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에게 대문 열어주겠다는 이재명 정권... 안보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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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대한민국 안보의 최소한의 빗장마저 스스로 풀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부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 수용 방침을 두고 "간첩에게 대문을 열어주는 안보 포기 선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간첩에게 대문 열어주겠다는 이재명 정권, 국가 방패를 제 손으로 부수는 안보 포기 선언입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재명 정권이 대한민국 안보의 최소한의 빗장마저 스스로 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박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남북 민간 접촉 시 통일부 장관의 '신고 거부권' 폐지 법안을 수용하더니 사후 보고조차 묻지 않는 '자기완결적 신고제'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며 "전화와 이메일 등 간접 접촉 신고 의무를 아예 없애고, 대표적 반국가단체인 '조총련'과의 접촉 제한마저 풀겠다는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두고 "간첩에게 안방 대문을 활짝 열어주고, 대북송금과 공작 활동에 합법적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아찔한 '안보 무장해제'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국가 안위를 뒤흔들 명백한 위험 앞에서도 국가는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5년간 무려 90건의 불법 대북 접촉이 바로 이 조항 덕분에 차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실체 없는 '평화 타령'에만 매몰된 정부가 36년을 버텨온 국가의 방패를 허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정보원과 법무부가 입장을 바꾼 점을 문제삼으며 "안보의 최후 보루여야 할 국정원과 법무부의 비겁한 굴종은 더욱 개탄스럽다"며 "당초 '대남 공작에 악용돼 안보 위협을 초래한다'며 반대했던 이들조차 통일부의 억지 압박에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해 기관 본연의 사명을 내팽개친 참담한 직무 유기다"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 우리의 안보 현실은 낭만적인 평화 타령을 부를 때가 아니다"라며 "북한이 연일 미사일 도발을 일삼고 있고, 과거 6차 핵실험의 여파로 한반도의 잠자던 단층마저 깨어나 연쇄 지진의 공포까지 덮쳤다는 언론 보도마저 나온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엄혹한 현실 속에서 오직 대한민국 정부만이 나 홀로 무장해제를 외치며 굴종의 길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간첩 활동 합법화 법안이나 다름없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가 안보 시스템을 뿌리째 흔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안보 농단에 동조한 관계 부처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계속하는 오만한 정권의 말로는 오직 성난 민심의 준엄한 심판뿐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재명 정권의 남북 민간교류 무제한 허용, 북한은 칼끝을 겨누고 우리는 빗장을 푸는 꼴입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가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조 대변인은 "이재명 정권의 통일부, 국가정보원, 법무부가 조국혁신당과 함께 남북 민간접촉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제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등의 위험이 있을 때 국가기관이 남북교류를 불허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 수위를 거론하며 "북한은 국제법 논란 속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해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며 "반복적인 미사일 도발과 핵무기 고도화는 한반도에서 일상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북한은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모든 연락 채널을 단절했고,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했다"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한민족이 아닌 적국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방첩사부터 대공수사권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북한은 우리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는데, 왜 대한민국의 빗장만 여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은 북한에 남북 경협 예산 1515억을 편성하고, 북한이 허락하면 의료장비부터 지원하고 싶다고 말한다"며 "우리만 북한을 향해 저자세로 대문과 곳간문을 모두 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동영 장관은 향후 '재래식 군비 통제 방안도 논의하자'며 우리 국방력의 제한까지 언급했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남북 평화와 교류 협력은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북한은 지금 적대적 대결을 선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허리를 숙인다고 북한이 칭찬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상상적 평화'에 불과하다"며 "국민은 자존심도, 실효성도 없는 안보자해 행위에 개탄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확고한 안보태세와 압도적인 힘을 바탕으로 북한이 대화의 문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우리 국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고 낸 신고를 선별해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를 폐기하는 입법에 찬성 의견을 냈다.

17일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된 이 개정안은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3항의 삭제를 핵심으로 한다. 해당 조항은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미리 신고하도록 하고, 통일부 장관은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통일부가 이 조항을 근거로 북한주민 접촉 사전신고를 거부한 사례는 2022년 4건, 2023년 44건, 2024년 25건, 2025년 16건 등이다.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교류협력법의 목적과 취지인 교류협력 촉진, '신고제'에 부합하는 제도 운영, 민간의 교류협력 자율성 확대 등을 고려해 해당 개정안에 대해 '수용'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부처인 법무부와 국가정보원도 같은 입장"이라며 "향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지속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이후 36년 만에 남북 주민의 접촉을 제한하던 규정이 사라지게 된다.

국정원과 법무부는 그간 해당 조항 삭제에 반대해왔다. 국회 외통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해 9월 "수리 거부 요건 삭제는 남북 간 교류질서 문란 행위에 대한 관리 통제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존재하며, 특히 간접 접촉 신고 폐지로 북한 대남공작 활동에 악용될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국가 안보상 위협을 초래하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법무부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죄의 예방과 차단 측면에서 거부 사유를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두 기관은 지난 2월 통일부 주도 관계부처 협의에서 법 개정 '수용'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관계자는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묻는 질의에 "국정원은 남북교류협력법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남북 교류 활성화 정책 방향을 존중하는 입장"이라며 "정부 내 논의 과정에서 제시된 의견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법무부도 "법무부는 통일부 의견을 존중하여 별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민간교류의 문을 열어 확대하는 것과 국가의 눈을 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정부는 위험성이 명백한 접촉까지 사전에 막을 법적 권한을 없애기 전에 구체적인 대책부터 국민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개정안이 통과돼 접촉 수리 거부 조항이 삭제되더라도 사전 신고 의무 및 미신고 시 과태료 등 제재 규정은 유지된다"며 "사전 신고를 통한 접촉관리 체계는 유지하되, 현행 수리거부 사유가 포괄적으로 규정돼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 여지가 큰 부분을 개선함으로써 신고제의 본래 취지에 맞게 제도를 합리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