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정상화”…이 대통령, 기자회견 전날 밤 SNS에 이런 글 남겨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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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특정인 가족들과 기업이 특혜 독점해 온...”
대국민 기자회견을 불과 몇 시간 앞둔 17일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각,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직접 열었다. 올린 내용은 케이블카 특혜 정상화에 관한 것이었다. 전 국민의 시선이 다음 날 오전 기자회견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막판까지 정책 메시지를 직접 챙기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게시글은 남달리 눈에 띄었다.

이 대통령은 해당 SNS 게시글에서 "수십 년간 특정인 가족들과 기업이 특혜 독점해 온 케이블카가 이제서야 정상화된다"고 밝혔다. 공유한 글은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이 먼저 올린 것으로, 남산 등 일부 케이블카 사업의 불합리한 특혜를 바로잡기 위해 18일부터 개정 궤도운송법이 본격 시행된다는 내용이었다.
기자회견 전날 밤까지 메시지 직접 챙긴 대통령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꾸준히 보여온 행보가 있다. 늦은 밤이라도 SNS 게시글을 통해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 정책 성과 등을 직접 알리는 것이다. 단순히 공유 버튼을 누른 수준이 아니라, 짧게라도 자신의 언어로 메시지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18일 오전 대국민 기자회견에는 민감한 의제가 산적해 있었다. 공소취소 문제, 연임 개헌 문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인선 논란 등 하나하나가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들이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 대미 투자 문제 등 외교·안보 분야까지 더해졌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전날 밤까지 메시지 조율에 신경을 쏟고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 막판 시각에 올린 글이 케이블카 특혜 정상화였다는 점은 상징성이 있다. 정쟁의 무게가 집중된 기자회견 전야에도, 정책 방향성을 챙기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정희 시대 한 번 허가로 수십 년 독점…이제 만료 기한 생긴다
류 재정기획보좌관은 자신의 SNS에 "박정희 군사정권 때 단 한 번의 허가로 세대를 이어 운영되던 케이블카 사업은 대표적인 편익 독점 사례였다"고 썼다. 이 글을 이 대통령이 직접 공유하며 정상화 선언의 메시지를 더했다.
1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개정 궤도운송법의 핵심은 '허가 유효기간 도입'이다. 기존에는 한 번 허가를 받으면 사실상 영구적으로 케이블카 등 궤도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개정법은 여기에 최대 20년의 허가 유효기간을 못 박았다.
사업자는 유효기간 만료 2년 전부터 1년 전 사이에 관할 지방정부에 재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재허가 심사 기준도 구체화됐다. 앞으로 지방정부는 사업 목적과 운행계획은 물론, 안전 검사 결과, 운영실적, 환경 보전과 공공복리 증진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따져 허가 여부와 유효기간을 결정하게 된다.
이미 20년을 넘겨 운영 중인 사업자에게도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법 시행일로부터 2년 안에 재허가를 받도록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해당 조건에 해당하는 사업자는 전국 17개다.
남산 케이블카 65년, 설악산 케이블카 56년…대물림 독점의 실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이 남산 케이블카다. 1961년 사업 허가를 받은 한국삭도공업이 3대에 걸쳐 65년째 독점 운영하고 있는 구조다. 한국삭도공업은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설치 사업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내기도 했다. 경쟁 사업자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법적 대응이었다.
설악산 케이블카도 마찬가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사위였던 고 한병기 전 주유엔대표부 대사가 1971년 사업권을 받아 운행을 시작했고, 이후 지분이 대물림되며 56년째 이어지고 있다. 두 사례 모두 군사정권 시기 단 한 번의 허가로 수십 년간 가족 기업이 사실상 독점을 유지해 온 구조다.

류 보좌관이 이를 두고 "세대를 이어 운영되던 대표적인 편익 독점"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여기 있다. 남산과 설악산 등 20년 넘게 운영 중인 17개 사업자는 2년 이내에 엄격한 재허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케이블카는 대부분 국립공원이나 도심 명소처럼 공공성이 높은 입지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상 독점 위치에서 수십 년간 수익을 올리면서도 공공성 기준을 재검증받을 의무가 없었던 구조가, 이번 법 시행으로 깨지게 됐다.
재허가 심사 통과 못 하면 어떻게 되나
17개 사업자가 2년 안에 통과해야 하는 재허가 심사의 기준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단순히 시설이 운행 가능한 상태인지를 보는 것이 아니다. 사업 목적이 공공복리와 부합하는지, 환경 보전 계획은 갖추고 있는지, 실제 운영실적과 안전 검사 결과는 적합한지를 지방정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심사 기준이 구체화된 만큼, 수십 년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사업자라도 재허가가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 재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게 된다. 남산 케이블카와 설악산 케이블카가 어떤 결과를 받을지는, 앞으로 2년 안에 결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