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류에 “YT-DLP로 수집”…음악 스트리밍 기업의 AI 학습 방식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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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노, 유튜브 오디오로 AI 학습시켰다 법원서 시인
YT-DLP 이용 확인…UMG·소니 소송전 격화 속 공정이용 항변

수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수노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AI 음악 생성 플랫폼 수노(Suno)가 유튜브 영상에서 오디오를 몰래 가져와 AI 모델 학습에 썼다고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인정했다. 마이키 슐먼(Mikey Shulman)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수노는 유니버설뮤직그룹(UMG)·소니뮤직그룹·캐피톨레코드가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 대응해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9월 1일(현지시각) 이런 내용의 서류를 냈다. 음악전문매체 뮤직비즈니스월드와이드가 이를 처음 보도했다. 대형 레이블들과 전면전을 벌이던 수노가 유튜브 무단 수집 사실을 공식 시인하며 소송전이 새 국면에 들어섰다.

법원 문서 12쪽 - “YT-DLP로 유튜브 오디오 확보”

문제의 시인은 뮤직비즈니스월드와이드가 확보한 법원 문서 12쪽에 담겨 있다. 문서는 “수노는 YT-DLP를 이용해 유튜브에서 학습 데이터용 오디오 데이터를 확보했음을 인정한다”고 명시했다. YT-DLP는 유튜브의 암호화 보호를 우회해 영상에서 음원을 추출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레이블 측이 낸 수정 소청장에는 YT-DLP와 함께 YT-DL이라는 도구도 명시됐다. 두 도구 모두 유튜브의 기술적 보호 장치를 무력화하고 저작권이 있는 녹음을 긁어내는 데 쓰였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이번 시인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수노는 이미 2025년 5월 레이블들에 YT-DL과 YT-DLP로 유튜브 오디오 파일을 내려받았다고 알린 바 있다. 9월 1일 제출된 서류는 그 사실을 소송 절차상 공식적인 disclosure로 확정한 것이다.

“공정 이용”이라는 항변 / AI 생성 이미지
“공정 이용”이라는 항변 / AI 생성 이미지

“공정 이용”이라는 항변

수노 측 변호인단은 원고인 세 회사가 “음악의 생산과 상업화에 대한 불법적 독점을 확대하는 반경쟁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학습에 쓴 것도 AI 모델이 “궁극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만큼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이번 소송은 2024년 소니뮤직그룹·유니버설뮤직그룹·워너뮤직그룹이 수노와 또 다른 AI 음악 업체 유디오(Udio)를 상대로 “상상하기 힘든 규모”의 저작권 침해를 저질렀다며 제기한 데서 출발했다. 이후 워너는 수노와 화해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피치포크 보도에 따르면 이 계약은 워너·수노와 AI 활용에 동의한 아티스트와 작곡가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고, 이들이 자신의 음악·명의 등 저작권 요소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유지하도록 보장한다.

수노는 앞서 법원에 소송 자체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하며, 레이블은 사람이 아니므로 법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person injured)”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겹겹이 쌓이는 법적 리스크

유튜브 무단 수집 시인 전에도 수노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7월 독일 뮌헨지방법원은 독일 음악저작권관리단체 게마(GEMA)가 제기한 소송에서 수노가 게마가 대표하는 음악으로 AI를 학습시킬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보니 엠의 ‘Daddy Cool’, 루 베가의 ‘Mambo No. 5’, 알파빌의 ‘Forever Young’ 등이 무단 학습에 쓰인 곡으로 지목됐다. 이 판결로 다른 AI 기업들도 앞으로 게마 저작권 목록의 음악을 쓰려면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한다.

최근에는 컨트리 가수 제이슨 이스벨이 수노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스벨은 수노 기술을 스타트렉의 사이보그 종족 ‘보그’에 비유하며, 플랫폼이 이용자에게 아티스트의 음악적 정체성을 동의 없이 베낄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노가 음악가들의 정체성을 “상당한 상업적 이익”을 위해 착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노 측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며 이에 맞서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스벨의 소송 이후 캐나다 작곡가·작사가·음악출판인협회도 수노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협회는 수노가 아브릴 라빈, 톰 코크런 등 캐나다 아티스트의 유명곡 최소 150곡을 무단 복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유튜브뮤직·지니어스·디저 등 여러 플랫폼에서 수노가 콘텐츠를 무단 수집했다는 사실이 해킹을 통해 드러난 적도 있다.

업계 파장 - AI 음악 산업의 딜레마

수노는 AI로 만든 ‘아티스트’ 자니아 모넷을 배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자니아 모넷은 최근 최대 300만 달러(약 41억 원, 1달러 1,370원 기준) 규모의 레코딩 계약을 맺으며 화제가 됐다. 이런 상업적 성과와 별개로, 학습 데이터 출처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AI 음악 산업 전체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애플뮤직은 디저·타이달에 이어 AI로 제작된 곡에 표시를 다는 라벨링 정책에 합류하기로 했다. 호주 음반산업협회도 전곡을 AI로 만든 트랙은 자사 차트 집계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수노는 최근 자사 플랫폼에서 만든 AI 음악을 바이닐로 제작해주는 서비스도 새로 선보였다. 소송이 잇따르는 동시에 사업 확장도 이어가는 모습이다. 앞서 프랑스 빌리브 뮤직 산하 튠코어가 수노와 유통 파트너십을 맺겠다고 밝힌 것도 이번 유튜브 시인이 담긴 법원 서류가 제출된 지 불과 일주일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