이사슬의 여러 단계에 위치해 다양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도심에서 너구리를 발견했을 때 필요한 것은 무작정 가까이 가거나 쫓아내려는 행동이 아니라 거리를 유지하고 사람과 야생동물 모두 다치지 않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번 구리 경찰서에 나타난 너구리 역시 소방대원들의 포획을 피해 차량 아래와 경찰서 곳곳을 돌아다니는 작은 소동을 벌였지만,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은 채 다시 야산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