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만원 더 내라고요?”…5년 전 3억 빌린 차주들, 이자 폭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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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3%대 대출금리, 이제 5~7%로 급상승하는 이유
5년 전 연 3%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금리 갱신 시점을 맞으면서 월 상환액이 수십만원씩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2021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신규 취급한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12조8875억원으로 집계됐다. 5년 고정형 주담대는 대출 실행 후 일정 기간 금리를 고정한 뒤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상품이다. 당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 상당수가 올해부터 금리 갱신 구간에 들어서면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당시 연 3% 안팎이던 대출금리가 현재 5~6%대로 높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4대 은행의 현재 주담대 고정금리 중간 수준인 연 5.9%를 적용해 금리를 갱신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 부담은 기존보다 수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권에서는 5년 전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금리 재산정 과정에서 체감하는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 차주가 체감하는 변화도 크다. 2021년 9월 당시 5년 고정형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3.11% 수준이었다. 이 금리로 3억원을 빌려 원리금을 균등하게 나눠 갚는 차주가 현재 연 5.9% 수준으로 금리를 갱신하면 월 상환액이 약 128만원에서 178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된다. 한 달에 약 50만원, 1년으로는 약 6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셈이다.
대출금리 상승은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졌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5년 주기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9월 16일 기준 연 4.89~7.29%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연 3.93~6.23%와 비교하면 금리 하단은 0.96%포인트, 상단은 1.06%포인트 높아졌다. 대출을 새로 받거나 기존 대출의 금리를 갱신해야 하는 차주가 마주하는 금리 수준 자체가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특히 5년 고정형 주담대의 금리는 일반적인 의미의 ‘완전한 고정금리’와 차이가 있다. 대출을 받은 뒤 5년 동안에는 약정된 금리가 유지되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변동금리 또는 새로운 금리 조건이 적용될 수 있다. 금리가 낮았던 시기에 대출을 받은 차주에게는 초기 5년 동안 금리 상승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금리 갱신 시점의 시장금리가 높아졌다면 이후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주담대 금리가 오른 배경에는 시장금리 상승과 은행의 조달비용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주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은행의 고정형 대출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9월 11일 연 4.578%까지 상승해 202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금리도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의 자금 조달 여건과 시장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기준금리뿐 아니라 미국 국채금리 등 글로벌 채권시장 움직임도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5%를 넘는 등 주요국 채권금리가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금리 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의 가산금리 역시 주담대 금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상품의 기준금리에 추가로 붙이는 금리로, 차주의 신용도나 담보 조건뿐 아니라 은행의 영업환경과 위험관리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올해 들어 일부 은행의 가산금리가 높아지면서 실제 대출금리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처럼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신규 대출에서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도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7월 신규 취급 주담대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8%대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7월에는 10%대 초반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는 금리 변화에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고정형은 일정 기간 금리가 묶여 있어 시장금리가 오르는 동안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지만, 고정기간이 끝나는 시점에는 새로운 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 변동형은 시장금리나 자금조달비용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는 대신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차주가 실제 적용받는 금리는 대출 시점과 상품 조건, 우대금리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의 높은 금리 수준은 이미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차주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집값 상승기에 주택을 매입하면서 대규모 주담대를 받은 차주라면 금리가 몇 퍼센트포인트 오르는 것만으로도 월 상환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대출 원금이 클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절대적인 이자 부담도 커진다.
예를 들어 3억원의 대출금에 연 1%포인트의 금리가 추가되면 단순 이자 계산만으로도 연간 이자 부담이 300만원 늘어난다. 실제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에서는 만기와 남은 원금에 따라 월 납입액이 달라진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원금 상환액과 이자를 함께 갚는 차주의 월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주담대 금리가 높아지면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도 확대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7월 신규 취급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298%포인트였다. 기준금리가 연 3%였던 2022년 10월의 0.966%포인트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대출에서 받는 금리와 예금 등에 지급하는 금리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출금리 상승은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과도 연결된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큰 차주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구입한 경우 금리가 같은 폭으로 상승하더라도 실제로 늘어나는 이자액은 대출 규모가 작은 차주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9월 1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7932억원으로 8월 말보다 3260억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담대 잔액은 620조6838억원으로 같은 기간 5893억원 줄었다. 금리 상승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가 대출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갱신을 앞둔 차주에게는 현재 적용금리와 앞으로 적용될 금리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같은 5년 고정형 상품이라도 대출 실행 당시의 약정 조건과 현재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는 다를 수 있다. 남은 원금과 상환기간에 따라서도 실제 월 상환액은 달라진다.
특히 대출 만기가 아직 많이 남은 차주라면 금리 상승이 장기간 누적될 수 있다. 반대로 대출 원금이 많이 줄어든 경우에는 같은 금리 상승폭이라도 실제 추가 이자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 있다. 금리 갱신을 앞둔 차주가 현재 적용금리, 남은 원금, 잔여 만기, 새로운 금리 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올해 들어 주요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5년 전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금리 갱신 시점이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시 연 3% 안팎이던 금리와 현재 5~7%대까지 올라온 대출금리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2021년 전후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금리 갱신 과정에서 자신의 대출 조건과 월 상환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