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프라이버시 포기하지 않는다”…이더리움 CROPS 원칙 따라 보호 장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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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릭 부테린 “프라이버시 포기 안 해”…이더리움 FOCIL 등 보호 강화 예고
CROPS 4원칙과 쉴딩 풀로 검열저항·프라이버시 프로토콜 내재화 추진

이더리움 공동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이 프라이버시(개인정보 보호) 기술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시 못박았다. 그는 최근 X(옛 트위터)에 “프라이버시는 우리가 포기할 때만 사라진다(Privacy only dies when we give up on it)”고 적으며 이더리움 프로토콜 차원의 보호 장치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발언은 파라다임(Paradigm) 최고기술책임자 게오르기오스 콘스탄토풀로스가 프라이버시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부테린은 앞서 검열 저항, 오픈소스, 프라이버시, 보안을 이더리움이 지켜야 할 4대 원칙으로 거듭 강조해왔다. 이번 발언 역시 그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이더리움의 기술 로드맵이 실제로 이 원칙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포기하지 않는다”…파라다임 CTO 질문에 던진 한마디
오다일리(Odaily)는 9월 20일(현지시각) 부테린이 X에서 이런 발언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그는 “나는 프라이버시를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화할 것(I’m not giving up on privacy. If anything, I’m going to strengthen it further)”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글에서도 “포기해야만 죽는다. 나는 프라이버시를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밀어붙이겠다(It’s only dead if you give up. I’m not giving up on privacy. I’m doubling down)”는 문구를 남겼다. 코인포마니아(coinfomania)에 따르면 이 글은 좋아요 600개 이상, 리트윗 76회를 기록했다.

부테린이 내세운 CROPS 4원칙과 ‘생트추어리 기술’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지켜야 할 네 가지 핵심 가치로 검열 저항, 오픈소스, 프라이버시, 보안을 꼽고 이를 앞글자를 딴 “CROPS”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에도 이 네 원칙을 단순한 문구로 남기지 말고 실제 자원을 투입해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3월에는 이런 구상을 “생트추어리 기술(sanctuary technologies)”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감시나 정부 압력에 구애받지 않고 거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자는 취지다.
2025년 8월 진행된 뱅클리스 인터뷰에서는 이더리움의 프라이버시 작업을 사이퍼펑크 운동과 직접 연결지으며 “프라이버시는 자유”라고 말했다.
FOCIL과 쉴딩 풀…‘스트로맵’이 담은 구체적 변화
부테린은 8월 이더리움의 현재 개발 로드맵인 “스트로맵”을 2023년 로드맵과 비교해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프라이버시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는 점이다.
모든 거래와 잔액이 누구에게나 조회되는 공개 블록체인의 특성은 프라이버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더리움은 이를 ‘프라이빗 리드’와 ‘프라이빗 라이트’, ‘프라이빗 프루빙’ 세 갈래로 나눠 대응하고 있다. 프라이빗 리드는 노드 운영자나 RPC(원격 프로시저 호출) 엔드포인트 같은 인프라 제공자가 사용자의 조회 내역을 알아내지 못하게 막는 작업이고, 프라이빗 라이트는 거래를 전송하는 순간 그 내용 자체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가장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제안은 FOCIL이다. 블록 빌더가 프라이버시 프로토콜과 연결된 거래를 골라내 의도적으로 블록에서 배제하지 못하도록 프로토콜 단계에서 막는 기술이다. 연구자들은 여기에 더해 ETH와 ERC-20 토큰 전송에 적용할 프로토콜 차원의 쉴딩 풀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확정된 설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기존 디파이 인프라와 어떻게 연동될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부테린은 5월 20일에는 어카운트 앱스트랙션, 키드 넌스, 접근 계층 작업 등을 아우르는 “네이티브 프라이버시” 경로를 제시했다. 프라이버시를 나중에 덧붙이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프로토콜에 처음부터 내재된 요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규제 리스크와 남은 과제
프라이버시 기능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여러 지역에서 규제 당국의 감시 대상이 돼왔다. 토네이도캐시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부테린이 강조한 ‘생트추어리 기술’이라는 표현도 이런 규제 압박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프라이버시 인프라를 돈세탁 도구가 아니라 자유를 지키는 정당한 소프트웨어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FOCIL이나 쉴딩 풀 제안이 각국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요건과 어떻게 조율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이더리움 재단도 이와 관련한 공식 법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부테린은 8월 업데이트한 로드맵에서 양자 컴퓨팅 공격 방어, 프라이버시 보호, 네이티브 롤업을 핵심 우선순위로 꼽았다. 투명성과 프라이버시라는 상충하는 가치를 어떻게 동시에 지킬지는 이더리움 연구자들에게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