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입구 주차녀'의 자동차에 붙은 저주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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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인생을 살고 계십니까"

‘논란의 원룸 입구 주차녀’란 제목으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SLR클럽에 23일 올라온 사진. / SLR클럽
‘논란의 원룸 입구 주차녀’란 제목으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SLR클럽에 23일 올라온 사진. / SLR클럽

건물 출입문 앞을 가로막고 주차한 차량에 거친 욕설을 날린 쪽지가 붙은 모습을 담은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논란의 원룸 입구 주차녀’란 제목의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 SLR클럽에 23일 올라왔다.

사진을 보면 흰색 기아 모닝 한 대가 건물 1층 필로티 주차장(건물 1층 바닥면에 외벽을 만들지 않고 기둥만 세워 위쪽 공간을 받치고 아래를 비워둬 주차 공간으로 활용하는 구조)의 유리 출입문 앞에 바짝 붙어 서 있다. 차가 사람이 드나드는 출입문을 사실상 막고 있다.

‘논란의 원룸 입구 주차녀’란 제목으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SLR클럽에 23일 올라온 사진. / SLR클럽
‘논란의 원룸 입구 주차녀’란 제목으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SLR클럽에 23일 올라온 사진. / SLR클럽

차 앞 유리에는 손글씨로 쓴 종이가 붙어 있었다. 종이에는 "차를 문 앞 입구에 이렇게 X같이 세워 두신 차주님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인생을 살고 계십니까. 문 앞을 한두 번 막고 주차한 게 아닌데 개념 좀 챙기고 삽시다. 앞으로 하시는 일 다 망하시고 모든 일에 우환 있길…. 이 글이 억울하시면 전화하세요"라는 문장과 함께 연락처로 보이는 번호가 적혀 있었다.

앞 유리 아래쪽에는 "주차 똑바로 하세요. 피해 주지 마시고"라고 적힌 메모지도 따로 놓여 있었다. 이 차의 주차 방식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한 명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논란의 원룸 입구 주차녀’란 제목으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SLR클럽에 23일 올라온 사진. 차에 붙은 쪽지엔 '차를 문 앞 입구에 이렇게 X같이 세워 두신 차주님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인생을 살고 계십니까?. 문 앞을 한두 번 막고 주차한 게 아닌데 개념 좀 챙기고 삽시다. 앞으로 하시는 일 다 망하시고 모든 일에 우환 있길…. 이 글이 억울하시면 전화하세요'라고 적혀 있다. / SLR클럽
‘논란의 원룸 입구 주차녀’란 제목으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SLR클럽에 23일 올라온 사진. 차에 붙은 쪽지엔 "차를 문 앞 입구에 이렇게 X같이 세워 두신 차주님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인생을 살고 계십니까?. 문 앞을 한두 번 막고 주차한 게 아닌데 개념 좀 챙기고 삽시다. 앞으로 하시는 일 다 망하시고 모든 일에 우환 있길…. 이 글이 억울하시면 전화하세요"라고 적혀 있다. / SLR클럽

빌라와 원룸, 오피스텔처럼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주거지에서는 이런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1층을 기둥만 남기고 비운 필로티 건물은 주차면이 몇 칸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리가 없으면 출입구나 통로, 다른 차 앞에 차를 대는 일이 반복되기 쉽다.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이런 공간 대부분이 사유지라서다. 도로에 불법 주차된 차는 경찰이나 관할 구청에 신고하면 단속과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 반면 빌라·원룸의 필로티 주차장이나 아파트 단지 안 통로는 일반적으로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보지 않는다. 신고를 하더라도 사유지라 단속이 어렵다는 답을 듣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리 막는 방법도 있다. 주차장 입구나 벽에 '외부 차량 주차 금지' '출입구 앞 주차 금지' 같은 안내문을 붙이는 게 가장 손쉽다. 세대 수가 많은 건물은 차단기를 달아 외부 차량 출입을 막기도 한다. 차단기 설치비가 부담스러운 곳에선 쇠사슬이나 고깔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무단 주차가 계속되면 법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 차로 통로를 막아 다른 주민이나 방문 차량이 오가지 못하게 했다면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가 문제 될 수 있다. 영업 공간을 막아 장사에 지장을 줬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여지도 있다. 대법원은 영업에 피해를 봤다며 자기 승용차를 통로에 오랫동안 세워 공사 차량 통행을 막은 사람에게 업무방해죄를 인정한 바 있다.

남의 사유지 주차장을 허락 없이 계속 쓰는 경우 토지 무단 사용에 따른 부당이득을 돌려 달라는 민사소송을 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증거가 있어야 한다. 무단 주차가 반복된 날짜와 시간, 차량 번호, 통행이 막힌 상황 등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 둬야 한다.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영상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만큼 서둘러 확보하는 게 좋다.

화가 난다고 상대 차에 손을 대는 건 금물이다. 잘 떨어지지 않는 강력 접착 스티커를 차 유리에 붙이거나 차를 훼손하면 오히려 재물손괴죄로 고소를 당할 수 있다. 재물손괴죄는 물건을 부수지 않더라도 제대로 쓸 수 없게 만들었다면 성립할 수 있다.

무단 주차 차량 바퀴에 잠금장치를 채우자는 말도 나오지만 이 역시 차주와 법적 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 상대 차 앞을 내 차로 막는 이른바 보복 주차는 업무방해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감정 섞인 쪽지 역시 또 다른 다툼의 불씨가 되기 쉽다. 주차 문제로 시작된 말다툼이 욕설이나 폭행으로 번지는 일도 적지 않다. 문제를 제기할 때는 험한 말을 삼가고 건물 관리인이나 관리사무소를 거쳐 해결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