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쫓아내는 카페 여사장 인성' 영상 급속 확산... 대반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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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에게 빵에 커피까지 대접한 카페 사장
네티즌 "정이 뚝뚝 묻어난다" "돈쭐 내줘야겠다"

'택배기사 쫓아내는 카페 여사장 인성'이란 제목의 영상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카페 문을 여는 오전 9시에 맞춰 배송을 온 택배기사에게 카페 사장이 갓 구운 빵과 커피를 억지로 안겨 돌려보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영상 속 카페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 / 카페 리커버 인스타그램
영상 속 카페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 / 카페 리커버 인스타그램

영상은 택배기사가 착용한 보디캠에 담긴 것으로 보인다. 카페 사장은 배송을 마친 택배기사에게 그날 처음 구운 소금빵을 건넸다. 당황한 택배기사가 "제가 계산할게요"라며 값을 치르려 했지만 사장은 "가만히 있어요"라며 이를 막았다. 택배기사가 재차 사양하자 사장은 "그냥 가세요. 빨리 가세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택배기사가 값을 치르지 않고 무언가를 받는 것을 거북해한 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장사를 시작하고 처음 맞는 손님, 이른바 마수걸이가 그날 매출의 길흉을 좌우한다는 속설이 있다. 첫 손님이 돈을 내지 않고 물건만 가져가면 그날 장사를 망친다고 여기는 상인이 적지 않다. 택배기사가 "그럼 커피 한 잔 살게요"라며 굳이 값을 내려 한 것도 이런 부담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택배기사에게 소금빵과 커피를 대접한 카페 사장. 이토랜드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했다.
택배기사에게 소금빵과 커피를 대접한 카페 사장. 이토랜드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했다.

그러나 사장은 이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 "첫 손님도 아니에요"라며 택배기사를 안심시킨 뒤 소금빵에 이어 콜드브루 커피까지 손에 쥐여줬다. 결국 택배기사는 "잘 먹겠습니다"라는 인사만 남긴 채 빵과 커피를 들고 가게를 나섰다.

영상에는 사장이 택배기사를 문밖으로 떠미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여기에 '넌 손님도 아니야' 같은 자막이 붙으면서 겉으로는 문전박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호의를 억지로 떠안기는 상황이 극적으로 대비됐다. 영상 앞부분만 잘라 보면 진짜로 손님을 내쫓는 것처럼 오해할 만하다는 반응이 이어진 이유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빵이 아니라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하루를 선물한 것", "투박함에 정이 뚝뚝 묻어난다", "제목만 보고 험한 사연인 줄 알았다가 마음이 풀렸다", "돈쭐을 내줘야겠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택배나 배달 일을 하며 비슷한 호의를 받아 봤다는 경험담도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카페를 운영하던 시절 아침 일찍 배송을 온 기사에게 커피를 대접하려 하자 기사가 "마수걸이는 돈을 내는 것"이라며 기어코 값을 치르고 갔다는 사연을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무더위에 배달 기사에게 얼음물을 건넸더니 헬멧 안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고마움을 표하더라는 경험을 소개했다.

누리꾼들은 영상 속 간판 등을 근거로 영상 속 훈훈한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가 제주에 있는 카페 리커버인 것으로 추정했다.

배송 현장에서 오간 이 작은 배려가 유독 눈길을 끄는 건 그만큼 택배기사들이 겪는 홀대와 폭력이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택배기사에게 소금빵과 커피를 대접한 카페 사장. 이토랜드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했다.
택배기사에게 소금빵과 커피를 대접한 카페 사장. 이토랜드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했다.

서울 용산구의 한 고가 아파트에서는 40대 택배기사가 배송 도중 고령의 입주민에게 지팡이로 폭행당하는 일이 있었다. 최근 JTBC 시사프로그램 '사건반장'이 전한 내용을 보면, 택배기사 A씨는 1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대기하던 남성 입주민 B씨에게 지팡이로 명치를 가격당했다. A씨가 왜 때리는지 묻자 B씨는 "내가 오는 걸 보고도 그냥 올라가느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B씨는 쌓여 있던 택배 상자를 손으로 쳐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A씨의 하반신을 향해 다시 지팡이를 휘둘렀다. 이를 막으려던 A씨는 허벅지를 맞았다. A씨는 이 일로 늑골 염좌와 흉부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보디캠 영상을 확인한 결과 B씨의 분노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른 사람은 함께 탄 다른 입주민이었다. A씨는 탑승 직후 바닥의 상자를 정리하느라 B씨가 다가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B씨는 이전에도 "택배기사가 왜 엘리베이터를 쓰냐"며 기사들에게 욕설을 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상대가 고령이다", "항의하는 모습이 안 좋아 보일 수 있다"는 말을 들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은 검찰에 넘겨졌다.

배송 노동자를 겨냥한 폭언과 위협은 최근에도 있었다. 경기 시흥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남성 입주민이 19세 여성 택배기사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다. SBS '뉴스헌터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9일 발생했다.

택배기사 C씨는 주차 공간이 좁아 비상등을 켜 둔 채 2분가량 물품을 배송하고 돌아왔다. 그사이 차량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입주민 D씨는 C씨에게 다짜고짜 "차를 이렇게 대놓으면 어떡하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C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D씨는 급히 차를 빼 사라졌다. C씨는 극심한 과호흡 증세로 그날 남은 배송 물량을 동료에게 부탁해야 했다.

배송·택배 종사자가 이런 일을 겪는 건 특정 개인의 불운으로만 보기 어렵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실시한 플랫폼 노동종사자 실태조사에서 배송·택배 기사의 45%가 업무 중 고객이나 아파트 입주민에게서 폭언·폭행 등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웃 나라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택배 업계 종사자 약 2만명을 상대로 처음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최근 3년 이내에 고객의 악성 민원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43%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