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보다 빠르다…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1위 차지한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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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이틀 만에 44만 돌파… '서울의 봄' 기세 넘은 추석 극장가 최고 기대작
허진호 감독의 신작 영화 '암살자(들)'이 추석 연휴의 시작과 동시에 극장가를 완전히 점령했다.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본격적인 명절 연휴가 시작된 날에도 압도적인 관객 동원력을 과시하며 연휴 극장가의 최강자로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4일 하루 동안 28만 8485명의 관객을 몰아모으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이로써 영화는 개봉 이후 이틀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으며 누적 관객 수는 단숨에 44만 7073명에 도달했다.
초반 흥행 속도는 최근 수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대기록을 작성했던 역대 흥행작들의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현대사 흥행작인 '서울의 봄'을 비롯해 '왕과 사는 남자' 등의 개봉 초반 관객 추이를 넘어선 행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 예매량 역시 일찍이 30만 장을 돌파한 만큼 실시간 예매율과 관객 동원 지표 모두에서 독주 체제를 갖췄다. 본격적인 명절 연휴가 이어지는 기간 동안 가족 단위 관객과 영화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흥행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1974년 8월 15일, 그날의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 현대사를 뒤흔들고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던 영부인 저격 사건을 모티브로 삼는다. 영화는 사건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을 넘어 당시 상황을 둘러싼 무수한 의혹과 그 뒤에 숨겨진 배후를 끈질기게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작품을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실제 역사적 사건이 주는 무게감에 허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력이 더해져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탄탄하게 짜인 스토리라인과 극 전체를 관통하는 팽팽한 긴장감,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압도적인 열연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실관람객들의 폭발적인 호평과 만족도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암살자(들)'의 흥행 청신호는 이미 개봉 전부터 예견돼 있었다. 작품은 국내 개봉에 앞서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루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입증받았다.

지난달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허 감독은 토론토영화제 초청 소식에 대해 감격스러운 소회를 밝혔다. 허 감독은 "개봉 전에 작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라며 당시의 기쁨을 전했다. 이어 "토론토국제영화제 측으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에 대한 칭찬과 호평이 쏟아졌다"면서 "국내 관객들과 만나기 전 아주 좋은 시작을 하게 된 것 같다"고 감회를 털어놓았다.
허 감독은 실화 사건을 다루면서 연출적으로 가장 중점을 두었던 지점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실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획 단계부터 진행된 방대한 자료조사와 인터뷰 과정에서 특정 한쪽의 시선에만 치우치거나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경계했다"며 "'암살자(들)'의 본질적인 장르가 미스터리 추적극인 만큼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극 전체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전개를 완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시너지… 유해진·박해일·이민호의 열연
이번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단연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압도적인 연기 호흡이다.

사건의 의혹을 직감하고 수사에 나서는 형사 '철구' 역은 배우 유해진이 맡아 극의 중심을 잡는다. 유해진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철구는 사건 현장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인물이며 직업이 경찰이다 보니 본능적으로 사건에 의문을 갖고 직접 발로 뛰며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유해진은 '암살자(들)'만이 지닌 특별한 매력으로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진의 완벽한 조화를 꼽았다. 그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연기적 시너지가 매우 밀도 있게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작진에 대한 깊은 신뢰도 드러냈다. "이모개 촬영감독님과 이성환 조명감독님이 늘 함께 작업해 오셨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예고편을 통해 살짝 공개됐듯 시공간을 담아내는 영상미와 비주얼이 기가 막히다"라며 귀띔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박해일에 대해서는 "박해일 배우 특유의 눈이 부럽다. 연기에 뚝심이 있고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한층 더 깊어진 연기 공력을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막내로 합류한 이민호에 대해서는 "정말 똑똑한 배우다. 연기를 할 때뿐 아니라 자신의 주관을 이야기할 때도 귀담아듣게 만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0년 만의 재회와 새로운 도전… 박해일과 이민호가 완성한 시대의 얼굴
신문사 사회부 부장 '재환' 역을 맡은 박해일은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74년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박해일은 "1974년은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라 당시의 공간과 시대가 품고 있던 특유의 느낌이 매우 궁금했다"고 입을 뗐다.

그는 현장 미술과 연출에 대해 "허 감독님의 전작들을 보면 공간에 대한 디테일이 대단하다. 특히 미술팀이 신문사의 공간을 너무나 잘 만들어줬는데 마법 같았다. 소품과 고증된 공간들이 배우들에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박해일은 2016년 흥행작 '덕혜옹주' 이후 10년 만에 허 감독과 다시 손을 잡았다. 이에 대해 그는 "10년 만에 감독님이 다시 나를 찾아주셔서 감사했다"면서도 "감독님께서 새 캐릭터를 제안해 주시며 '쉽진 않겠지만 단단하고 노련미 있게 밀고 나가는 캐릭터를 연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허 감독 역시 박해일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허 감독은 "재환이라는 인물은 상황을 굉장히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캐릭터"라며 "대본을 봤을 때부터 박해일 씨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밝혔다.

한편, 열정 넘치는 신입 기자 '영일' 역으로 변신한 이민호는 캐릭터의 입체적인 내면을 완벽히 소화해 냈다. 이민호는 영일이라는 인물에 대해 "좋은 집안 환경에서 자라온 인물로, 그 시대에 타협하고 집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안정적인 길로 갈 수 있던 청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자신의 신념과 진실의 가치를 좇기 위해 기자실로 들어가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기자보다는 그 순간을 경험하는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했다"라며 "모든 공간과 상황들이 날것처럼 느껴지면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저도 어디에서 막내 역할을 하기 쉽지 않은 나이"라며 "영일이 '활어'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좋은 환경에서 올곧게 자랐지만 가슴 한켠에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를 갈망하는 인물이다. 기자라는 직업과 재환의 밑에서 사회적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고 단단해지고, 진실에 대한 가치를 믿으면서 자유를 꿈꾸는 인물인 것 같다"고 밝혀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