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19명 111차례 추행한 교사… 징역 9년 → 4년, 감형 이유는?

작성일

음악실 등에서 제자 추행 혐의
피해자 13명과 합의 후 감형

중학교에서 자신이 가르치던 여학생 19명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전직 교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2형사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제자 19명 상대로 5개월간 111차례 추행 혐의

재판부는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명령했다.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음악 교사였던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약 5개월 동안 충남 소재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며 자신이 가르치던 여학생 19명을 111차례에 걸쳐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학생들의 허리를 감싸거나 배를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음악실 등에서 범행하고, 학생들에게 생활기록부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압박했다고 판단했다.

다른 학생들이 있는 장소에서도 신체 접촉을 이어갔으며, 이를 거부하는 학생을 '배신자'라고 부르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정황도 있다고 검찰은 봤다.

범행은 피해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A씨를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이후 A씨를 직위해제하고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1심 징역 9년… 항소심서 절반 이하로 감형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가장 안전해야 할 교육 장소에서 교사의 지위를 이용해 범행한 점과 사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했다.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는 혐의를 인정하며 다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취지로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범행의 중대성을 들어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원심부터 모든 혐의를 인정한 점과 피해자 19명 가운데 13명과 합의한 점 등을 새롭게 반영했다.

일부 피해자는 여전히 강한 처벌을 원하고 있으나, 재판부는 A씨가 합의하지 않은 피해자들을 위해서도 상당한 금액을 공탁한 점을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했다.

재판부는 대부분의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A씨가 파면돼 재범 위험성이 낮아진 점과 초범인 점 등도 함께 고려했다.

13세 미만 강제추행, 5년 이상의 유기징역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게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를 범한 경우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일반적인 강제추행죄보다 별도의 가중된 처벌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13세 미만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에는 성폭력처벌법 제7조의 특별 규정이 적용된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경우에도 같은 조가 정한 기준에 따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취업제한 명령도 가능

징역형과 별도로 성폭력 재범 방지를 위한 명령도 선고할 수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16조에 따르면 법원이 성폭력범죄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500시간 범위에서 수강명령이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함께 내려야 한다. 징역형 이상의 실형과 함께 선고된 이수명령은 원칙적으로 형기 안에 집행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는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해당 기관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취업제한 명령을 판결과 함께 선고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가 인정될 수 있으며, 취업제한 기간은 10년을 넘을 수 없다.

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해서도 별도의 취업제한 규정이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은 성범죄 등으로 형을 선고할 때 일정 기간 장애인 관련 기관의 운영이나 취업·노무 제공을 제한하는 명령을 함께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취업제한 기간은 10년을 초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