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도마 마른 뒤 식용유 대신 '미네랄오일' 바르세요, 갈라짐 없이 오래 씁니다

작성일

소금·레몬 문지르기는 도마 살균이 아니다
제대로 씻고 말리고 오일 바르는 법과 교체 신호 정리

소금·레몬 문지르기가 살균까지 해준다는 생각은 틀렸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소금·레몬 문지르기가 살균까지 해준다는 생각은 틀렸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저녁 설거지를 하다 보면 나무 도마에 남은 칼자국과 냄새가 유독 신경 쓰일 때가 있다. 고기나 마늘을 썬 도마에서 냄새가 안 빠지면 소금을 뿌려 레몬으로 문지르는 방법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소금과 레몬으로 문지르는 것만으로 도마가 정말 위생적으로 관리되는지는 따로 짚어볼 문제다.

소금·레몬 문지르기가 살균까지 해준다는 생각은 틀렸다

소금과 레몬을 도마에 뿌려 문지르면 냄새가 가라앉고 표면이 뽀얗게 되는 느낌을 받는다. 소금의 거친 입자가 표면에 낀 얼룩과 기름기를 긁어내고, 레몬의 산성 성분이 냄새 분자를 씻어내는 효과가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 방법은 표면 잔여물을 덜어내고 냄새를 옅게 만드는 보조 수단일 뿐, 도마에 남은 세균을 없애는 살균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칼자국 안쪽 깊은 틈까지 소금 입자가 닿지 않는 경우가 많고, 힘을 줘 박박 문지르면 오히려 나무 결이 거칠게 일어나 다음에 음식물이 더 잘 낀다. 소금·레몬 문지르기를 매번 씻는 절차 대신 쓰다 보면 표면만 개운해 보이고 속은 그대로인 상태로 도마를 계속 쓰게 되는 셈이다.

소금·레몬 문지르기가 살균까지 해준다는 생각은 틀렸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소금·레몬 문지르기가 살균까지 해준다는 생각은 틀렸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뜨거운 물과 세제로 씻고 세워 말리는 것이 진짜 위생관리다

나무 도마를 쓴 뒤에는 먼저 칼 옆면이나 스크래퍼로 음식 찌꺼기를 긁어낸 다음, 뜨거운 물과 주방세제로 씻어내는 것이 기본이다. 세제 속 계면활성제는 기름 성분을 물에 녹아들게 해 씻겨나가게 하고, 뜨거운 물은 굳은 기름때를 더 잘 풀어준다. 이 과정을 거른 채 소금·레몬으로만 마무리하면 기름 성분과 세균이 표면에 그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씻은 뒤에는 도마를 눕혀 두지 말고 세워서 양쪽 면에 바람이 통하도록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는 미세한 구멍이 많은 다공질 재질이라 물기를 서서히 빨아들이고 내뿜는데, 눕혀 두면 바닥에 닿은 면에 물기가 오래 남아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도마를 물에 통째로 담가 두거나 식기세척기에 넣는 것도 피해야 하는데, 나무가 물을 과하게 먹으면 뒤틀리거나 갈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플라스틱 도마는 제품에 따라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나무 도마는 이런 강한 세척 방식을 견디지 못한다는 점에서 재질별로 관리법을 따로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뜨거운 물과 세제로 씻고 세워 말리는 것이 진짜 위생관리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뜨거운 물과 세제로 씻고 세워 말리는 것이 진짜 위생관리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육류용과 채소용 도마를 구분해 써야 교차오염을 막는다

생고기나 생선을 썬 도마에 그대로 채소나 데친 음식을 올리면, 도마에 남아 있던 세균이 바로 먹을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조리 단계별로 도구를 구분해 써서 교차오염을 막도록 안내하는데, 도마 역시 생고기·생선용과 바로 먹는 음식·채소용을 나눠 쓰는 것이 같은 원리다.

도마를 여러 개 두기 어려운 좁은 주방이라면 도마 한쪽 면은 고기·생선용, 반대쪽 면은 채소·조리된 음식용으로 정해 구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경우 어느 면을 어디에 썼는지 헷갈리지 않도록 모서리에 작은 표시를 해두면 편하다. 어느 도마를 쓰든 앞서 설명한 대로 뜨거운 물과 세제로 씻고 세워 말리는 절차를 그대로 반복하면 된다.

완전히 마른 도마엔 식용유 대신 식품용 미네랄오일을 발라야 한다

나무 도마는 시간이 지나면 표면이 건조해지면서 잔금이 생기고 물을 더 쉽게 빨아들이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도마가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가끔 식품용 미네랄오일을 얇게 발라주는 방법이 있다. 오일을 얇게 펴 바른 뒤 나무가 충분히 흡수하도록 두고, 표면에 남은 여분은 마른 천으로 닦아내면 된다.

이때 요리에 쓰는 식용유나 올리브유를 대신 바르면 안 되는데, 식물성 기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돼 쩐 냄새가 나는 산패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 식품용 미네랄오일은 산화가 잘 일어나지 않아 도마에 발라둬도 냄새가 배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오일 바르는 주기는 정해진 날짜보다 도마 표면이 뽀얗게 마르고 물을 유독 빨리 흡수하는 느낌이 들 때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오일을 바른 뒤 하루 정도 두어 완전히 흡수시키고 나서 다시 음식 손질에 쓰는 것이 안전하다.

완전히 마른 도마엔 식용유 대신 식품용 미네랄오일을 발라야 한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완전히 마른 도마엔 식용유 대신 식품용 미네랄오일을 발라야 한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칼자국이 깊거나 도마가 뒤틀리면 교체 신호로 봐야 한다

아무리 꼼꼼히 씻고 오일을 발라도 도마 자체가 한계에 다다르면 위생 관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칼자국이 너무 깊어 씻어도 안쪽까지 닦이지 않는 상태, 도마가 뒤틀려 바닥에 평평하게 놓이지 않는 상태, 갈라진 틈이 벌어진 상태, 씻고 말려도 특유의 냄새가 계속 남는 상태가 대표적인 교체 신호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도마를 계속 쓰기보다는 새 도마로 바꾸는 것이 낫다. 갈라진 틈이나 깊은 칼자국 사이에는 세제나 물이 완전히 닿지 않는 죽은 공간이 생기고, 그 안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는 아무리 문질러도 빠지지 않는다. 도마가 평평하지 않으면 썰 때 칼이 미끄러져 다치기 쉬운 것도 교체를 미루면 안 되는 이유다.

칼자국이 깊거나 도마가 뒤틀리면 교체 신호로 봐야 한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칼자국이 깊거나 도마가 뒤틀리면 교체 신호로 봐야 한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나무 주방용품 전반에도 같은 세척 원리가 적용된다

나무 도마에 적용한 세척·건조·오일 관리 원리는 나무 주걱이나 나무 볼 같은 다른 주방용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무 주걱도 물에 오래 담가두지 않고 씻은 뒤 바로 세워 말리면 갈라짐을 줄일 수 있고, 가끔 식품용 오일을 발라주면 결이 거칠어지는 것을 늦출 수 있다.

나무 소금통이나 나무 그릇처럼 물기가 자주 닿는 다른 나무 제품도 같은 다공질 특성을 갖고 있어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면 오래 쓸 수 있다. 대나무 재질 도마나 접시 역시 나무와 비슷한 섬유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담가두지 않고 세워 말리는 습관만으로 관리가 한층 쉬워진다. 결국 나무 도마 하나를 제대로 관리하는 법을 익혀두면 집 안의 여러 나무 살림살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