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가 낚시로 잡은 이 물고기... '회'로도 먹을 수 있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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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은 잡자마자 회로 먹는다고 하더라"
깊은 동해 바닷속에서 대구가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그 대구를 배 위에서 곧바로 회로 떠 먹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도 카메라에 담겼다. 방송인 이경규가 낚시 유튜버 진석기시대와 함께한 대구 낚시에서다.

이경규가 자신의 낚시 유튜브 채널 '용왕의아들'에 대구 낚시 과정을 담은 영상을 최근 올렸다. 이경규는 그동안 채널A 낚시 예능 '도시어부'로 낚시 방송을 이끌어 왔다. 이번에는 대규모 제작진 없이 단출하게 즐기는 '1인 낚시 유튜버'의 길을 익히겠다며 진석기시대를 불렀다.
이경규는 촬영 규모의 차이부터 실감했다. 그는 "'도시어부' 할 때는 스태프에 매니저까지 하면 70~80명 가까이 됐다. 지금은 네 명뿐"이라고 했다. 이어 "'도시어부'는 사람이 많다 보니 자리 싸움, 고기 싸움이 늘 전쟁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지금은 둘밖에 없으니 우리 먹을 것만 챙기면 된다. 경쟁 없는 낚시가 이 낚시의 핵심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진석기시대는 혼자 촬영하며 낚시하는 방법을 전수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낚시 유튜버의 필수품이라며 이경규의 목에 카메라를 걸어 줬다. 그러면서 "채널 주인이니 축구 주장의 완장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경규는 낚싯배에서 직접 자리를 옮겨 다니며 채비를 챙기는 일이 만만치 않다고도 했다. 그는 "포인트를 옮기는 게 힘들다. 예전엔 스태프가 해 주던 일"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강원 고성 대진항에서 낚싯배에 올랐다. 배는 북한과 가까운 해역까지 나아갔다. 멀리 전망대가 보이고 해경 경비정이 오가는 곳이었다. 이경규는 "여기서 잡히는 대구는 북한에서 내려오는 것"이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낚시엔 '타이라바'라는 루어를 썼다. 타이라바는 본래 참돔을 잡으려고 만든 일본식 채비다. 봉돌 모양의 머리에 넥타이처럼 생긴 술이 달려 있다. 이 채비를 깊은 바닥까지 내린 뒤 감아올렸다 떨어뜨리기를 반복해 대구를 노린다. 두 사람은 채비를 사느라 11만원을 썼다. 이경규는 "(이 돈이면) 대구 한 마리 사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포인트는 수심 50m대였다. 진석기시대는 "바닥을 찍고 조금 빠르게 1m에서 5m까지 감아올린 뒤 다시 떨어뜨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깊은 수심 탓에 채비를 끌어올리는 일도 쉽지 않았다. 이경규는 "50m가 장난이 아니다"라며 전동릴을 돌렸다. 동해와 남해에서는 이렇게 배를 타고 나가 대구를 노리는 낚시가 인기를 끈다.
입질은 이경규 쪽에 몰렸다. 대구가 연이어 이경규의 채비를 물었다. 그는 대구를 올릴 때마다 "나는 용왕의 아들"이라고 외쳤다. 씨알 좋은 대구가 걸려 오자 "빵이 미쳤다"며 탄성을 질렀다. '빵'은 낚시인들이 물고기의 통통한 몸통을 이르는 말이다. 정작 '스승'으로 나선 진석기시대는 좀처럼 대구를 올리지 못했다. 그는 "나도 한 마리 잡아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배우러 온 이경규가 오히려 더 많은 대구를 낚은 셈이다.
이날 영상의 백미는 갓 잡은 대구를 배 위에서 회로 먹는 장면이었다. 대구는 회로 즐기기 어려운 생선이다. 진석기시대는 요리 재료를 손질하며 "대구는 살에 수분이 많아 회로는 잘 안 먹는다. 또 올라오자마자 죽어 육지까지 유통이 잘 안 된다. 그래서 보통 탕으로 먹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에서는 잡자마자 선원들이 회로 먹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진석기시대는 초장에 야채를 버무려 대구 회무침을 만들었다. 신선도가 관건이었다. 대구 살은 금세 물러진다. 진석기시대는 "잡은 지 5분이 지나면 못 먹겠다. 3분 안에는 떠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물러지는 것을 막으려 대구살을 얼음물에 살짝 담기도 했다.
맛은 합격점이었다. 이경규는 "살이 탱글탱글하다"며 놀랐다. 그는 "씹으면서도 대구 향이 나는 듯하다. 야채랑 잘 어울린다"고 했다.
대구는 이름부터 큰 입에서 왔다. 입이 크다고 해서 한자로 클 대(大), 입 구(口)를 써 대구(大口)라 부른다. 대구과에 속하는 냉수성 어종으로, 차고 깊은 바다에 무리 지어 산다. 주로 수심 45~450m에 서식하며 150m 안팎에서 많이 잡힌다. 겉모습은 명태와 닮았다. 몸 앞쪽이 두툼하고 뒤로 갈수록 납작해진다. 턱에는 수염이 한 가닥 나 있다.
대구는 겨울이 제철이다. 산란기인 12~2월이면 알을 낳으러 연안의 얕은 바다로 몰려든다. 부산과 진해, 거제가 맞닿은 진해만이 대표적인 산란장으로 꼽힌다. 거제에서는 해마다 겨울이면 대구 축제가 열린다. 동해와 서해에서도 겨울이면 대구가 올라온다. 한때 어획량이 크게 줄어 귀한 생선으로 대접받기도 했다.
대구는 '흰 살 생선의 왕'으로 불릴 만큼 살이 담백하다. 버릴 것이 거의 없는 생선이기도 하다. 살은 맑은탕(지리), 매운탕, 찜으로 즐긴다. 알과 아가미, 내장은 젓갈로 담근다. 수컷의 정소인 '이리'는 탕에 넣어 먹는다. 대구탕은 겨울 남해안을 대표하는 별미로 통한다.

두 사람은 먹을 만큼만 대구를 챙겨 뭍으로 돌아왔다. 이후 상은 대구 요리로 채워졌다. 낚싯배 선장이 맑은탕을 끓였다. 진석기시대는 대구 스테이크를 맡았다. 대구살을 얇게 썰어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 뒤 버터에 구웠다. 여기에 레몬즙을 뿌리고 타르타르소스를 곁들였다.
이경규는 스테이크를 맛본 뒤 "버터 향도 나고 고급 요리 같다"며 "입에서 녹는다"고 했다. 대구 맑은탕을 맛보고선 "국물이 시원하다. 속이 뜨거워진다"라면서 "이런 게 행복이다. 딴 거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