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국민참여재판 받는다…딸 문다혜 씨도 증인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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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약 2주간 국민참여재판…문다혜·전 사위 등 15명 증인 채택
검찰 2억 1700만원 뇌물 판단…문 전 대통령 측은 혐의 부인

전 사위의 항공사 취업과 급여를 둘러싼 뇌물 혐의로 기소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재판이 내년 1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와 전 사위 서 모 씨 등 15명이 증인으로 법정에 설 예정이다.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문다혜 씨. / 뉴스1
(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문다혜 씨. / 뉴스1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전날 문 전 대통령과 이상직 전 의원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사건 7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재판 일정을 논의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1일부터 29일 사이 약 2주간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 전 대통령 측과 이 전 의원 측은 앞서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재판부 역시 증인 수와 증거를 정리하면 국민참여재판 진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일반 국민 가운데 선정된 배심원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에 관한 평결과 양형 의견을 제시한다. 배심원의 판단이 재판부를 법적으로 구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가 판결 과정에서 이를 참고한다.

딸 문다혜 씨 등 15명 증인 채택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문다혜 씨 /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문다혜 씨 / 뉴스1

재판부는 이날 문다혜 씨와 전 사위 서씨를 비롯해 모두 1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특히 다혜 씨에 대해서는 공소장에 등장하는 핵심 당사자라는 점을 들어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소장에 나온 핵심 당사자인데 법정에 안 나오는 건 이상해 보인다”며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는 문 전 대통령과 딸 부부 사이의 경제적 관계다. 검찰은 서 씨가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태국계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한 뒤 받은 급여와 주거비가 결과적으로 문 전 대통령에게 돌아간 경제적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서 씨가 회사에서 실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정상적인 급여를 받았다면 뇌물 혐의 성립 여부를 따질 때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재판부가 타이이스타젯 재무팀장과 회계 담당 직원도 증인으로 채택한 이유다.

신우석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과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백원우 전 의원 등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증인신문에는 약 5.5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재판부는 증인 한 명당 신문 시간을 약 3시간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검찰 “약 2억 1700만원 뇌물”…문 전 대통령 측은 반박

문 전 대통령은 전 사위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한 뒤 2018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받은 급여와 태국 내 주거비 등 약 2억1700만원을 뇌물로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4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서 씨의 취업 이후 문 전 대통령이 딸 부부에게 제공하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했고, 그만큼 문 전 대통령 부부가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의원에게는 서씨를 채용해 급여 등을 지급한 뇌물공여 혐의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상직 전 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내정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던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무죄가 확정된 점 등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인사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조 전 수석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을 뿐 사전 내정과 청와대 차원의 지원 등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됐다며 관련 공소사실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에게 선입견을 줄 수 있는 공소장 일부 표현에 대해서도 검찰 측에 삭제 또는 정정을 요구했다. 향후 추가 공판준비기일과 증거 선별 절차를 거친 뒤 내년 1월 배심원들이 참여하는 본격적인 심리가 시작될 예정이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은 어떻게 뽑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은 법원이 임의로 지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해당 법원 관할 지역에 거주하는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후보자를 뽑은 뒤 별도의 선정 절차를 거쳐 결정한다.

법원은 관할 지역 주민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한 사람을 대상으로 배심원후보예정자명부를 작성한다. 실제 국민참여재판이 열리면 이 명부에서 필요한 수의 후보자를 무작위로 추출해 법원 출석을 통지한다.

통지서를 받았다고 곧바로 배심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들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 배심원 선정기일에 출석해 별도의 질문 절차를 거친다. 판사는 사건 당사자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사건에 대해 이미 강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지, 공정하게 판단하는 데 영향을 줄 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검사와 변호인도 배심원 후보자 선정 과정에 참여한다. 필요한 질문을 재판부에 요청할 수 있고 재판장의 허가를 받으면 후보자에게 직접 질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질문 과정에서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후보자가 나오면 검사나 변호인은 해당 후보자를 배심원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사건 당사자와 친분이 있거나 사건에 대해 이미 확고한 판단을 내린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검사와 변호인에게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일정 수의 후보자를 제외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진다. 이를 ‘무이유부기피’라고 한다. 배심원 수에 따라 행사할 수 있는 횟수에는 제한이 있다.

이 같은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최종 배심원과 예비배심원이 선정된다. 사건에 따라 배심원은 5명·7명·9명 등으로 구성될 수 있으며 법정형에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포함된 사건은 원칙적으로 9명의 배심원이 참여한다.

직장인이 배심원이나 배심원 후보자로 선정될 수도 있다. 법은 배심원 직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민간기업 근로자의 휴가를 일률적으로 유급 공가로 처리하도록 정한 것은 아니어서 실제 휴가 방식은 회사 규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건강 문제나 가족 돌봄, 중요한 업무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법원에 배심원 직무 면제를 신청할 수도 있다. 선정기일에 출석한 후보자는 최종 배심원으로 뽑히지 않더라도 일정한 일당을 지급받는다.

최종 선정된 배심원은 재판 과정을 지켜본 뒤 피고인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을 내리고 유죄라고 판단할 경우 양형에 관한 의견도 제시한다. 다만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 의견이 재판부를 법적으로 구속하는 것은 아니며 최종 판결은 재판부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